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감독체계개편인가
금융감독체계 개편이 임박했다. 십수년 전 일부 학자들이 주장해 온 방안의 재탕이다. 비슷한 체계로 운영중인 나라들에선 부작용에 대한 반성문이 나오고 있지만 이 기회에 권한 확대를 노리는 감독기구들은 이전투구 중이다. "왜 이 시기에 개편이 필요한지 모르겠다"는 게 금융권의 반응이다. 실용을 강조한 이재명 정부의 금융감독체계 개편, 이대로 괜찮은지 짚어본다.
금융감독체계 개편이 임박했다. 십수년 전 일부 학자들이 주장해 온 방안의 재탕이다. 비슷한 체계로 운영중인 나라들에선 부작용에 대한 반성문이 나오고 있지만 이 기회에 권한 확대를 노리는 감독기구들은 이전투구 중이다. "왜 이 시기에 개편이 필요한지 모르겠다"는 게 금융권의 반응이다. 실용을 강조한 이재명 정부의 금융감독체계 개편, 이대로 괜찮은지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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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개편은 새 정부의 국정방향을 담은 '메시지'다. 감독강화와 소비자보호만을 강조한다면 내년에 줄줄이 임기 만료되는 금융지주 회장들이 '사고 터지면 죽는다"고 생각하지,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하겠는가." (금융권 고위 관계자) 정부 조직개편과 맞물린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대해 사실상 이재명 대통령의 '결단'만 남은 것으로 전해진다. 국정기획위원회가 마련한 밑그림을 보면 '감독강화'과 '소비자보호'에 방점이 찍혔지만 이는 "외환위기에 준하는 경제 위기극복"(김민석 국무총리)과 민생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새 정부의 국정 방향과는 크게 어긋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보다는 금융시장으로 (자금을) 옮기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에 묶인 4000조원 규모의 자금을 금융시장으로 흐르게 해 생산적인 분야에 투자될 수 있도록 유인책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부동산 투자에 '올인'하는 국민들의 발길을 증시 등 금융시장으로 돌리려면 금융시장의 혁신과
"10년된 낡은 노트를 꺼내놓고 정부와 대통령을 상대로 사실상 (감독체계개편 관련)'불완전판매' 하고 있다. 아직도 동양사태를 말하고 있는데, 그동안 세상이 얼마나 변했는지 그들만 모르는 것 같다." (금융권 관계자) 새 정부 들어 뚜렷한 계기 없이 금융감독체계가 '핫이슈'가 된 배경으로 금융권에서는 일부 진보 진영 학자들을 지목한다. "10년된 낡은 노트"라는 격앙된 표현까지 등장한다. 정책(금융산업)과 감독의 수직관계를 해소하고 소비자 부문을 독립해야 한다는 주장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부터 제기됐으나 이념 논쟁으로 번지곤 했다. 이번에는 '위인설관'(어떤 사람을 위해 일부러 벼슬자리를 마련) 논란까지 불거진다. '실용주의'를 표방한 이재명 정부의 국정 방향과 결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정기획위원회의 감독체계개편안이 일부 학자들의 주장에 휘둘린게 아니냐는 우려가 금융권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금융위원회(금융정책·감독정책) 산하에 감독집행 기구인
금융감독원 내 금융소비자보호처(금소처) 조직을 떼 별도 기구인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을 설립하더라도 소비자 보호가 강화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과 같은 검사·감독 및 상품심사 부서와의 순환근무가 완전히 막혀 분쟁조정의 전문성이 떨어질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독립적인 검사권을 부여하지 않는 기구로 개편되면 금융회사가 일방적으로 제공한 정보에 의존해 분쟁조정을 해야 해 "양쪽이 알아서 반반씩 양보하라"는 '주먹구구식' 단순 중재만 가능한 기구로 전락할 수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들어 소비자원의 금융·보험 분쟁조정 결과에 불복하고 금감원을 찾는 금융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이 의견이 갈리는 분쟁 건에 대해 소비자와 금융사의 조정 비율을 50대 50(반반중재)으로 중재하는 경우가 많아 양쪽이 모두 이를 수용하지 않아서다. 지난 2월 공개된 소비자원의 위소매절제술(위축소술) 관련 질병수술보험금 지급 요구 건의 경우 신청인(소비자)과 피신청인(보험사)
이재명 대통령이 공무원들에게 공급자 중심의 행정을 하지 말라고 수차례 강조하고 있지만 금융감독체계개편 논의에선 중요 당사자인 금융권이 '패싱' 당하고 있다. 금융회사는 매년 3000억원이 넘는 감독분담금을 내고 있는데, 만약 감독체계가 개편되면 분담액은 수천억원 더 불어난다. '시어머니'가 4명으로 늘면 소비자보호와 건전성·영업행위 검사 눈치를 봐야 하는 만큼산업혁신과 발전은 뒷전으로 밀릴 위기다. '초대형 태풍'이 닥치고 있지만 정부 부처와 금융당국 출신들이 수장으로 있는 금융협회들은 침묵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감독체계 개편이 가시화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금융권은 긴장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금융정책) 금융감독위원회(감독정책) 금융감독원(건전성 감독) 금융소비자보호원(소비자보호) 등으로 '시어머니'가 4명으로 늘면 금융권의 감독분담금도 대폭 늘어는 게 당장의 이슈다. 무자본특수목적법인인 금감원의 예산은 '나랏돈'이 아니라 금융회사가 갹출한 감독분담금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