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내려놓은 교실"…청소년 꿈과 끼 살린다

"교과서 내려놓은 교실"…청소년 꿈과 끼 살린다

대전=이미호 기자
2016.09.07 17:01

[르포]대전괴정중 자유학기제 수업현장…"이삭줍는 여인들, 꼭 이삭만 주워야 하나요?"

#여느 때 같으면 학생들이 꾸벅꾸벅 졸고 있어야 할 5교시 수업시간. 하지만 대전 괴정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저마다 그림을 그리느라 바쁘다. "(그림판을 위로 세우며) 이렇게 하면 마치 활 쏘는 것 같지 않아요?" 장 프랑수아 밀레의 그림 속 '이삭줍는 여인들'은 김은성 학생(여·12)의 손길이 닿자 올림픽에서 활 시위를 당기는 양궁선수가 됐다.

7일 대전 서구 괴정중 미술반 수업의 주제는 '명화 차용하기'. 추수가 끝난 황금빛 들판에서 이삭을 줍고 있는 농촌 여인들은 해변가에서 조개껍데기를 줍는 여인으로 변신했다가, 절벽 끝에서 패러글라이딩을 준비하기도 한다. 선생님이 주제를 정해주지도 않고, 명화에 대한 고리타분한 설명 조차 없다. 그저 학생들이 하고 싶은 대로 느끼는 대로 그린다.

괴정중 1학년 학생 235명(7학급) 전체가 이날 5~6교시에 예술·체육활동에 참여했다. 탁구반을 신청한 학생들은 탁구를 치고, 그림을 그리고 싶으면 미술반에서, 사진을 찍고 싶으면 사진반 수업을 들으면 된다. 괴정중은 국어·수학·영어와 같은 교과수업을 1주일에 22시간으로 제한했다. 대신 나머지 시간을 주제선택활동, 예술·체육활동, 동아리활동, 진로탐색활동으로 채웠다.

자유학기제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탁구를 치던 김혜민 학생은 "친구들과 함께 탁구를 치면서 무척 친해졌다"고 말했다. 미술반 수업을 듣는 최종민 학생은 "1학기때 수업 들을때는 너무 지루했는데 마음껏 그림을 그리니까 재미있다"고 밝혔다.

괴정중은 '모두 DA(Dream Ability) 키우기'라는 주제 하에 학생들의 진로탐색능력을 신장하고 있다. 특히 진로체험 활동 보다는 예술·체육활동에 보다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앞서 2014년 자유학기 희망학교때는 동아리 중심으로, 2015년에는 주제선택 중심으로 운영했다가 학생들의 수요를 반영해 올해는 체육·예술활동에 역점을 뒀다.

심기창 교장은 "예술·체육활동은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고 창의력과 감수성을 키워준다는 면에서 전인적 교육에 부합한다"면서 "또 교과수업 시간에 필요한 집중력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괴정중 자유학기제 수업현장을 둘러보고, 학부모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부총리는 "단순한 지식 암기를 통해 무엇을 알고 있는지 보다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으로 어떻게 창의적으로 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시대가 도래했다"며 자유학기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임수연 학부모는 "학교 끝나면 학원에 보내기 급급했는데 아이가 학교생활을 즐거워하고 진지하게 진로를 찾는 모습을 보고 엄마로서 반성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올해 2학기부터 전체 중학교 3213개 중 3157개(98%)가 자유학기제를 시행했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1학년 한 학기를 정해, 학생들이 지필고사에 대한 부담 없이 동아리·진로탐색 등의 체험활동에 집중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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