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택시 비싸서 탄다?…"강남 아이들 통학용"

우버택시 비싸서 탄다?…"강남 아이들 통학용"

남형도 기자
2014.12.03 05:02

고급차량과 매너, 동선 파악 등 앞세워 프리미엄 수요 늘려…아이 통학용이나 기업 운전기사로 쓰이기도

우버택시의 모범택시 격인 ‘우버블랙’.
우버택시의 모범택시 격인 ‘우버블랙’.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사는 주부 이 모씨(33)는 최근 초등학생인 아들을 우버블랙에 태워 학교에 보냈다. 스마트폰 앱을 켜고 우버블랙을 부르자 인근에 있던 벤츠 차량이 이 씨의 집 앞으로 왔다. 정장을 입은 기사가 내려 차 문을 열어주고 아이를 태웠다. 차량을 탄 후에도 아들이 학교에 도착할 때까지 이동하는 경로를 스마트폰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씨는 “우버블랙 요금이 비싸긴 하지만 운전기사 정보가 뜨고 이동경로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아이 혼자 태워 보내도 안심이 됐다”며 “앞으로도 통학용으로 종종 이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우버(Uber)택시의 프리미엄 라인인 우버블랙(Uber Black)이 프리미엄 택시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를 끌어들여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있던 모범택시보다 더 질 높은 서비스를 원했거나, 기존 택시가 제공하지 못했던 서비스를 원해왔던 소비자들을 충족시켜 새롭게 시장으로 끌어들였다는 분석이다.

한 마디로 요금이 비싸지만 서비스가 좋으면 기꺼이 이를 지불할 의향이 있는 소비자들인 것이다. 우버블랙은 기본요금 5000원에 거리와 시간에 비례해 이용요금이 책정된다. 우버 관계자는 “통상 일반택시의 1.5~2배 정도의 요금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차종은 BMW·벤츠·에쿠스·K9 등 4가지이며, 우버와 리무진 업체가 계약을 맺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버코리아에 따르면 우버블랙은 주로 비즈니스나 VIP 대접, 기업 및 기관 고위 관계자 출퇴근, 자녀 통학용, 여성 귀가 등을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부유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강남, 밤에 택시가 잘 안 잡히는 홍대·이태원, 회사 건물이 많은 광화문·시청·여의도 등이 다수였다.

우버블랙 이용 화면.
우버블랙 이용 화면.

또 우버블랙을 이용한 후 별점을 5개로 나눠 서비스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 우버 관계자는 “별점이 지속적으로 낮을 경우 재계약하지 않는다”며 “기사도 진상 승객에 대해 별점을 매길 수 있다”고 말했다.

우버블랙 운전기사인 유 모씨는 “우버블랙 초기에는 주로 젊은층이 많았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성별·연령·지역과 관계 없이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유 씨는 “특히 밤늦게 귀가하는 여성들이나 여자친구를 바래다주는 남성들도 많이 이용한다”며 “택시기사 정보와 집에 갈 때까지의 이동 동선을 확인할 수 있어 신뢰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우버블랙을 이용했다는 서울시민 이 모씨는 “부모님을 바래다 드릴 시간이 없어 우버블랙을 이용했는데 차도 천천히 몰고 친절했다며 굉장히 만족해 하셨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지현 씨는 “차량도 좋고 문을 여닫아주는 등 친절해 개인기사를 부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좋다”고 말했다.

우버블랙이 국내 소비자에 통한 이유에 대해 관련 업계의 한 전문가는 “모범택시보다 더 돈을 주고서라도 나은 서비스를 원하던 소비자층이 있었던 것”이라며 “우버블랙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버의 상용화는 현행법상 불법이라 이를 제재하려는 서울시와 서울택시업계 간에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1일 우버코리아는 시범서비스로 운영하던 우버엑스의 유료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고, 서울시는 불법택시 영업을 신고하는 시민에게 포상금을 주는 조례안을 입법예고하며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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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형도 기자

쓰레기를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걸 보고 기자가 됐습니다.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겠다면서요. 8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마음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좋은 제보 언제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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