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적 ‘탈원전’을 넘어
현 정부의 '탈원전' 기조에 흔들림이 감지된다. 2050 탄소중립을 위해선 당분간 원전을 완전히 버릴 수 없다는 데 문재인 대통령도 공감했다. 대선을 앞두고 '탈원전' '감원전' '복원전' 등의 백가쟁명 속에 국가의 미래를 위한 최적의 원자력 정책을 찾아본다.
현 정부의 '탈원전' 기조에 흔들림이 감지된다. 2050 탄소중립을 위해선 당분간 원전을 완전히 버릴 수 없다는 데 문재인 대통령도 공감했다. 대선을 앞두고 '탈원전' '감원전' '복원전' 등의 백가쟁명 속에 국가의 미래를 위한 최적의 원자력 정책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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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규제기관이 내달부터 소형모듈원전(SMR) 설계 특성을 반영한 '규제' 개발에 나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SMR은 원전 안전성을 극대화해 소형·모듈화 제작이 가능한 혁신기술인 만큼, 안전 규제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 경쟁력 확보에 절대적이다. 3일 연구계에 따르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과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KINAC)은 내달 1일부터 '중소형원자로 안전규제 기반 기술개발 사업'에 나선다. 올해 예산 20억원을 시작으로 총 7년간 사업비 360억원을 투입한다. 특히 KINS는 SMR 인허가를 위한 규제 체계와 설계 특성을 반영한 안전규제 등을 개발하기 위해 전문가 40여명을 투입하기로 했다. KINS 안전평가단 관계자는 "혁신형(Innovative) SMR 설계는 소형-모듈형-다목적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SMR에 특화된 안전규제체계와 규제기술 개발이 선제적으로 필요하다"고 했다. ━기술만큼 중요한 규제개발 중요성, 왜?━ 한국은 에너지 자립을 위해 19
원자력발전 산업계는 이번 새 정부의 출범과 동시에 원전정책에 대한 극적인 방향전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그대로 끝'이라고 입을 모은다. 극단적 가정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동일본대지진이 줬던 '원전 포비아'(원전 공포증) 착시를 딛고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탈원전 회의론이 나온다. 당장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한 탄소중립 전환 트렌드와 맞물리며 이런 흐름은 더 구체화된다. 탄소중립은 궁극의 목표지만 도달하는 과정은 생각처럼 간단치 않다. 화석연료를 쓰는 내연기관을 신재생에너지를 쓰는 친환경 동력원으로 모두 바꿔야 한다. 수소처럼 그간 쓰지 않던 에너지원을 활용하는게 핵심인데, 수소를 만드는데는 잘 알려져 있듯 엄청난 전기가 필요하다. 모든 나라가 호주나 북아프리카처럼 양질의 태양광과 풍력을 보유한 것이 아니다. 원전 니즈가 여기서 발생한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태양광이나 풍력같은 친환경 전력은 국내서도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그럼에도 에너지부국들과 같은 효율을 기대하기는
현 정부 탈(脫)원전 여파로 매년 2000억원가량 조성되던 '원자력연구개발기금(이하 원자력기금)'이 2019년 1808억원을 시작으로 2020년 1620억원으로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래 원자력 연구개발(R&D)에 쓰일 기금은 2년간 총 500억원 이상 줄어들었고, 2021년분 기금 역시 원전가동 하락세로 300억원 가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탈원전 정책 여파로 R&D 재원이 약 800~900억원 가량 증발하는 셈이다. 3일 과학계에 따르면 국내 원전 가동률이 줄면서 원자력기금이 매년 급감하고 있다. 원자력기금은 1996년 원자력진흥법에 따라 만들어진 법정 연구개발(R&D) 재원이다. 기금은 원전 가동률에 영향을 받는다. 원전 운전으로 생산된 전전년(2년전)도 전력량에 kWh당 1.2원을 곱한 금액을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징수해 마련된다. 이 기금은 매년 소형모듈원전(SMR)과 같은 미래 원자력 R&D에 쓰인다. ━"잃어버린 5년, 미래 원자로 R&D 타격"━ 학계·연구계에
