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경찰대
올해로 마흔 두 살을 맞는 경찰대학을 놓고 논쟁이 뜨겁다. 우수한 인재 영입을 위해 설립됐지만 필요성이 사라졌다는 '폐지론'과 아직은 순기능이 많다는 '존치론'의 대결이 20년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로 마흔 두 살을 맞는 경찰대학을 놓고 논쟁이 뜨겁다. 우수한 인재 영입을 위해 설립됐지만 필요성이 사라졌다는 '폐지론'과 아직은 순기능이 많다는 '존치론'의 대결이 20년째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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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대학(경찰대)을 졸업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훨씬 앞서서 출발을 하고 뒤에서 출발하는 사람이 도저히 그 격차를 따라잡을 수 없도록 제도를 만든 것은 문제가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대 개혁을 천명하고 나섰다. 행정안전부 내에 경찰국을 신설을 놓고 제기된 경찰의 조직적인 반발 배후에 '경찰대 동문'이 있다고 보고 경찰대를 존폐 논의를 촉발한 것이다. 경찰대 폐교론이 제기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경찰대 개혁은 노무현정부부터 이명박·박근혜·문재인·윤석열정부를 거치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거론되고 했다. 경찰은 최고위 계급인 경찰청장(치안총감)부터 최하위 계급인 순경까지 11개의 계급으로 나뉜다. 순경 공채로 입직한 경찰관은 승진시험을 치르지 않을 경우 순경에서 경장까지 4년, 경장에서 경사까지 5년, 경사에서 경위까지 6년 6개월을 근속해야 한다. 승진시험을 보기위해서는 각 계급별로 최소 1년이상 근무를 해야 한다. 순경에서 경위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승진시험 없이
경찰대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형평성'과 '파벌'을 문제로 지적한다. 졸업과 함께 바로 경찰 간부로 입직하는데다 입직 후에는 동문끼리 밀어주고 끌어주는 '파벌'을 형성, 비경찰대 출신을 배제한다는 논리다. 현행법에 따르면 경찰대를 졸업한 자는 별도 자격 시험 없이 경위로 임명된다. 경찰 최하위 계급인 순경으로 입직한 경찰관은 승진시험을 치르지 않을 경우 순경에서 경장까지 4년, 경장에서 경사까지 5년, 경사에서 경위까지 6년 6개월을 근속해야 한다. 계급별 승진 시험이 따로 있긴 하지만 경정 이하 경찰공무원은 신규채용 시 1년간 시보로 임용된다. 시보기간에는 승진 시험을 볼 수 없다. 순경으로 입직해 시보를 거처도 승진 시험을 위해선 최저근무연수를 채워야 한다. 경장·순경은 1년 이상, 경위·경사는 2년 이상 해당계급에 재직해야 한다. 또한 승진한 당해연도에는 승진 시험을 다시 볼 수 없다. 순경으로 입직한 경찰관이 지구대나 파출소 등에서 주·야 교대 근무 해가며 '주경야독'으
"공정은 '기회의 평등'이다. 경찰대학은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곳이다. 육군사관학교랑 공군사관학교는 가만두고. 왜 경찰대만 불공정이라고 하는가. " (경찰대 출신 A 경감) "공무원도 9급, 7급, 5급으로 나눠서 뽑는데 경찰대에서 4년이나 공부한 후에 입직 급수를 높게 시작한다는 게 '불공정'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경찰 잡기 의도에서 나온 갈라치기다." (경찰대 출신 B 경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불공정'을 이유로 경찰대학교 개혁을 시사하자 경찰대 출신들의 비판이 터져나왔다. 전문 인력 양성이라는 설립 취지는 군 사관학교의 설립 취지와 별반 다르지 않은데, 유독 경찰대만 '불공정' 프레임에 가두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이다. 경찰대는 '엘리트 경찰 간부' 양성을 위해 1981년에 설립된 특수대학이다. 현재 매년 법학과와 행정학과 두 전공에 25명씩, 신입생 50명을 선발한다. 인기는 여전해 지난해 입시 경쟁률은 92.4대1에 달했다. 입학생들은 경찰 간부 교육과
"'특정 출신'들이 집단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대단히 적절치 않을 것 같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찰대를 '하나회'에 빗댔다. 경찰대 출신들은 반발한다. 실제로 경찰대 출신들은 자신의 출신이 발목을 잡기도 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한다. 28일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경찰대 출신은 경찰 고위 계급의 상당수를 차지한다. 일선 경찰서 서장급인 총경 계급의 경우 전체 632명 중 381명(60.3%)이 경찰대 출신이다. 경무관 계급은 80명 중 59명(73.8%), 치안감 계급은 34명 중 25명(73.5%)이다. 치안정감은 7명 중 3명이 경찰대 출신이다. 경찰대는 2021년까지 총 37개 기수를 배출했다. 경찰대는 입학 정원이 많지 않아 경찰대 출신 경찰의 수는 전체 경찰 13만2421명 중 3249명, 비율로는 단 2.5%에 불과하다. 이들은 졸업과 동시에 순경·경장·경사 계급을 넘어 경위직으로 임용된다. 임용 인원은 적지만 3개 계급을 뛰어넘게 되면서 고위직에 경찰대
경찰대 폐지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경찰대가 우수한 학생들을 4년간 가르쳐 경찰 수준을 높여 왔다고 주장한다. 반면 폐지 찬성론자들은 '특채제도'를 통해 다양하고 우수한 전문가를 영입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현재 존재하는 특채제도를 살펴본다. ━변호사, 회계사, 사이버수사관...24개 분야 전문가 뽑아━경찰 채용은 '일반공개채용'과 '경력경쟁채용'으로 나뉜다. 이 중 경력경쟁채용을 '특채'라고 부른다. 특채 역사는 길다. 오래 전부터 태권도, 검도 등 무도 유단자들을 뽑아 왔고, 행정고시, 사법시험, 외무고시 졸업자를 경정급(일반직 공무원 5급에 해당)으로 뽑았다. 현행법상 경찰 특채는 25개 분야에서 이뤄진다. 여기에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도 포함된다. 외부인사 특채 규정이 있어서다. 국가수사본부장을 빼면 일반 경찰관 특채는 24개 분야에서 이뤄진다고 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특채는 변호사 특채다. 경찰은 사법시험이 변호사시험으로 대체되자 2014년부터 기존 경정급으로 뽑던 법조인
졸업한 뒤 바로 임용되는 경찰대학과 같은 시스템은 한국에만 존재할까. 28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무시험 자동 간부 입직'을 특징으로하는 경찰간부 양성 기관은 한국 밖에 없었다. 외국은 경찰대 자체가 적지만, 있더라도 대부분 졸업 후 시험을 치고 비간부 입직을 했다. 경찰 재교육 역할만 하는 나라도 많다. ━경찰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똑같은 '시험' 치고 '순경'━한국과 가장 유사한 시스템을 갖춘 곳은 독일이다. 독일 경찰은 '주(州) 경찰-연방경찰' 이중구조로 돼 있는데, 16개 주 중 절반가량이 경찰대학을 운영한다. 이 중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NRW) 경찰대학은 한국과 비슷하다. 매년 고등학교 졸업자 등 500~600명을 뽑은 뒤 3년 간부교육을 한다. 졸업시험을 쳐야 하긴 하지만 통과하기만 하면 바로 경위로 입직해 순찰 근무 1년, 기동대 근무 2년을 마치고 일선 경찰서에 배치된다. 독일 외에 대만과 중국, 베트남 등 동아시아권 국가에 경찰대학이 있지만 이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