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1주기를 사흘 앞둔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과 성동구 왕십리광장에서는 비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행사가 열렸다.
이날 오후 7시 광화문광장에서는 천주교 세월호 연석회의 소속 수도자와 신부 등 1500명(경찰추산 1000명)이 모여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 304명을 기억하는 미사'를 열었다.
이영준 한국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신부는 미사에 앞서 "망각은 쉽다. 천박한 돈을 흔들어 대며 세월호에 대한 기억을 잊자는 사람들도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하지만 304명의 희생자들이 잊지 말아달라고 하고 있다"며 "유가족들을 향해 우리는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천주교 세월호 연석회의는 박근혜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세월호 배·보상 관련 정부안 즉각 폐기와 세월호 선체 즉각 인양을 요구하기도 했다.
세월호 실종자인 단원고 허다윤양의 아버지 허흥환씨(51)도 미사에 참석해 "3일간 비가 내린다고 하는데 실종자들의 눈물이 아닐까 한다"며 "벌써 1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아이들을 만질 수도, 안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우리가 법을 어기고 있다고 하는데 진짜 법을 어기고 있는 것은 정부가 아닌가"라며 "오는 16일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여는데 국민 여러분의 많은 참석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같은 시간 서울 성동구 왕십리 광장에서도 '세월호 진실의 꽃을 피우자 성동지역 촛불 문화제'가 열렸다.
성동진보광장 등 15개 단체가 중심이 된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알고 싶은 성동주민들' 80여명은 촛불을 들고 세월호 선체의 온전한 인양과 세월호 특별법의 정부 시행령 폐기를 요구했다.
최정주 금속노조동부지회 사무장(45)는 "304명의 학생들과 국민이 지난해 4월16일 참사를 당했는데 아직까지도 사고의 진상이 규명되지 않았다"며 "하나도 변한 것이 없는 1주기를 맞이해 시민들과 함께 학생들을 먼저 보낸 부모들의 한을 풀어주고자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추모제에 참석한 김성호씨(41)는 "정부의 시행령은 사건에 책임을 져야 할 대통령이 만든 것으로 특별법의 취지를 온전히 담고 있지 못하다"라며 "진정 무엇이 문제인지 밝혀야 하는데 그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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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은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42·여)는 "세월호 참사 다음날인 지난해 4월17일에 성동구에서 장애인 한 분이 장애등급제 때문에 제대로 돌봄을 못 받고 돌아가셨다"라며 "세월호 사건은 국가가 사람의 안전보다 돈을 우선시 했다는 점에서 닮은 사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독거노인을 지원하는 청년시민사회단체 '이끌림' 관계자인 김지혜(29·여)씨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에 관심으 가져왔다"며 "세월호 참사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지 못하는 사회를 반영하는 사건이라고 생각했다"고 추모제 참석의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