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위복된 '日수출규제' 2년
2019년 7월4일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 후 2년이 지났다. 이에 자극받은 우리 기업들의 기술 자립화 노력은 소재·부품·장비 분야 경쟁력을 한단계 올려놨다. '노노재팬'으로 대표되는 일본산 불매운동도 소비자들의 행태를 바꿔놨다. 지난 2년간 대일 무역구조의 변화를 짚어보고 앞으로 갈 길을 살펴본다.
2019년 7월4일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 후 2년이 지났다. 이에 자극받은 우리 기업들의 기술 자립화 노력은 소재·부품·장비 분야 경쟁력을 한단계 올려놨다. '노노재팬'으로 대표되는 일본산 불매운동도 소비자들의 행태를 바꿔놨다. 지난 2년간 대일 무역구조의 변화를 짚어보고 앞으로 갈 길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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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이맘때, 나라가 망한다고 온통 떠들썩했다.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불화수소, 불화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수출을 사실상 끊으면서다. 재계는 일본이 한국 산업의 폐부를 찔렀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는 지지 않겠다. 일본을 뛰어넘겠다"며 강공으로 맞서자 정치권 일각에선 분노 대신 차분한 협상을 촉구하기도 했다. 2년이 지난 지금, 한국 경제의 미래 성장을 가로막아 타격을 가하겠다던 일본의 전략은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수출규제가 한국의 소재·부품·장비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고, 일본에 대한 기술 의존도를 낮추는 계기가 됐다. 한국 시장을 휘젓던 일본 소비재 업체들이 재기 불가능한 타격을 받고 스러지고 있다. 한일 무역전쟁의 승자는 우리였다. ━"삼성·SK 라인 멈춘다"던 호들갑, 기우였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4월 대일본 부품·소재 수입액은 96억9600만달러(약 11조원)로 전체 부품·소재
일본 정부가 한국 반도체 산업에 타격을 주기 위해 지난 2019년 7월 수출규제를 가한 3대 품목 가운데 불화수소가 빠르게 국산화되면서 대일본 수입액이 2년 사이 86%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와 불화폴리이미드도 국산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2019년 실시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추가경정예산(추경) R&D(연구개발) 사업으로 무려 270건 이상의 특허가 출원됐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오히려 우리나라 소부장 분야 R&D 노력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불화수소 대일본 수입 2년새 86% 급감━ 2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불화수소 대일 수입액은 2018년 6686만달러(약 750억원)에서 지난해 938만달러로 2년새 약 86% 감소했다. 불화수소 대일 수입액이 1000만달러 이하로 내려간 것은 2003년 이후 17년 만이다. 불화수소 수입 중 일본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32.2%에서 지난해 12.8%로 19.4%포인트 낮아졌다. 일본의 3대
"어떻게 보면 의지의 문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일본 정부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규제 2년을 앞둔 28일 국내 중소 반도체업체 한 인사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 2년 동안 이 분야에서 거둔 적잖은 성과에 대한 뿌듯함과 안타까움이 뒤섞인 말이다. 2019년 7월 일본이 수출규제 방침을 발표하기 전까지 국내 업체들은 해당 소재를 개발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일본 모리타화학공업, 스텔라케미파 등 업력이 100년에 달하는 불화수소 전문기업들의 노하우를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자기불신이 팽배했다. 하지만 위기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보여준 잠재력은 업계 스스로도 놀랄 정도였다. SK머티리얼즈, 솔브레인 등 소재업체들은 1년이 안 돼 일본산을 대체할 제품을 개발해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소재를 공정에 적용하면서 빠르게 수율(전체 생산에서 제품 출하가 가능한 고품질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을 안정시켰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한양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2년이 지났지만 우리나라의 반도체 제조용 장비와 부품 분야는 여전히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2, 제3의 수출규제 사태가 일어날 위험을 아직도 안고 있는 셈이다. 28일 관세청의 수출입 실적에 따르면 2019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22개월간 일본을 상대로 한 수출은 509억5512만달러(약 57조원), 수입은 908억9785만달러로 집계됐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399억4273만달러 적자다. 일본 수출규제 이후 2년 가까이 불매운동 등 일본산 제품 소비가 줄어든 상황에서도 수입금액이 수출에 비해 2배 가까이 많다는 얘기다. 일본을 상대로 한 무역수지 적자는 주로 원자재와 자본재에서 나온다. 세부 품목별로는 화학공업제품 원자재가 139억4176만달러, 기계류 자본재가 178억925달러 적자다. IT(정보통신) 부품에서도 114억8736만달러 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기계류에서 가장 적자를 본 항목은 정밀기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의 원인으로 작용했던 일제 강점기 시절 강제징용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2년 8개월이 흐르면서 사뭇 분위기가 달라졌다. 일본 전범기업들이 강제징용 피해자 개인들에게 손해배상을 해줘야 한다는 2018년 10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일본 정부를 자극시켜 수출 규제라는 보복 조치와 지소미아(GSOMIA·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등 양국 관계를 파탄으로 가게 한 시발점이었다. 유사 사건에서 같은 결론들이 반복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최근 1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와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부장판사 김양호)는 강제징용 피해자 송모씨 등 85명이 일본제철 주식회사 등 일본 기업 16곳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각하' 판결을 내렸다. 각하는 소송이나 청구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때 본안 심리 없이 재판을 끝내는 것으로, 송모씨 등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권은 행사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라 소송을 진행할 수 없다는 의미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반도체 중소기업을 찾아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 방안을 모색했다. 일본 수출규제 2년을 맞은 가운데 반도체특별법 제정을 위한 집권 여당 대표의 행보다. 송 대표는 28일 경북 구미시에 있는 원익QnC를 방문해 현장 애로사항을 들었다. 삼성전자 협력사인 이 업체는 반도체 웨이퍼 만드는데 필요한 쿼츠와 램프, 세라믹, 세정 등의 장비를 주로 생산한다. 송 대표의 이날 방문은 2019년 6월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3가지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향한 '극일' 메시지로 읽힌다. 이와 관련해 당정청이 지난해와 달리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취임 전부터 △반도체 △부동산 △코로나19(COVID-19) 백신 △한반도 평화번영 △기후 변화 등을 '5대 어젠다'를 설정하고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달에는 울산 현대차 공장을 찾아 차량용 반도체 수입 다변화를 비롯해 생산, 기술 개발 등을 위한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