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도파업 11일째인 19일 철도노동자 1만5000여명(경찰추산 5000여명)이 2차 상경투쟁을 벌였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철도민영화 저지! 총파업투쟁승리! 총력 결의대회'에서 "철도민영화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영하 10도의 체감온도에도 불구하고 두꺼운 패딩과 장갑으로 몸을 감싼 많은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집회에 참여해 열기를 높였다. 정수인씨(24·여)와 하예진씨(23·여)는 "철도파업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사람이 많이 온 것 같아 안심이 된다"며 "철도노조가 임금협상안까지 철회한 만큼 정부도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 명령이다 철도민영화 철회해라"라는 구호로 시작된 집회는 한 시간 넘게 큰 충돌 없이 비교적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최광규 고양 고속차량지부장은 "194명의 자녀들을 경찰에 고발하고 25명의 형제들을 감옥에 보내려하는 철도노동자들에 가슴이 아프다"며 "국가가 주인 몰래 회사를 외국에 팔아넘기려 하고 있다. 철도노도자의 희망의 반창고가 되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허병권 서울기관차지부장은 "철도파업이 사상 유례 없는 지지를 받고 있다"며 "국민들이 반대하는 민영화는 추진하지 않겠다고 한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철도민영화는 정치적인 사안"이라며 "이것이 정치파업이라면 계속 국민들과 함께 정치파업해 나가겠다. 무분별하게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있는데, 나머지 지부장 모두가 체포영장 발부받을 때까지 투쟁을 계속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번 집회에서는 '아빠 이기고 돌아와'라는 동영상 상영과 파업노조원 가족의 발언도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김종석 조합원의 아내 민모씨는 "파업하는 남편을 보면 울컥한다"면서도 "남편이 처음엔 비장하고 긴장했는데 하루하루 지날수록 조합원들 덕분에 기운이 펄펄나고 민영화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지지 때문에 역대 어떤 파업보다 가슴 떨리고 설렌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그는 "마침내 청년들이 안녕하냐고 묻기 시작했다. 흔들림없는 철도파업이 국민들의 비빌 언덕이 되어주고 있다. 여러분 꼭 이겨달라"며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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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패 '희망새'와 가수 박준의 문화공연이 이어진 후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의 발언이 이원생중계 됐다. 경찰 측이 김 위원장이 집회에 참석할 경우 발부받은 체포영장을 집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수십명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수백명을 해고시키겠다고 하고 8000명을 직위해제라는 징계로 위협해도 저들은 결코 우리의 파업을 막아낼 수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철도민영화를 막아내겠다는 철도노동자들의 신념과 굳은 결의를 누가 막겠는가. 철도파업은 이제 절반의 승리를 넘어 완전한 승리로 달려가고 있다"며 "국민들의 지지와 성원 속에 국토부의 졸속적인 면허권 발급 저지를 위해 중단 없는 총파업 쟁의를 더욱 더 강고히 전개하겠다"고 선언했다.
철도노조는 "정부가 철도노동자와 국민의 요구를 묵살하면 철도민영화를 반대하는 제정당과 시민사회단체, 종교인, 노동자들과 함께 국민총궐기 투쟁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오는 23일 민주노총과 시민사회, 종교계가 하는 평화대행진에 철도노동자가 총력 참가할 것을 결의했다.
오후 7시 20분쯤 철도노조의 집회가 끝나자 '촛불여러분 안녕들하십니까'라는 플래카드가 내걸리며 폐회사 없이 곧바로 민주노총이 주관하는 시국관련 촛불집회가 이어졌다.

한편 같은 시각, 중구 대한문 앞에서는 보수대연합 회원 400여명이 '국정원 강화' '종북척결' '대선불복 난동' 등의 피켓을 들고 철도파업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200여명이 배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