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가 낳은 新포식자 식자재마트
의무휴업, 입점제한 등 유통규제가 대형마트에 족쇄를 채운 사이 식자재마트가 새로운 포식자로 성장했다. 전통시장이나 소상공인 보호를 명분으로 규제를 만들었지만, 정작 영세 슈퍼마켓은 크게 줄어든 반면 식자재마트가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급성장, 대형마트를 위협할 정도다. 지난 10년간의 규제로 기형적으로 왜곡된 마트 지형을 살펴본다.
의무휴업, 입점제한 등 유통규제가 대형마트에 족쇄를 채운 사이 식자재마트가 새로운 포식자로 성장했다. 전통시장이나 소상공인 보호를 명분으로 규제를 만들었지만, 정작 영세 슈퍼마켓은 크게 줄어든 반면 식자재마트가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급성장, 대형마트를 위협할 정도다. 지난 10년간의 규제로 기형적으로 왜곡된 마트 지형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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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라도 났나, 차가 왜 이렇게 밀려." 지난 12일 오전 11시 경기도 의정부시 민락동 한 도로에 우회전 깜빡이를 켠 차량이 길게 늘어섰다. 한 식자재마트를 찾은 차량들이었다. 이 식자재마트는 1층 지상주차장, 2~3층 실내주차장, 4층 옥상주차장 등 일반 대형마트 수준의 큰 주차공간을 갖췄지만, 찾는 고객이 많아 주차 대란이 벌어졌다. 이 식자재마트를 찾은 신모씨(40)는 "매주 주말마다 차량이 길게 늘어선다"며 "오늘은 다른 대형마트들이 모두 쉬는 날이라 더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식자재마트는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코스트코 의정부점과 맞닿아 위치해 있다. 주변엔 노브랜드 의정부민락1~2호점, 이마트 의정부점, 홈플러스 의정부점, 롯데마트 장암점 등도 위치한다. 내로라할 대형마트 사이에 출점했지만 주말마다 식자재마트 앞은 진입 차량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특히 매월 2차례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에는 주변 마트가 모두 휴점하고 이곳만 운영하기 때문에 더욱 붐빈다. 대형마트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살리자는 취지에서 도입한 대형마트·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한 강도높은 규제의 틈새를 비집고 식자재마트가 골목상권의 새로운 포식자로 떠올랐다. 전통시장 상인들이나 중소 슈퍼마켓 사업자들과 갈등을 빚는 일이 생겨나는가 하면 업황 부진으로 문을 닫는 대형마트 자리에 식자재마트가 진입하며 대형마트와 SSM 등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하면서다. 식당, 음식점 등에 식자재 납품하며 운영됐던 식자재마트는 규제로 대형마트 등이 월 2회 문을 닫는 틈을 타 일반 소비자들의 발길을 붙잡으며 중견기업 수준으로 성장했다. 지난 10년간의 유통 규제 하에서 살아난 것은 전통시장도, 영세 소상공인도 아닌 식자재마트뿐 이었다. 14일 관련 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 자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오프라인 유통시장에서 대형마트와 SSM 매출은 감소한 반면 대형 식자재마트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대형마트와 SSM은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른 규제에 더해 코로나19(CO
식자재마트가 빠르게 성장하고 전통시장, 소형슈퍼마켓 등 중소상공인들과의 갈등이 수면 위로 오르자 일각에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국회에서도 식자재마트에도 개설등록, 예고, 영업제한 등의 의무를 부여하는 규제안이 발의돼 있다. 식자재마트 측에서는 대부분 중소기업 수준이고 B2B(기업간거래)위주의 업태로 대형마트와는 역할이 달라 규제하면 안된다는 입장이다. 14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는 식자재마트에 대해 별도 규정으로 정의하고 대규모 점포 및 준대규모점포와 같이 개설 등록, 예고, 영업제한 등의 의무를 부여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최승재 의원 대표발의)이 계류돼 있다. 또 일정 매출액을 초과하는 유통점포를 규제에 추가하는 개정안도 별도로 발의돼 있다. 최승재 의원은 "대형 식자재마트는 전통상업보존구역에도 개설되고 유통 규제를 받지 않고 있어 전통시장의 영세상인들이 매출 감소 등 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다"며 "이에 대한 규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제안
대형마트와 SSM(기업형슈퍼마켓) 등 대기업의 유통채널이 규제로 성장이 정체된 지난 10년간 중소, 중견 식자재마트는 세를 크게 불렸다. 식품기업인 대상그룹과 일본계 체인이 진출한 트라이얼코리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역에서 식자재유통사업을 영위하던 개인이나 중소기업이 성장한 사례들이다. 최근 들어서는 10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반으로 기업형으로 성장하거나 인수합병(M&A)를 통해 사세를 확장하고 있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자재마트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업체는 윈플러스로 지난해 매출액(연결기준)이 6112억원에 이른다. 식자재왕도매마트를 운영하는 윈플러스는 식자재왕 브랜드로 도매 전문 식자재제품을 개발, 제공하고 식자재 배송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사모펀드 VIG파트너스가 이병국 대표이사 등이 보유한 지분 99.9%를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한화 식음사업 부문인 푸디스트를 인수해 급식, 식음서비스 사업에도 진출했다. 지난 2013년 40
#2018년 김해시 삼방동에 위치해 있던 홈플러스 동김해점이 폐점했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월 2회 휴무'와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금지' 등의 규제를 받고 있는 만큼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5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삼방시장 상인들은 기뻐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이 자리에 대형 식자재마트인 '일등마트'가 입점하면서 시장이 발칵 뒤집혔다. 시장 상인회가 "대형마트보다 식자재마트 입점시 전통시장의 피해가 더 크다"며 곳곳에 식자재마트 입점 반대 현수막을 내걸었지만, 끝내 식자재마트는 문을 열었다. '식자재마트'가 전통시장과 골목 상권을 위협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실제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식자재마트는 본래 식당이나 소매점에 식자재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콘셉트를 가지고 있지만, 단순한 식자재에 국한하지 않고 전통시장과 일반 마트 판매 품목까지 두루 취급하는데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에 일반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