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천호동 1호점 오픈이후 7년8개월만에 경영권 내놔…청담동 옛 카페베네 사옥에 햄버거 매장 오픈

김선권(47) 카페베네 회장의 토종 커피전문점 성공신화가 막을 내렸다.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실적악화에 시달리던 카페베네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최대주주를 김 회장에서 사모펀드로 변경한 것이다. 지난 9월 전문경영인을 영입하고 창업 7년여 만에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김 회장은 최근 개인적으로 햄버거 사업에 뛰어들며 무너진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케이쓰리제5호가 카페베네 지분 84.2%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김 회장에서 사모펀드로 변경됐다. 2008년 4월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카페베네 1호점의 문을 연 지 7년8개월 만이다.
◇오락실부터 감자탕, 커피전문점까지…프랜차이즈 대박 신화=전남 장성 출신의 김 회장은 20대 때부터 프랜차이즈 시장에 뛰어들어 추풍령 감자탕, 카페베네 등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탄탄대로를 달렸다. 1997년 오락실 프랜차이즈를 창업해 200호점까지 늘렸고 2002년에는 감자탕 전문점 행복추풍령으로 외식업과 인연을 맺었다. 행복추풍령은 론칭 3년 만에 320개 매장을 보유할 만큼 성공을 거뒀다.
감자탕 사업이 궤도에 오른 2008년 김 회장은 돌연 커피전문점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초반에 낮은 인지도와 스타벅스, 커피빈 등 글로벌 커피전문점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김 회장은 2009년부터 시트콤 '하이킥', 드라마 '시크릿가든'에 PPL광고 등 당시로써는 파격적인 방식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갔다. 공격적인 마케팅 덕에 카페베네는 2010년 한해에 335개 매장을 열었고, 2011년 800호점을 개설할 정도로 고속성장을 거듭했다.
◇무리한 사업확장 덫에 걸려 '비틀', 해외 진출도 제동 =승승장구하던 카페베네는 무리한 사업확장에 나서다 추락하기 시작했다. 2011년 론칭한 외식브랜드 '블랙스미스'와 2012년 인수한 제과점 '마인츠돔'은 지난해 지분을 매각하고 철수했다.'
2012년 시작한 드러그스토어 '디셈버24'도 1년 만에 문을 닫았다. 지난 4월 저가커피전문점 바리스텔라를 론칭했지만 기존 가맹점주들의 반발로 두 달 만에 사업을 접었다.
김 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해외사업 부진도 뼈아팠다. 지난해 미국과 중국 법인이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2012년 중국 중치그룹과 합작을 통해 진출한 중국에서 합작업체, 점주 등과 갈등을 빚으며 사실상 사업을 접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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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2012년 2207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카페베네 매출은 2013년 1873억원, 지난해 1463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도 2013년 100억원에서 지난해 31억원으로 급감했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한때 1400%를 넘어섰을 정도로 악화됐다.
◇카페베네 구조조정, 경영권 내놓고 햄버거로 재기 모색=결국 카페베네는 지난해 7월 유상증자를 통해 사모펀드 케이쓰리제5호로부터 234억원 규모의 자금수혈을 받았다. 지난해 말 강남구 청담동 본사 건물과 토지를 363억 원에 매각 유동자금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구조조정도 본격화해 올 들어서만 직영점 5곳의 문을 닫았다. 서울 강남 신사역사거리점과 코엑스점 등 주요 상권의 대형 매장이 철수했다. 장기 불황과 경쟁 심화로 매출이 떨어져 매장 임대료, 인건비 등 고정비를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 9월에는 김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대신 웅진식품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최승우 사장이 합류, 카페베네 정상화 작업에 착수했다.
경영에서 물러난 김 회장은 이달 1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베네타워(옛 카페베네 사옥) 1층에 매장을 열고 햄버거 사업을 시작했다. 카페베네와 관계가 없는 김 회장의 개인 투자사업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대표도 김 회장이 아니라 요리 서바이벌 오디션('마스터셰프코리아3')에 출연해 유명세를 탄 미스코리아 출신 요리사 홍다현씨가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