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금융강국코리아]①

국내 보험사들이 금융불모지에서 'K 금융 영토'를 개척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1997년 국내 보험업계 최초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며 첫 거점으로 태국을 선택했다. 1990년대 후반 태국은 가장 불안정한 시장이었다. 아시아에 불어닥친 외환위기 여파를 태국은 가장 먼저 맞았다. 결국 태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과 금융사들도 대부분 문을 닫고 떠났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태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았다.
당시 삼성생명은 태국 시장을 단순히 단기 수익을 위한 시장이 아니라 동남아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판단했다. 인구가 증가하고, 경제 성장 가능성이 높았지만 보험 보급률은 상대적으로 낮아 성장 잠재력이 컸다. 위험을 감수한 과거의 선택은 옳았다. 모두가 떠난 태국 시장에서 나 홀로 버틴 뚝심이 이젠 성과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최근 삼성생명은 태국 현지에 진출한 이후 가장 눈부신 성장을 이어가는 중이다. 한때 태국 사업 매각 시도가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현지 시장에서 삼성생명의 위상 자체가 달라졌다. 30년을 버티며 쌓은 현지화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고, 태국에서 영업 중인 21개 보험사 가운데 삼성생명은 지난해 처음 톱10에 진입했다. 개인 시장 채널만 따지면 7위, 올해 5위권 진입이 목표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넘보지 못했던 순위다.
자신감을 얻은 삼성생명은 내친김에 2028년 개인 채널 시장점유율 8%, 톱3 안착을 목표로 내걸었다. 경쟁사가 부족한 점을 공략하고, 현지 은행 판매채널을 늘리면서 태국 중견 보험사에서 상위권 보험사로 안착한다는 전략이다.

코리안리는 한국 유일이자 아시아 1위권 전업 재보험사다. 코리안리 해외 네트워크는 현지법인 4개, 지점 5개, 주재사무소 3개 등 총 12개 거점으로 뻗어있다. 현재 싱가포르, 라부안, 두바이, 상해, 인도 등에 지점이 있다. 또 도쿄, 런던, 보고타에는 보험시장 조사를 위한 주재사무소를 설치했다.
해외 수재 비중은 2014년 22%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43% 수준까지 확대됐다. 2030년까지 해외 수재 비중을 50%까지 올리는 게 목표다.
코리안리는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1997년 베이징에 주재사무소를 설립했다. 이후 중장기 사업성 검토를 통해 상해에 최종 지점 설립을 결정했다.
중국 시장은 경쟁 강도가 높은 편에 속한다. 코리안리 상해 지점은 이런 시장 변화에 대비해 지속적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해 왔다. 특종보험·해상보험·자동차보험·건강보험 등 비재물 분야 인수 규모를 꾸준히 늘렸다. 이는 최근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중요한 기반이 됐다. 2020년 설립된 코리안리 상해 지점은 지난해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 재보험 시장은 '하드마켓'에서 '소프트마켓'으로 전환하는 상황이다. 경쟁이 치열해져 재보험 가격이 내려간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코리안리는 최근 중국의 산업 생태계 변화로 소개되는 신종 보험 상품에 주목하고 있다. 이후 한국에서도 중국 시장에서 연구한 신상품을 영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궁극적으로 상해지점은 단순히 중국 내 영업 거점을 넘어 중화권과 아시아 시장을 연결하는 범중화권 재보험 비즈니스의 핵심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