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직장인, 매달 휴가 보내자"… 실행 가능성은?

정부 "직장인, 매달 휴가 보내자"… 실행 가능성은?

세종=정진우 기자
2014.01.07 11:38

고용노동부 '근무환경 개선' 캠페인, 노동계 반응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일하는 유연근무제와 스마트워크를 도입한 회사, 퇴근시간에 자동으로 컴퓨터가 꺼지는 PC오프제를 실시하는 기업, 매월 마지막주 금요일을 레저 휴가로 지정해 휴가비 10만원을 주며 쉬게 하는 회사...'

정부가 근로자들의 장시간 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국민 캠페인에 나섰다. 기업이 먼저 변해야 장시간 근로 문제가 해결된다는 관점에서 위 사례를 제시하면서다. 정부는 고용률 70%를 달성하고 창조경제가 뿌리내릴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려면 이처럼 일과 삶이 균형을 이뤄 생산성을 높이는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캠페인의 주체가 되는 노동계와 기업들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탓에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고용노동부는 7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일하는 방식·문화 개선 캠페인 - 일과 이분의 일'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캠페인은 '일(Work)과 나머지 이분의 일(가족·여가·삶 등)'의 균형과 조화를 강조한 것으로 일하는 방식과 문화에 대한 고정관념과 관행을 없애려면 법과 제도 개선만으론 어렵다는데서 나왔다. 다양한 경제주체가 혁신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는 범 국가차원의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고용부는 우선 주요 대기업과 가족친화인증기업 등 선도적인 기업 및 여성단체, 노사단체 등 100여개 기관과 1차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캠페인을 추진할 방침이다. 2월 초엔 캠페인 시작의 신호탄으로서 대국민 선포식을 개최, 정부와 민간 대표들이 캠페인 추진 의지를 직접 표명하는 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아울러 NGO를 비롯해 노사단체 등과 협력하면서 기업과 공공기관을 위한 실천 프로그램 및 평가지표를 제공하고, 성공사례를 적극 홍보할 예정이다.

방하남 고용부 장관은 "범 국민적인 캠페인으로 우리 사회의 인식과 행동이 바뀌고 균형잡힌 일과 가정, 여가 문화가 창조경제를 낳는 선순환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며 "관계부처와 함께 모든 역량을 쏟아 올해를 일하는 방식 및 문화 혁신의 원년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노동계가 노사정위원회와 각종 정부위원회에 빠진 상태에서 대국민 캠페인이 실질적으로 이뤄질 지 의문을 제기한다. 장시간 근로 문제의 주체가 노동계인 탓에 노동계를 빼놓고 어떻게 캠페인이 진행될 수 있냐는 것이다. 현재 노사정위원회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모두 불참을 선언한 탓에 제 구실을 하기 힘든 상태다. 대표적인 노사 협력 대화기구인 노사정위가 개점 휴업 상태여서 노사정이 힘을 모을 수 없기 때문에 설령 캠페인이 진행되더라도 반쪽짜리 행사란 지적이다.

또 대내외 경기 불확실로 기업들의 경영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또 하나의 짐을 지우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견·중소기업처럼 열악한 상황에 처한 기업들은 야근과 특근이 있을 수 밖에 없는데 현실을 무시한 정책이란 얘기다.

노총 관계자는 "정부가 철도노조 파업이나 통상임금과 같은 현안이 있을때 노동계와 대화하려는 모습을 보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근로자들을 위한 캠페인을 제대로 펼칠 수 있겠나"며 "근로자들을 위해서 추진한다기보다 생색내기용 정책같다"고 지적했다.

한 중소업체 관계자도 "장시간 근로가 문제이긴 하지만 열악한 환경의 중소기업들은 납품 일자나 영업 스케줄상 야근 특근 등 어쩔 수 없이 연장근로를 많이 하게 된다"며 "대국민 캠페인에 앞서 이런 열악한 기업들에 대한 지원책이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정진우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