2011년 최악의 원전사고 중 하나로 꼽히는 일본 후쿠시마 사태 이후 독일과 프랑스는 함께 탈원전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10여년이 지난 지금 독일과 프랑스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독일은 탈원전의 결과로 전력 부족과 전기요금 상승에 허덕이고 반면 프랑스는 이런 문제를 피해 복원전으로 선회한 지 오래다. 3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원전을 가동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33개국이다. 이 가운데 정부 차원에서 가장 강력한 탈원전 정책을 펴는 국가는 단연 독일이다. 2022년 '원전 제로화' 정책을 추진 중인 독일은 현재 원전 3기만을 가동하고 나머지 33기는 폐쇄했다. 원전 발전량은 4.05GW로 세계 14위에 머물러 있다. 독일은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로 전력을 주로 조달하는 '에너지 전환'을 진행 중이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기본방향은 독일을 참고해 만들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결과, 오늘날 독일은 에너지 가
이태호 한국원자력연구원 SMART개발단장은 지난 1일 기자와 만나자마자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 한 장을 꺼내 보였다.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면 전력 소비가 2배 이상 증가한다는 내용이었다. 현재 석유·석탄계 에너지가 모두 전기에너지로 전환돼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그 지점에서 원전(原電) 역할을 언급했다. 이 단장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이슈가 있다면 바로 탄소중립인데 이를 위해선 그 어느때보다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조화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원자력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고 안정적 전력을 공급할 유일한 전력원이라는 것이다. SMART 개발단은 혁신형 SMR을 개발 중이며 2028년 인허가 취득을 목표하고 있다. SMR은 대형원전에 비해 에너지 출력이 높고 안전성이 극대화된 특징을 지닌다.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기기가 일체화돼서 현장 조립이 가능하다. 도심이나 외지에 설치할 수 있어 탄소중립의 '게임체인저'로
"일감 떨어진 걸 버티다 못해 작년 6월부터 직원들 다 내보내고 저만 남았습니다. 원전 생태계를 다 파괴해놓고 원전이 주력 기저전원이라니 부질없는 소리입니다."(부산 원전 부품업체A 대표) 문재인 대통령의 "원전을 주력 기저전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발언에도 원전 납품업체들은 여전히 침체된 분위기다. 원전주가 급등하는 등 장밋빛 희망을 꿈꾸는 증권시장 분위기와 대조적이다. 특히 중소 원전업체들을 중심으로 이미 망가져버린 원전 생태계를 복구하긴 늦었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두산중공업 등 원전 관련 대기업은 2014년 8월 신고리 5·6호기 수주 이후 신규 수주물량이 없어도 원자력발전소 유지·보수 등 일감이 있었다. 원전 외에 기계 등의 부품을 만들던 기업도 다른 생산라인으로 인력을 배치하는 등 자구안을 마련했지만 원전 부품만 납품해오던 중소기업들은 버틸 방안이 없었다. 창립 30주년이 넘은 부산 원전 부품 납품업체 A사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5년째 일감이 끊겼다. 일감 없
문재인 정부의 상징적 에너지 정책인 '탈(脫)원전'이 기로에 섰다. 대선이 일주일도 채 안 남은 가운데 거대 양당 대선후보 모두 원전 정책의 수정을 공언한 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원전을 줄이는 '감(減)원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원전을 되돌리는 '복(復)원전'의 입장에 서있다.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생각하면 탈원전은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없다는 데 유럽 등 전 세계가 공감한다. 전문가들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선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뿐 아니라 원전의 역할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현실적으로 원전만큼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기저전원이 없고, 한국은 유럽과 달리 지리적으로 외국에서 전력을 빌려오기도 어려운 '에너지섬'이라는 점에서다. 특히 차기 정부에서는 2017년 이후 5년째 중단된 신한울 3·4호기의 공사 재개 검토를 비롯해 순차적으로 설계수명이 끝나는 원전들의 수명연장 검토, 원전의 지속가능한 가동에 필수적인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안 등을 우선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