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엄정 수사해 책임 다해야…취임 100일 평가는 아직 일러"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16일 국정원 대선개입의혹 사건과 관련, 대선 이후 처음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론을 직접 언급했다. 다만 그 책임은 박 대통령이 사건을 엄정하게 처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의원은 지난 18대 대선출마 선언 1주년을 하루 앞둔 이날 서울 강북구 북한산에서 대선 당시 담당기자들과 산행을 갖고 "국정원 부분은 솔직히 분노가 치민다. 그 시기에 국가정보기관이 특정후보의 당선은 막아야겠다는 분명한 목적의식을 갖고 선거를 좌우하려고 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건의 일각이 드러났는데도 경찰이 수집한 증거자료까지 파기해버리고, 왜곡된 발표를 한 것은 거의 파렴치한 행위 수준"이라고 경찰을 비판했다.
문 의원은 박 대통령을 겨냥, "대선 때 박근혜 당시 후보는 '자기를 음해하기 위해서 민주당이 조작했다'고 공격하면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날 경우 제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었다"면서 "뒤집어 말하면 사실로 드러나면 박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는 말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다만 "저는 박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제 와서 박 대통령에게 선거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는 없고, 그건 바람직하지도 못하다"면서 "제대로 수사하게 하고, 엄정하게 처리하게 해 국정원과 경찰을 바로 서게 만드는 계기로 만들어준다면 그것으로 박 대통령이 책임을 다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국정원 개혁에 대해) 박 대통령은 분명한 의지를 갖고 있었다"며 "새 정부가 들어서고 새 국정원장이 취임하면서 국정원 개혁은 확고하고 분명한 의지를 갖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것을 두고 불통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노무현 대통령은 늘 소통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었다"며 "잘못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못이 있어도 어떻게 솔직하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 그게 답답해서 회견을 피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박 대통령이) 말보다는 성과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 "지금까지 성과로 박근혜정부를 평가하기는 이른 것 같다"고 밝혔다.
문 의원은 또 이날 북한이 북미 고위급회담을 제안한 것과 관련, "어쨌든 북미관계도 정상화돼야 한다. 올해 정전 60주년인데 평화체제 전환은 더 미룰 수 없는 중요한 과제"라면서도 "다만 북미관계가 풀려나가려면 그 전제로 남북관계가 먼저 풀려나가야 한다. 북한이 진정으로 북미관계를 풀어나가려면 그에 앞서 남북관계를 정상화하는 노력부터 해야 한다"고 밝혔다.
독자들의 PICK!
최근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된 데 대해선 "남북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급이 서로 안 맞을 것이다. 특히 (강지영 조평통)국장이 우리 내각으로 보면 장관보단 낮고, 차관보다는 높다. 어중간하다"며 "당이 우선이라서 같은 급이라도 실질적으로는 우리보다 못하다. 결국 어느 한쪽이 양보하는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관례대로 통일전선부장과 부총리가 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의욕이 앞서 급하게 추진, 실무회담 논의가 부족했던 것 같다. 오래 단절돼 신뢰가 땅에 떨어졌던 게 원인"이라고 설명한 뒤 "불신을 키우지 말고 차분히 대화로 마주앉아 풀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정치적 지향점으로 알려진 '진보적 자유주의'와 관련해서도 "진보적 자유주의란 말을 (안 의원이) 독점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원은 "과거에 진보적 자유주의라는 말을 자기 정체성으로 표현한 사람들 중에는 유시민 전 장관을 포함해 과거 김대중, 노무현정부도 진보적 자유주의적 입장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며 "민주당 내에도 거의 새누리당처럼 보수적인 분들이 일부 있지만 다수는 진보적 자유주의 입장에 서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의 '새 정치' 구호에 대해서도 "지난해 대선 때 새 정치 열풍은 안철수 후보를 중심으로 강했는데 과녁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는 느낌이 든다"며 "그 때는 국회의원 정수, 의원세비, 의원연금 등 국회의원의 특권 쪽으로 맞춰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중요한 것은 그 근본원인을 바로잡아 나가는 것"이라며 "제왕적 대통령제로부터 파생되는 권위주의 체제들, 그 체제를 뒷받침하는 정경유착, 정경유착 등 유착구조들을 바로잡아야 한다. 지역주의 정치구도도 깨트려야 한다. 그런 것을 바로잡는 것이야말로 새 정치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의 최근 행보에 대해서는 "2017년 희망이란 차원에서도 아주 바람직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민주당 입장에선 안 의원이 민주당과 함께 민주당을 제대로 바꿔주는 역할을 하면 좋을 텐데 하는 욕심을 부릴 수도 있지만 현재 민주당 상황이 안 의원이 갖고 있는 것들을 제대로 담기에는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