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력 블랙홀 '천인계획'
미국 트럼프 정부가 미국 기술을 활용한 반도체 부품을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또다시 미중 무역전쟁의 전운이 감돈다. 중국의 반도체 사업은 더욱 '독자생존' 길을 걷고 한국 기술인력 사냥은 한층 노골화할 전망이다. 직접 개발하는 것보다 베끼는 것이 '더 낫다'고 믿는 중국의 한국 기술인력 스카웃을 집중 조명해본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미국 기술을 활용한 반도체 부품을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또다시 미중 무역전쟁의 전운이 감돈다. 중국의 반도체 사업은 더욱 '독자생존' 길을 걷고 한국 기술인력 사냥은 한층 노골화할 전망이다. 직접 개발하는 것보다 베끼는 것이 '더 낫다'고 믿는 중국의 한국 기술인력 스카웃을 집중 조명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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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 A사 출신인 김영철(가명,49) 부장은 2년 전 중국 땅을 밟던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당시 중국의 한 디스플레이업체 자회사로 스카웃 됐는데 한국에서 받던 연봉의 2.7배와 자녀 교육비와 거주비를 별도로 제공받는 조건이었다. 무엇보다 김 부장은 '기본 3년' 계약에 추가로 얼마든지 고용을 연장할 수 있다는 조건이 마음에 들었다. 김 부장은 고심 끝에 중국에서 '인생 2막'을 시작하기로 했다. 한국의 중·고등학교에 다니던 자녀들까지 모두 데리고 중국으로 거처를 옮겼다. 하지만 김 부장은 단 1년 만에 중국의 실상을 뼈저리게 통감해야 했다. 하루아침에 실업자 신세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김 부장을 스카웃 했던 중국 기업은 당초 제시한 조건과 달리 1년 만에 김 부장을 해고했다. 김 부장의 효용 가치가 기대 이하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부장은 "일방적 계약 파기였지만 외국인으로 현지에서 소송을 하는 것은 엄두도 내기 힘들다"며 "최소 3년 이상 중국에서 경력을 쌓으
"미중 무역전쟁이 재점화하면서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등 국가전략산업 분야에서 한국 인재들이 다시 중국의 인재 사냥감이 되고 있다." 19일 국내 반도체 대기업의 한 임원은 중국의 인재 스카우트가 다시 활개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정부가 지난 15일 사전허가 없이 중국 화웨이에 반도체 칩을 공급할 수 없게 하는 수출규제 개정을 추진하면서 중국의 해법이 자국 반도체 산업을 키우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업계 한 인사도 "3~4년 전 정점에 달했던 중국 업체들의 한국 인력 쇼핑이 2018~2019년 미국의 잇단 제재에 다소 뜸해지는 듯하다가 올초부터 다시 노골적화하고 있다"며 "더는 미국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중국 정부 차원의 전략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업체들이 노리는 한국 인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경력자다. 과거에는 기술을 가진 사람을 원했지만 최근에는 생산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서 10년 이상 반도체 엔지니어로 근무한 경험자' 중국 푸젠진화반도체는 지난해 한국 반도체 고급인력 채용 공고를 띄운 지 1년 만인 지난달에 D램 재개발을 공식화했다. 중국 정부의 지원금 56억달러(약 6조9000억원)를 종잣돈으로 2016년 설립된 이 업체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수출길이 막히자 D램 개발은 포기하는 듯 싶었다. 하지만 한국 반도체 업계의 '에이스' 영입에 성공했다는 추측과 함께 푸젠진화는 D램 기술력 확보에 재시동을 걸었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이 업체가 한국 인력들을 얼마나 많이 빼갔느냐에 따라 D램 개발의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양산까지는 수율 개선 등 넘어야 할 산이 수두룩하다"며 "그래도 공정 전반을 꿰뚫은 사람 1명만 있어도 신생 업체 입장에서는 수십 년의 노하우를 빠른 시간 내에 익힐 수 있다"고 말했다. ━韓 반도체 '레시피' 획득 지름길은 인력 빼가기 ━이처럼 중국이 한국 반도체 인력을 빼가는 가
중국 기업들의 한국 기술인력 빼가기가 갈수록 노골화하면서 정부가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분야 기술인력을 대상으로 '전환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했다. 기술인력의 국내 재취업과 창업을 적극 유도해 인력 유출의 물꼬부터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17일 관계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상반기 중에 디스플레이 퇴직인력을 대상으로 재교육·재취업 정부지원 사업을 실시한다. 이 사업은 지난해부터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퇴직자가 급증한 만큼 이들이 해외로 나가지 않고 국내에서 취업과 창업을 할 수 있게 돕는다는 취지다. 산업부는 특히 퇴직인력을 해당 분야의 강소기업으로 재취업시켜 축적된 핵심기술이 국내 산업생태계에서 활용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산업부는 기술인력 해외유출을 막기 위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같은 전략산업 기술인력은 일정 기간 해외취업을 봉쇄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있어 이는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기술인력 해외유출을 차단하려면
중국 기업들은 과연 어떤 조건을 내걸기에 한국 전문인력을 순조롭게 빼갈 수 있을까? 중국 기업들이 제시하는 카드의 면면을 보면 소득수준과 삶의 질이 한결 높은 한국을 떠나 중국으로 거주지를 옮기기에 충분하다. 지난해 중국 배터리업체 CATL이 내건 한국 전문인력 채용조건을 보자. CATL은 당시 한국 배터리업체 부장급 이상 직원들에게 180만위안(약 3억1116만원) 수준의 연봉을 제시했다. 부장급 직원들이 한국에서 받는 평균 연봉이 1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연봉만 3배가 넘는다. 중국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도 파격 조건으로 한국 직원들을 스카웃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2017년 BYD는 고액의 연봉 외에 성과급, 숙소, 자동차 구입 보조금까지 다양한 조건을 내걸었다. 중국 배터리 제조사 ATL은 10년전 만해도 기존 연봉의 10배까지 제시하며 한국 인력 모시기에 나섰다. 물론 최근에는 한중 양국의 기술격차가 좁혀지며 이 같은 몸값은 많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한국에서 받는 연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