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하남 장관의 험난했던 첫 민주노총 방문

방하남 장관의 험난했던 첫 민주노총 방문

정진우 기자
2013.06.07 15:24

[현장클릭]고용부 장관, 2년6개월만의 방문… '고용률 70%' 달성 협조 요청

7일 오후 방하남 고용부 장관이 민주노총을 방문하려하자, 노조원들이 방 장관의 진입을 막고 있다/사진= 정진우
7일 오후 방하남 고용부 장관이 민주노총을 방문하려하자, 노조원들이 방 장관의 진입을 막고 있다/사진= 정진우

7일 오후 1시30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본부 앞. 민주노총 관련 노동계 인사 수십명이 플래카드를 들고 정부를 규탄하고 있었다. 이들은 해고 근로자 복직문제와 산재 사망 노동자에 대한 대책, 비정규직 근로자 대책 등을 요구했다. 이날 오후 2시 민주노총을 방문하는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을 염두에 둔 집회였다.

오후 1시55분. 방 장관은 예정 시간보다 5분 먼저 도착했지만, 집회 참가자들이 막아선 바람에 곧바로 들어가지 못했다. 이들은 방 장관을 둘러싸고 큰 목소리로 노동계 요구사항을 주장해다. 1층 입구에서 엘리베이터까지 거리는 10m. 짧은 거리를 가는데 10분이나 걸렸다. 방 장관은 기자와 함께 간신히 엘리베이터에 올랐지만, 노조에서 막아선 탓에 5분동안 멈춰 있었고, 찜통 같은 엘리베이터에 갇혀 있었다.

기자가 방 장관에게 "기분이 어떠시냐?"고 묻자 장관은 쓴 웃음만 지었다. 민주노총 관계자들의 중재로 민노총 위원장실이 있는 14층에 올라왔다. 하지만 현대차와 쌍용차 노조원들이 막아선 바람에 또 한차례 몸싸움이 벌어졌다.

결국 오후 2시15분이 돼서야 방 장관은 위원장실에 들어갈 수 있었다. 2년6개월만에 고용부 장관의 민주노총 방문은 그렇게 성사됐다. 앞서 방 장관은 지난 3월 취임과 동시에 한국노총을 방문했다. 이번 민주노총 방문은 방 장관의 결단으로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민주노총이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때 참여를 거부한 탓에 반쪽짜리 대책이란 지적이 많았는데, 방 장관이 민주노총도 논의의 장으로 끌고 나와 고용률 70% 달성에 힘을 보탤 수 있도록 설득하기 위해서란 분석이다.

악수하고 있는 양성윤 민노총 비대위원장(왼쪽)과 방하남 고용부 장관(오른쪽)/사진= 정진우
악수하고 있는 양성윤 민노총 비대위원장(왼쪽)과 방하남 고용부 장관(오른쪽)/사진= 정진우

이날 민주노총에선 양성윤 비상대책위원장(위원장)이 방 장관을 맞았다. 민주노총이 아직 위원장 선출을 하지 못한 탓이다. 방 장관과 양 위원장은 악수를 하며 서로를 반겼지만, 냉랭한 기운이 흘렀다. 회의장 안까지 들어온 노조원들 때문이었다. 이들은 회의장안에서도 정부 정책을 질타했다.

방 장관은 이들에게 "그동안 민주노총을 일찍 방문하려고 했지만, 여러가지 사안이 있어서 좀 늦었다"며 "여기 오면서 노동문제가 산적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대화를 하다보면 상생할 수 있다고 본다"며 "불공정거래나 갑을관계 등 어느때보다 경제 현안이 많은데 인내심을 갖고 해결해야 한다. 노동계가 큰 방향에서 한발짝 나갈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양 위원장은 "조합원들의 얘기를 듣고 노동 현안이 심각하다는 것을 느끼셨을 것"이라며 "노동자들은 그동안 절규의 목소리를 냈지만 정부의 역할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지금 노동 현실을 보면서 장관의 방문을 쉽게 허락할 수 없었다"며 "앞으로 노동계 목소리를 잘 듣고 여러 문제들을 해결해서 퇴임할때 박수를 받는 첫 고용부 장관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방 장관의 민주노총 방문을 놓고 관가와 노동계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민주노총은 정부 정책 수립이나 협상파트너로서 철저하게 빠져 있었는데, 이번을 계기로 앞으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고용부 장관의 민주노총 방문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고위 관계자도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100일동안 노동현안에 대해 정부가 힘을 쓰는 것을 보지 못했다"면서도 "이제라도 고용부 장관이 노동자들과 대화하려고 하는 모습이 엿보여 다행이다. 해고자 복직문제와 산재 사망자에 대한 적절한 대책이 나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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