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 팝니다' 벼랑 끝 10대
n번방 사건으로 심각성이 드러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의 상당수는 미성년자다. 최근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인간수업'도 미성년자 성매매 이슈를 다뤄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환경 속에서 무방비로 노출된 10대들을 향한 성범죄의 검은 손길, 그 실태와 문제점, 대책을 살펴봤다.
n번방 사건으로 심각성이 드러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의 상당수는 미성년자다. 최근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인간수업'도 미성년자 성매매 이슈를 다뤄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환경 속에서 무방비로 노출된 10대들을 향한 성범죄의 검은 손길, 그 실태와 문제점, 대책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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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네 반 찐따인 내가 사실 네 조건 만남의 브로커거든." 과묵하고 조용한 줄만 알았던 고등학생이 사실은 같은 반 여학생의 성매매 포주였다. 여기에 또 다른 여학생이 포주로 끼어들어 ‘남성’을 판매하면서 상황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그동안 사회 안전망은 작동하지 않는다. 넷플릭스가 지난달에 공개한 오리지널 드라마 '인간수업'의 내용이다. 인간수업은 한국의 아동·청소년 성매매라는 치부를 적나라하게 표현하면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중 1위까지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해외에서도 ‘인간수업’은 화제가 됐다. 드라마처럼 한국 청소년의 성은 성인 혹은 같은 또래에 의해 너무나 쉽게 착취의 도구로 전락한다. ‘조건만남’이라는 성매매 형태가 ‘일탈계’를 통한 사진·영상 판매로 진화까지 했다. 일탈계는 n번방의 표적이 됐지만 수십명의 피해자가 생길 때까지 사회는 이들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다. ━트위터 #일탈계, "문상에 자영 팔아요"...또 다른 청소년 성매매 창구 ━ 청소년 성매매는 멀리서
"채팅이 재밌었어요. 근데 몇 사람이 막 조건이란 걸 요구를 하는데, 그때는 조건이 뭔지도 몰랐죠. 갑자기 어떤 사람이 저한테 그 관계를 하면 50만원을 준다는 거예요. 너무 무서웠어요. 그래서 차단을 박았어요."(A양 인터뷰, 2018년 여성가족부 민간용역 보고서 중) 심심해서 랜덤채팅을 시작한 A양은 결국 채팅에서 만난 남성의 끈질긴 유인으로 조건만남을 했다. 당시 16살이었다. 해당 성매수자는 A양이 가난하다는 사실을 알고, 큰 금액을 앞세워 집요하게 유혹했다. 차단을 하면 다른 아이디로 지속해서 접근했다. 랜덤채팅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은 청소년 성매매의 온상이 됐다. 랜덤채팅은 익명성과 함께 GPS 기능을 통해 대화 상대방과의 거리까지 알려주고, 대화내용이 저장이 안 된다. 사실상 성매매에 최적화된 온라인 공간이다. 지난해 말 여성가족부에 내놓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동향 및 추세분석’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대상 성매수가 이뤄지는 경로 중 메신저·SNS·스마트폰앱이
'10대가 또래 '10대의 성'을 30대 남성에게 판다.' 한국 청소년 성매매의 구조다. ‘인간수업’의 주인공 오지수(고등학교 2학년)는 같은 반의 서민희에게 ‘삼촌’으로 불리는 포주다. 오지수 본인은 포주가 아니라 ‘경호업자’라고 하지만 실체는 성매수자와 서민희를 연결을 해주는 포주가 맞다. 넷플릭스 드라마 ‘인간수업’의 이야기는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다. 현실에선 오지수처럼 ‘또래 포주’가 익명성을 갖고 숨어있지 않다. 바로 곁에서 성매매를 강요·알선하고, 지켜보고 있다. 드라마보다 현실이 더 무서운 이유다. ━청소년 성매매 피해자 평균 연령 중3, 성매매 강요는 고3…"조건 돌린다"━여성가족부,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동향 및 추세 분석’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청소년 성매매 강요 가해자의 평균 연령은 18.3세다. 2014년이후 19~20.3세였던 강요 가해자 나이대가 18.3세까지 낮아졌다. 2018년의 경우 총 81명이 성매매 강요로 붙잡혔는데,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매매 문제가 활개를 치는 중요한 이유 중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것이 솜방망이 처벌이다. 통계에 따르면 미성년자 성매매 사범 중 실형을 사는 경우는 10명 중 1명에 그친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범죄 방식이 교묘해지면서 미성년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미성년자 성매매 10명 중 1명만 실형━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동향 및 추세 분석'(2019)에 따르면 2018년 아동·청소년 대상 성매수 혐의로 처벌받은 사람은 총 268명이다. 이중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10명 중 1명꼴인 29명(10.8%)에 그쳤고 나머지는 집행유예(163명·60.8%) 또는 벌금형(74명·27.6%)을 받았다. 징역형의 평균 형량도 18.1개월에 불과했다. 현행법상 미성년자 성매매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상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지만 대부분은 큰 처벌 없이
미성년자 대상 성매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범죄 수요를 줄이기 위한 처벌도 중요하지만 공급을 막을 수 있는 예방책 마련도 필수다. 전문가들은 온라인에서 벌어지고 있는 '그루밍'부터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72.3%가 '인터넷채팅앱' … '용돈'으로 청소년 유혹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발표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동향 및 추세 분석'에 따르면 2018년 미성년자 성매수로 신상정보가 등록된 가해자는 291명으로 이 중 91.4%에 달하는 266명이 메신저/SNS/스마트폰앱을 통해 피해 미성년자에게 접근했다. 5년 전인 2014년만 해도 46.1%에 불과했던 수치가 5년 만에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미성년자 대상 성매매 대부분이 인터넷 채팅 앱 등 온라인상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이렇게 인터넷 채팅으로 가해자들을 만난 미성년자들은 가해자들이 제공한다는 용돈에 유혹돼 피해를 입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82.3%에 달하는 학생들이 20만원 내외의 용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