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의 '풍선효과'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 '비급여'까지 보장하면서 수요가 높지만 일부 이용자의 과다 이용과 과잉 진료로 멍들고 있다. 새로운 비급여 항목도 지속해서 늘고 있다. 다른 비급여 보험금이 늘어나는 '풍선효과'로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노력이 빛바래고 있다. 실손보험의 현 상황과 개선방안을 모색해봤다.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 '비급여'까지 보장하면서 수요가 높지만 일부 이용자의 과다 이용과 과잉 진료로 멍들고 있다. 새로운 비급여 항목도 지속해서 늘고 있다. 다른 비급여 보험금이 늘어나는 '풍선효과'로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노력이 빛바래고 있다. 실손보험의 현 상황과 개선방안을 모색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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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 수술 전문 병원인 A안과는 고액의 다초점렌즈(백내장) 비용을 실손의료보험으로 보전받기 어려워지자 정형외과 의사를 고용해 골수 줄기세포 무릎주사 치료를 시작했다. 해당 시술에 필요한 시간은 약 1시간, 특별한 부작용도 없지만 1000만원이 넘는 비급여 비용을 실손보험으로 받기 위해 환자들에게 입원을 권유하고 있다. 실손보험 비급여 보험금 누수가 지속되고 있다. 백내장 치료가 법원 판결 등으로 보험금이 감소했지만 새로운 비급여 항목이 등장하면서 보험금이 또다시 급증하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5개사의 실손보험 지급보험금 청구 중 비급여 주사제 보험금은 152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47.4% 증가했다. 비급여 주사제에서 급여(본인부담금)를 제외한 비급여 보험금만 분리하면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는 2023년 1분기 61.4%, 2024년 1분기 49.1%로 더 높다. 지난해 비급여 실손보
#55세 여성A씨는 평소 무릎이 아팠다. 지인을 통해 한방병원에서 줄기세포주사를 맞으면 시간도 짧고 비용도 실손의료보험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는 말에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는 부르는 가격은 양쪽 무릎에 1250만원. 비싸다고 하니 지인 할인을 400만원 해줬다. 6개월 치 한약도 같이 처방하고 실손보험금을 받을 수 있게 도와준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보험금 청구 결과 250만원이 지급됐고 A씨는 병원에 항의했지만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으라는 황당한 답변만 받았다. 실손보험의 과잉 진료 행태를 보면 모럴해저드 수준을 넘어선다. 수익 창출에 눈이 먼 일부 의료기관으로 인해 실손보험금이 급증하고 환자에게 비급여 금액과 보험적용 여부 등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일반 소비자의 피해도 늘고 있다. 최근 실손보험 청구액이 늘어난 골수줄기세포 치료술은 무릎 관절을 이루는 뼈와 뼈 사이에 충격을 흡수하는 연골이 서서히 손상되거나 퇴행성 변화를 겪으면서 뼈와 주변 인대 등의 통증과 변형 등이 발생
관리 사각지대에서 비급여 과잉 진료의 풍선 효과가 나타나면서 보험사의 실손의료보험 손익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적자가 쌓이면서 실손보험을 팔지 않는 보험사도 쌓이고 있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실손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생명보험·손해보험사의 지난해 실손보험 손익은 1조9738억원 적자로 나타났다. 2022년 1조5301억원 손실보다 적자 규모가 4437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실손보험료수익이 13조2000억원에서 14조400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이보다 가입자가 받아간 보험금(발생손해액)이 더 가파르게 늘면서 보험사의 적자 폭이 확대됐다. 실손보험 손익이 악화하는 이유 중 하나는 항목을 옮겨가며 비급여 진료가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백내장 수술은 가장 대표적인 비급여 항목 중 하나였다. 그러나 앞서 2022년 대법원이 '입원 치료가 불필요한 경우 백내장 보험금을 통원 보장 한도에서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하면서 백내장 과잉 진료는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이번엔 도수치료 등 기존
전문가는 과잉 진료로 인한 실손보험금 누수를 막으려면 비급여 진료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를 활성화하고 비급여 항목에 대한 관리 체계 확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정부도 이런 인식에 공감해 '비급여 보고제도'를 확대하고 비급여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일을 의료개혁 4대 과제에 포함했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이 1068개 항목의 비급여 진료 관련 정보를 보고하도록 하는 비급여 보고제도를 시행 중이다. 제도에 따라 의원급 이상을 포함한 모든 의료기관은 비급여 항목의 비용·빈도·수술명 등을 보고해야 한다. 이 제도는 지난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먼저 시행했다. 당시 보고해야 할 비급여 항목은 594개에 그쳤으나 올해부턴 의원급 이상으로 보고 대상이 확대되는 동시에 보고해야 할 항목도 2배 가까이 늘었다. 비급여 보고제도는 실손보험 정상화에 일정 부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진 의료기관별로 비급여 가격의 편차가 커도 실손보험 가입자가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