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집값, 가계부채…전세대출 영향권
전셋값이 뛰고 있다. 가격 자극 요인 중 하나는 정부가 보증하는 전세대출이다. 전세대출은 지난 5년간 5배 늘었다. 기준이 느슨해 고가전세에도 2조원이나 나갔다. 전세보증은 전세사기 원인 중 하나로도 지목된다. 가계부채 증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전세대출 문제점을 다각도로 짚어본다.
전셋값이 뛰고 있다. 가격 자극 요인 중 하나는 정부가 보증하는 전세대출이다. 전세대출은 지난 5년간 5배 늘었다. 기준이 느슨해 고가전세에도 2조원이나 나갔다. 전세보증은 전세사기 원인 중 하나로도 지목된다. 가계부채 증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전세대출 문제점을 다각도로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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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보증금 9억원 이상의 고가전세에도 전세대출이 2조원 가량 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대출은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보증보험 등 3개 보증기관의 보증으로 금융회사를 통해 나간다. 쉽게 보증을 받을 수 있다보니 지난 10년간 전세대출 잔액은 160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고삐 풀린 전세대출은 전세가격 상승을 이끌고 갭투자(전세를 낀 매매), 전세사기를 야기하는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다. 28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전세보증금 구간별 전세대출 잔액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으로 전세보증금 9억원을 넘는 고가전세에 전세대출이 1조9000억원 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9억~12억원 구간에 1조3000억원이 나갔고 12억원 초과에도 6000억원 잔액이 잡혔다. 서울 아파트 기준으로 전세가격은 평균 3억~4억원 가량이지만 6억~9억원 미만 구간에도 8조3000억원 가량 대출이 나갔다. 보증금 9억원 넘는 고가 전세대출은 201
전세대출이 2016년 이후 5배 이상 급증한 이유는 대출조건이 느슨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정부 보증으로 나가는 대출임에도 다른 정책모기지처럼 소득 기준이 없다. 1주택자도 받을 수 있고 전세가격이 20억원을 넘어서도 나온다. '서민대출'이라는 굳건한 인식에서다. 급증한 전세대출이 전세가격을 밀어 올리고 매매가격을 자극하면서 급기야 전세사기까지 유발하자 시민단체가 나서 "전세대출 보증을 제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정부는 여전히 뒷짐을 졌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전세대출 신청을 받으면 전세보증 기관인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보증보험으로부터 대출액의 90~100%의 보증을 받아 대출을 실행한다. 전세대출 가능 여부는 결국 보증기관의 전세대출 보증 조건을 충족하냐에 달린 셈이다. 3개의 보증회사는 정부가 지분을 갖고 있거나 공적자금이 투입된 회사다. 보증회사별로 4억~5억원 한도의 전세대출 보증을 해 주고 있는데 보증 대상이 되는 전세보증
전세대출은 금융당국의 대출규제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도 빠져있다. 우리나라는 가계부채가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지만 DSR이 적용되는 대출은 전체의 26.7%에 불과하다. 정부도 전세대출을 DSR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서민의 주거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규제 사각지대에 놓게 되면 하반기에도 전세가격 상승에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금융권 신규대출 기준으로 DSR가 적용된 대출은 전체의 약 26.7%였다. DSR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의 주요한 관리 수단으로 총 대출액이 1억원을 넘어서면 연간 갚아야 할 원리금이 연소득의 40%를 넘지 못하도록 한 제도다. 효과적인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선 대부분의 대출이 DSR에 포함돼야 하지만 현실에선 그렇지 못하다. 특히 전세대출은 신규 대출의 14.9%에 달하지만 DSR 적용은 받지 않는다. 정확하게는 전세대출을
최근 몇 년동안 급증한 전세사기의 근본 원인으로 부분별한 전세대출이 지목되고 있다. 전세대출 보증 조건이 워낙 낮다보니 이를 활용한 전세사기가 가능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세 대신 월세를 택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는 만큼 정부의 임대차 정책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수도권 소형 빌라 월세 비중은 54.1%로 집계됐다.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월세가 전세 비중을 추월한 것도 처음이다. 소형 빌라의 월세 거래가 늘어난 건 전세 사기 영향으로 분석된다.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월세 선호 현상을 부추긴 것이다. 전세사기 주요 피해자는 청년들이었다. 지난 23일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전세 사기 특별법'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피해자 1만7060명 중 73.71%가 20~30대였다. 무분별하게 늘어나는 전세대출이 전세사기의 자금줄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
집값이 고점 대비 조정을 받은 상태에서 지난 1년간 전세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전세를 낀 매매인 '갭투자' 우려가 다시 나오고 있다. 갭투자가 가능한 이유 중 하나로 전세대출이 지목된다. 연소득 기준이 따로 없고 대출한도가 5억원으로 높다보니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는 세입자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집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한다는 전세대출이 되려 내 집 마련 꿈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28일 부동산 R114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3.3㎡당 중위 전셋값은 1385만원이다. 지난해 7월 1118만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상승세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54.6%로 3개월 연속 오름세다. 지난해 5월 이후 1년간 꾸준히 전셋값이 오르면서 매매가와의 차이가 좁혀졌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하는 '갭투자'가 다시 살아날 조짐도 보인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수도권을 중심으로 갭투자가 늘었다. 갭투자는
'땅 짚고 헤엄치는 대출장사'를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은행권에서도 전세대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국내은행 가운데 전세대출 잔액이 가장 많은 KB국민은행은 여러 차례 전세 대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실수요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전세대출을 공급하고 있지만 갭투자를 방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하다는 설명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세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6257억원 줄어든 117조9189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9월(134조1976억원) 이후 19개월 연속 감소세다. 같은 기간 16조 28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빠져나갔다. 올해 들어서도 3조 1416억원 감소했다. 전세대출이 꾸준히 줄어드는 것은 전세사기 여파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022년 이후 전세사기가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면서 청년을 중심으로 전세 수요가 줄고 월세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실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