"종북세력 대응차원… 박근혜 비판 글에 반대 의견·이정희 발언 비판 글 작성"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의 핵심인물인 여직원 김모씨(29)가 내부 지시를 받아 게시글을 작성한 정황이 드러났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의 심리로 열린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씨는 "종북세력 대응차원에서 매일 이슈와 논지를 시달받아 인터넷 주요 사이트에 관련 글을 작성했다"고 증언했다.
지난해 8월부터 국정원 심리전단팀에서 사이버방어 심리전 업무를 담당했다고 밝힌 김씨는 '오늘의 유머', '보배드림', '뽐뿌' 등 주요 인터넷 사이트에서 북한의 선전선동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대남 사이버심리전에 대응하는 일이 자신의 업무였다고 진술했다.
그는 대선 전 특정 후보에 대한 게시글을 작성한 경위를 묻는 검찰의 질문에 "선거 이슈가 모두 모니터링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선이 임박하면 북한의 선전선동이 많다보니 대응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답했다.
주요 이슈 및 논지가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에 포함되는 지 여부에 대해 "(이슈와 논지가)다양했기 때문에 모든 것이 다 포함됐다고 볼 순 없지만 일부 포함되기도 했다"며 "지시에 따라 하루에 3~4건의 글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 작성한 '무상보육 철회 칭찬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작성한 글과 관련, 복지 포퓰리즘에 대한 북한의 선전선동을 대응하라는 지시를 시달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무상보육 이슈에 대한 지시가 내려왔지만 여야의 찬반 의견과 관계없이 북한의 주장과 관련해 대응하는 차원이었다"며 "북한에서 대학생들을 상대로 반값 등록금 투쟁을 하라는 지령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국가보안법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강조하라는 지시를 받고 지난해 12월 '뽐뿌' 사이트에 이정희 당시 대선 후보의 '남쪽 정부' 발언을 비판하는 글을 작성한 사실도 시인했다.
그는 "'남쪽 정부'는 북한에서 사용하는 표현으로 잘못됐다는 인식 하에 국보법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며 "이슈 자체가 시달된 것은 맞다"고 밝혔다.
또 박근혜 당시 후보의 역사인식 비판 글에 반대 의견을 클릭한 것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시장 시절 청계천 복구 등 활동에 추천 의견을 표시한 것을 두고 "파트장의 연락을 받고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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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해 12월11일 오피스텔에 감금 당시 노트북 메모장 파일을 삭제한 정황을 설명하면서 울먹이기도 했다. 김씨는 "감금 당시 공포스러운 상황이 계속돼 업무 보안 조치로서 삭제한 것"이라며 "국정원 업무가 노출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