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기술수출 한계넘어라
정부가 내세운 포스트 코로나 전략의 한 축에는 'K바이오'가 있다. K바이오의 경쟁력은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 해외에 기술을 수출하는데서 나온다. 여기서 벌어들인 돈으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선순환구조가 그려진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0.02%의 바늘귀를 통과해야 하는 신약시장에서 수출계약은 어그러지기 일쑤다. 글로벌 신약시장에서 우리 제약·바이오기업의 현실과 경쟁력 제고 방안을 점검해봤다.
정부가 내세운 포스트 코로나 전략의 한 축에는 'K바이오'가 있다. K바이오의 경쟁력은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 해외에 기술을 수출하는데서 나온다. 여기서 벌어들인 돈으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선순환구조가 그려진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0.02%의 바늘귀를 통과해야 하는 신약시장에서 수출계약은 어그러지기 일쑤다. 글로벌 신약시장에서 우리 제약·바이오기업의 현실과 경쟁력 제고 방안을 점검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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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년간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해외에 신약 후보물질을 기술수출했다가 중도 해지된 계약규모가 9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기업은 물론 K바이오의 국제적 신뢰마저 흔들릴 정도의 대규모 계약 파기 사례도 이어진다. 진단키트로 대표되는 K바이오의 명성을 이어가려면 기술수출 한계를 뛰어넘는 범정부 차원의 치밀한 혁신신약 육성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5년 후 기술수출 계약 9조 증발=1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신약 개발 관련 기술수출이 본격화된 2015년 이후 국내 기업의 기술수출 건수는 공개된 것만 50건을 넘는다. 해마다 10건 안팎의 계약이 체결된다. 이중 소위 ‘중박’의 기준이라 평가하는 3000억원을 넘는 계약은 25건이다. 여기서 수주한 계약금액만 24조8873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적지 않은 계약이 중도에 중단됐다. 계약 해지나 파기 수순에 들어간 사례는 알려진 것만 6건, 계약규모는 9조413억이다. 전체 계약금액의 36.3%에 해당하는 수
제품화까지 1%에도 못 미치는 성공률을 보이는 신약 개발에서 국내 제약·바이오의 생존전략은 기술수출(라이센싱 아웃)이었다. 자본력을 갖춘 글로벌 제약사에 '가능성'을 세일즈하고 여기서 얻은 비용을 새로운 연구개발(R&D)의 종자돈으로 활용했다. ━한미약품 1989년 첫 발...메가딜 해지 한계도━국내 제약사가 해외시장에 처음 문을 두드린 것은 1989년이다. 한미약품이 스위스 로슈에 항생제 세프트리악손 개량제법 특허기술을 수출한 것이 기술수출의 효시로 알려져 있다. 이후 지금까지 140여건의 기술수출 계약이 체결됐다. 기술수출의 본격적인 포문을 연 것은 2015년이다. 그 해에만 11건의 기술수출 계약이 체결됐다. 선두주자는 역시 한미약품이다. 그 해에만 4건의 메가딜을 성사시켰다. 계약금액만 7조5000억원이 넘었다. 한미약품이 한국 신약 기술수출 역사의 중심으로 인정받는 배경이다. 이전까지 한미약품의 전공은 '영업'이었다. 1990년대만 해도 업계 매출 10위권이던 한미약품은
1999년 제1호 국산신약이 탄생한 이후 21년이 지났지만 현재 국산신약은 30개에 불과하다. 신약 개발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데다 높은 약가를 받기 어려워서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기술수출에 매달리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K-바이오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이제는 자체 신약개발 역량도 끌어올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내수시장 한계 등으로 기술수출 각광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기술수출이 화두로 떠오른 것은 2015년 한미약품이 조 단위 기술수출에 성공하면서다. 앞서 1999년 동아제약과 미국 스티펠 간의 기술수출이 처음 체결된 후 종종 기술수출 사례가 나왔지만 큰 주목은 받지 못했다. 당시 제약업계는 제네릭(복제약) 판매만으로 성장이 가능해 적극적으로 신약을 개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2년부터 약가 인하가 시행되고, 경쟁이 치열해지자 일부 제약사들은 신약 개발을 시작했다. 하지만 신약을 개발해도 업체들이 들인 비용만큼 수익을 얻기 힘들었다.
화이자(Pfizer Inc)는 세계적으로 손에 꼽히는 글로벌 제약사다. 1849년 설립해 170여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시작은 식품첨가물을 제조하는 회사였지만 1860년대 미국 남북전쟁을 거치면서 진통제와 방부제 등으로 급성장했다. 1940년대 2차 세계대전 때는 화이자를 중심으로 한 제약 컨소시엄이 ‘기적의 약’이라고 불리는 페니실린의 대량생산을 통해 연합군의 승리에 공헌했고, 화이자는 페니실린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1950년 항생제인 테라마이신(옥시테트라사이클린), 1967년 바이브라마이신(광범위 항생제) 개발도 성공하며 글로벌 제약업체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화이자는 동물약품, 영양사업, 생활용품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크게 확장했다. 미국을 넘어 유럽과 북미·남미 등으로 시장을 넓혀 나갔고 1980년 관절염치료제 펠덴(프록시캄)을 출시해 매출 10억 달러를 달성했다. 1990년~2000년대는 화이자의 ‘황금기’였다. 화이자를 대표하는 신약들이 이 시기에 가장 많이 나왔
제약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 추진되고 있다. 영국의 다국적 제약그룹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 ‘렘데시비르’로 주목받고 있는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 사이의 M&A다. 16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최근 길리어드 사이언스에 2743억5210만 달러(330조4000억원)를 인수가로 제안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시가총액은 현재 918억 달러(약 111조413억원)다. 최근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되면서 올해 들어 주가가 40% 수준 급등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길리어드 사이언스에 인수가로 현 주가의 약 2.7배의 프리미엄을 제시한 셈이다. 만약 제안대로 인수가 성사된다면 제약업계 역사상 최대의 M&A로 기록된다. 현재까지 제약업계 최대의 인수합병 사례는 지난해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가 셀진 코퍼레이션을 740억 달러(약 89조원)에 인수한 것이다. 다만 길리어드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