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타트 코리아' 독일은 왜 강한가
독일경제 대해부를 통해 알아보는 2015 머니투데이 창간기획 '리스타트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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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들의 근속연수가 높아 임금 부담이 많겠다고요? 잘못 알고 계시는 겁니다.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독일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 기업인 다임러 그룹의 독일 사업장 근로자의 평균 근속연수는 지난해 기준 19.4년이다. 약관 20살에 들어갔다면 불혹의 나이가 돼야 평균 근속연수에 도달한다. 근속연수는 2013년 말보다 0.2년이 늘어났다. 한국에서 높은 축에 속하는 현대자동차의 16.9년보다 많다. 다임러그룹의 메르세데스-벤츠 공장에서는 40년 이상 근무해 60세를 넘긴 이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근로자 정년이 65세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인구 구조 변화와 청년 실업 증가 등으로 고용 시장 개혁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다임러 그룹에서 인사·노무를 총괄하는 올리버 비호프스키 이사(사진)를 최근 e메일로 인터뷰했다. 근속연수가 올라가니 임금 부담이 늘어나지 않느냐는 질문을 하자 그는 "누구든 회사에 오래 근무했다고 월급을 많이 받아가진 못한다"고 일축했다. 비호프스키 이사는
"축구는 간단한 게임이다. 22명의 선수가 90분 동안 공을 따라다니고 승리는 항상 독일이 한다." 과거 잉글랜드의 간판 공격수 게리 리네커는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4강전에서 독일에 승부차기 끝에 패한 후 이같은 말을 남겼다. 잉글랜드의 오랜 숙적, 독일의 실력을 인정한 그의 발언은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1980년대 축구 전성기를 누린 독일은 21세기 들어 또한번 축구 전성기를 맞았다. 독일 국가대표팀은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프로리그인 분데스리가는 유럽 3대 리그에 재진입했다. 분데스리가의 간판 팀 바이에른뮌헨은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2012년 준우승에 이어 2013년 우승을 차지했고 올해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분데스리가 참가 4개팀 모두 16강에 진출, 상향평준화된 실력을 뽐냈다. 독일축구가 오랜 기간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는 비결은 '효율적인 투자'와 '생활체육 활성화' 덕이다. 분데스리가는 '돈잔치'가 된 영국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
1m 길이는 돼 보이는 쇠막대기는 박스 형태의 절삭기계 내부로 들어가자 10cm 길이로 잘려졌다. 나뉜 조각들은 컨베이어벨트로 이동하면서 다시 절삭 기계로 내부와 외부가 깎인다. 그런 뒤 고압으로 분사되는 물로 절삭 표면을 다듬으면 고압펌프의 틀 '하우징'이 완성된다. 여기에 각종 세부 부품을 레이저 용접 등으로 결합하는 과정을 거치자 하나의 제품이 완성돼 나왔다. 제품은 육안검사와 성능 테스트를 거친 뒤 레이저로 일련번호가 새겨졌다. 지난 5월 들른 독일 뉘른베르크 제1공장에서 본 고압펌프 생산 공정이다. 고압펌프는 가솔린 직분사엔진(GDI)의 핵심 부품이다. 엔진 연소실 내부에 고압으로 휘발유를 분사해 준다. 기존 포트 연료 분사(PFI) 엔진 대비 연료 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을 15%까지 줄일 수 있게 해주는 이 부품은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전세계 완성차 업체에 공급된다. 60m에 달하는 생산 라인은 각종 절삭기계와 로봇이 움직이는 소리, 물과 오일이 뿌려지는 소리로 시끄러웠다.
수입차 시장이 팽창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5월 국내 수입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1% 증가한 1만8386대에 달했다. 같은 기간 국산차의 내수 판매 증가율이 1.8%에 머문 것을 보면 수입차가 얼마나 무서운 기세로 확산되는지 알 수 있다. 잘 팔리는 수입차는 한 가지 특징이 있다. 바로 ‘독일차’라는 점이다. 1∼5월 수입차 판매 1∼4위를 차지한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폭스바겐, 아우디 등 독일 4사다. 수입차 시장에서 이들의 점유율은 70%에 이른다. 독일 자동차가 국산 자동차를 위협할 수준까지 온 것이다. 양적인 면에서 한국과 독일의 자동차 산업은 그리 격차가 크지 않다. 지난해 한국은 452만5000대의 자동차를 생산해 자동차 생산국 5위를 유지했다. 전세계 자동차 생산대수 9억105대의 5.0%의 비율이었다. 독일은 592만8000대를 생산, 6.6%의 비중으로 4위였다. 하지만 내용 면에서는 큰 차이가 난다. 브랜드가치나 부가가치 창출 면에서
"독일 사회가 큰 저항 없이 혁신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상호간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경제 주체 상호간 '신뢰'를 바탕으로 사회적 조화의 능력이 있는 나라다."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독일의 개혁과 성장의 비결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1990년대 '독일병'을 치유한 경제개혁인 '아젠다 2010'도 이를 주도한 사회민주당(SPD)에 대한 노동자들의 신뢰가 있어서 가능했고, 정권이 바뀌어도 경제정책은 일관되게 유지하기 때문에 경제주체들이 그에 적응해 번영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전 수석은 한국에서도 독일과 같이 개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편적인 제도를 도입하는 것보다 정치, 사회, 경제의 틀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김 전 수석은 국내 대표적인 독일 경제 전문가다. 독일 뮌스터대에서 경제학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후에도 매년 독일에서 일정기간 체류하며 독일 경제를 연구하고 있다. 지난해는 3개월간 알렉산더 폰 훔볼트재단 초빙교수를 역임했고,
"노동개혁이 잘 이뤄졌기 때문에 독일이 2007년의 경제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피터 하르츠(Peter Hartz) 전 독일 노동개혁위원회(하르츠 전 위원장은 명칭이 정부노동서비스현대화위원회였다고 설명) 위원장은 독일 노동개혁(이하 하르츠개혁)의 성과를 이 한마디로 설명했다. 노동개혁이 없었다면 독일 경제도 저성장의 위기에 좌초됐을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최근 방한해 기자와 만난 하르츠 전 위원장은 '한계의 설정'을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한계는 실업자들의 한계를 의미한다. 실업자들이 버틸 수 있는 한계를 설정함으로써 그 범위 안에서 정부가 정책을 설계하고 실행할 수 있는 기준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독일 노동개혁의 시작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르츠 전 위원장은 "슈뢰더 총리가 2002년 15명의 전문가를 모아 위원회를 구성한 것이 시작"이라며 "실업과 고용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뿌리부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업률 퇴치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