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이통사들 소극적, 공급부족에 온·오프라인 모두 '희귀품'
"아이폰SE요? 이번 달에 들어오면 다행입니다. 그냥 오신 김에 다른 폰이나 한 번 구경하고 가시죠"
애플이 2년 6개월 만에 내놓은 4인치 스마트폰 '아이폰SE'를 구하기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잘 팔린 덕분에 품귀현상이 일어났다기보다는 이동통신 3사가 워낙 적게 들여온 탓에 물건 자체를 찾아볼 수 없게 된 것.

아이폰SE가 지난 3월 미국에서 출시되자마자 국내 이통 3사는 한 뼘 사이즈의 아이폰SE가 한국에선 큰 파장을 일으키지 못할 것으로 평가했다. 무늬만 보급형인 애매한 가격대(56만9800원·16GB, 69만9600원·64GB)와 대형 디스플레이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취향을 고려한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이통업계 사이에서는 역대 아이폰 중 가장 적은 물량을 들여온다는 얘기가 기정사실화됐다. 지난 10일 공식 선보인 첫날은 물론 주말까지 온·오프라인 매장의 분위기는 "그래도 설마 이 정도로 없을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실제 출시 첫날 일부 유명 휴대폰 커뮤니티에는 온라인 판매글이 단 한 건도 올라오지 않았다. 또 직영점이나 대리점, 판매점 할 것 없이 매장 직원들은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만큼 아예 다른 스마트폰을 사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최신폰이 출시되면 판매량을 좌우한다는 첫 주말. 인파가 몰리는 강남이나 신도림 등에서도 아이폰SE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통사 출고가보다 비싼 공기계(언락폰)를 사려고 애플 공인 대리점을 찾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아이폰 매니아들이 주로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엔 "이통사들이 수요예측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불만 섞인 글도 적지 않게 올라온다. 이통사들이 갤럭시S7·S7엣지, G5 등 국내 전략 스마트폰을 밀어주기 위해 물량을 일부러 적게 들여오는 게 아니냐는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애플 팬들의 아우성에도 이통사들은 추가로 아이폰SE를 들여올 생각이 없어 보인다. 애플 고객들의 충성심이 오히려 화살로 돌아와 초도물량 이외에는 추가로 들여올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것.
한 이통업계 관계자는 "아이폰은 팬층이 두텁기 때문에 가격이 아무리 비싸도 살 사람은 해외 직구이든 언락폰이든 다 사게 돼 있다"며 "애플 팬덤이 오히려 이통사들을 꿈쩍도 하지 않게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