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바꾼' 농구선수 출신 女장부

'위기를 기회로 바꾼' 농구선수 출신 女장부

김경환 기자
2013.07.25 06:00

[재선의원을 말한다]민주당 정무위원회 간사 김영주 의원의 '승부'

16일 오전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주당 김영주 의원 인터뷰.
16일 오전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주당 김영주 의원 인터뷰.

무학여중·고와 신탁은행 시절 유명한 농구선수에서 은행원으로, 다시 노조원, 여성 최초 금융노조 상임 부위원장으로, 그리고 여성 정치인이자 실물 경제전문가로 극적인 변신을 거듭한 여장부가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친절한 영주씨' 김영주 의원(서울 영등포갑)이다.

그를 '변신의 여제'로 만든 건 8, 9할이 '승부사적 기질'이다. 김 의원은 "운동선수 출신으로 쌓은 승부기질에다 한번 시작하면 끝까지 파고 드는 끊임없는 노력이 변신의 원동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농구선수, 은행원·경제전문가가 되다

김 의원이 농구를 시작한 것은 남들보다 늦은 무학여중 2학년때였다. 큰 키와 발군의 운동실력이 감독 눈에 들었다. 농구선수로 재능을 보인 김 의원은 좁은 관문을 뚫고 1973년 실업 명문 신탁은행으로 입단했지만 체력적 한계로 3년만에 은퇴하게 된다.

그리고 시작한 신탁은행 약수동 지점에서의 은행원 생활. 김 의원은 '차별'이란 또 다른 장벽에 직면해야 했다. 지점장은 가뜩이나 바쁜데 운동선수를 보냈다며 항의의 뜻으로 그에게 한달동안 아무일도 시키지 않았다. 김 의원은 "오기가 발동해 막내 옆에 앉아 돈 세는 연습, 주판놓는 연습부터 시작해 밤을 새 은행이 돌아가는 것을 공부했고, 이내 지점장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결과는 대반전. 부임하는 지점장들마다 같이 일하자고 붙잡아 인사 이동시한인 1년반을 훌쩍 넘겨 5년간 약수지점에서 일했다.

은행원으로서 경험은 실물경제와 금융전문가로 걸음마를 떼게 했다. 이후 IMF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좀더 공부를 해야할 필요성을 느껴 대학원(서강대)에서 늦깎이로 경제학을 공부하게 된다. 이는 그가 민주당 내에서도 손꼽히 정책 전문가로 자리잡게되는 기틀이 됐다.

김 의원은 17대 국회에서 4년 연속 국정감사 우수국회의원으로 선정됐다. 지난 6월엔 270여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이 수여한 헌정대상을 수상했다.

16일 오전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주당 김영주 의원 인터뷰.
16일 오전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주당 김영주 의원 인터뷰.

◇ 승부사 기질이 노조원으로 정치인으로

은행원으로 잘나가던 김 의원은 6년차 때 노조 활동에 뛰어든다. 갓 입행한 남자행원보다도 자신의 급여가 적다는 것을 우연히 계기에 알게 되면서다. 김 의원은 "이런 불합리성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면서 "여성 노조간부들이 드물던 시절 각 은행 여성 노조간부들을 조직화해 불합리한 점들을 시정하는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노조 활동을 하던 그에게 정치 입문 제의가 온 것은 16대 총선 때다. 여성으로 처음 전국금융노조 상임부위원장을 맡아 남녀고용평등법을 청원해 관철시키고 등 활약하고 있을 때다. 당시 새천년민주당이 그를 주목했다.

하지만 받아든 비례대표 순번은 당선권과 먼 39번. 자존심이 상할만도 했다. 그는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은 이상 내 당선이 어렵더라도 민주당이 의석수를 많이 얻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노조활동을 통해 486세대 의원들을 지원, 당선에 공헌했다"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17대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하게 된다. 또한번 그의 승부사적 기질이 발휘된 것이다.

16일 오전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주당 김영주 의원 인터뷰.
16일 오전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주당 김영주 의원 인터뷰.

◇"국민 삶의 질 높이는 게 정치하는 이유"

김 의원이 야당 간사로 활약하는 국회 정무위는 경제민주화 법안을 주로 다룬다. 경제민주화에 대한 생각이 궁금했다. 그는 "경제를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시장질서를 바로 세우고 (대기업집단의) 불공정거래는 더 이상 묵과하지 않고 규제해야 한다"는 지론을 폈다. 그러면서 "경제적약자들을 보호하고 민생 생활정치를 통해 국민들의 삶의 질을 한단계 높이는 게 내가 정치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어쩌면 경제민주화는 김 의원이 정치인으로서 한단계 더 발돋움하기 위한 또하나의 `승부수`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955년 서울(56) △무학여고 △방송통신대 국어국문과 △서강대 경제대학원(경제학 석사) △전국금융노조 상임부위원장 △17·19대 국회의원 △통합민주당 사무총장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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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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