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파트장 존재 숨기려고 허위진술" 추궁… 김씨 "수사상황 노출돼"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의 핵심인물인 여직원 김모씨(29)가 경찰 조사 당시 허위진술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의 심리로 열린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실과 다르게 진술한 부분이 있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자신이 속한 국정원 심리전단 3팀의 파트장과 함께 변호사 사무실에서 외부조력자 이모씨를 처음 만났으나 경찰 조사에서는 지인의 소개로 이씨를 만나 아이디 5개를 넘겨줬다고 허위진술했다고 증언했다.
앞서 열렸던 공판에서 국정원은 외부조력자를 고용해 매월 200만~300만원의 활동비를 지급한 뒤 게시글을 작성하도록한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검찰은 "파트장의 존재를 감추기 위해 변호사 사무실에서 모의를 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고 김씨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이에 검찰이 "사이버 활동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왜 파트장의 존재를 숨기려고 했느냐"고 지적하자 김씨는 "수사받는 상황이 워낙 언론에 노출되고 있던 터라 그렇게 진술했다"며 "검찰 조사에서 사실관계를 바로잡으려고 했다"고 해명했다.
또 상명하복의 특수성이 있는 국정원에서 파트장의 존재를 감추는 것에 대해 내부적인 논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런 부분은 잘 알지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김씨는 또 종북세력 대응차원에서 국정원 상부로부터 매일 이슈와 논지를 시달받아 '오늘의 유머', '보배드림', '뽐뿌' 등 주요 인터넷 사이트에서 북한의 선전선동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대남 사이버심리전에 대응하는 일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무상보육 철회', '곽노현 교육감 유죄 판결', '이정희 대선 후보의 남쪽 정부 발언' 등 정치적 이슈에 대한 찬반 게시글을 작성한 사실을 시인했다. 또 박근혜 당시 후보의 역사인식 비판 글에 반대클릭을 하고 이명박 전 시장 활동에 추천 클릭을 한 사실도 인정했다.
김씨는 대선 전 특정 후보에 대한 게시글을 작성한 경위를 묻는 검찰의 질문에 "선거 이슈가 모두 모니터링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선이 임박하면 북한의 선전선동이 많다보니 대응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답했다.
아울러 그는 지난해 12월11일 오피스텔에 감금 당시 노트북 메모장 파일을 삭제한 정황을 설명하면서 울먹이기도 했다. 김씨는 "감금 당시 공포스러운 상황이 계속돼 업무 보안 조치로서 삭제한 것"이라며 "국정원 업무가 노출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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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금 사건 이후 자신이 쓴 글을 삭제한 경위에 대해서는 "언론에 보도된 이후 아이디가 공개됐다"며 "아이디를 알면 모든 글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부담스러워서 일부 글을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또 게시글을 주기적으로 삭제한 이유를 묻는 검찰의 질문에 "역추적을 당할 우려가 있어 삭제했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게시글의 100%가 상당히 친정부적이고 야당을 반대하는 내용인데 정치·선거에 개입하지 말라는 국정원의 지령과 달리 정부 정책을 옹호하는 글을 올리면 오해받을 소지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물었고 김씨는 "정치·선거와 관련됐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안보활동의 일환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씨는 그동안 증인으로 나왔던 다른 국정원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차폐막에 가려진 채 증인신문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