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야 사는 독일
독일 경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기가 됐지만 들여다보면 여러 요인이 독일을 다시 '유럽의 병자'로 만들고 있다. 이런 독일의 모습에는 우리와 겹치는 점들도 있다. 독일 경제를 짚어본다.
독일 경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기가 됐지만 들여다보면 여러 요인이 독일을 다시 '유럽의 병자'로 만들고 있다. 이런 독일의 모습에는 우리와 겹치는 점들도 있다. 독일 경제를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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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이 노키아의 길을 걷고, 독일에서 자동차가 생산되지 않는다면 유럽 최대 경제국은 어떻게 될까." G7(주요 7개국) 중 올해 유일하게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역성장 전망서'를 받은 독일의 향한 경고음이 점차 커진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부터 내부 정치적 갈등까지 각종 악재가 겹쳐 독일이 또다시 '유럽의 병자'로 전락해 향후 5년간 미국·영국·프랑스·스페인 중 가장 느린 경제 성장률을 기록할 거란 우려도 나온다. 독일 안팎에서는 "독일이 중국에 뒤통수를 맞았다"며 중국에 대한 과도한 무역 의존도가 독일에 역풍이 됐다고도 지적한다. 그간 독일 경제를 책임졌던 자동차 산업(2022년 기준 자동차·부품이 수출의 15.6%)이 중국 영향으로 불안감을 보이면서 '제조업 강국' 독일이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다는 것이다. 위기감의 중심에는 폭스바겐이 있다. ━"영원한 1등은 없다"…'中 절대강자' 폭스바겐 흔들━독일 최대 자동차 업체인 폭스바겐은 2
작지만 강한 히든 챔피언, '미텔슈탄트'(mittelstand)의 나라 독일이 휘청인다. 팬데믹을 거치고 지정학적 부메랑을 맞으며 10년 호황에 마침표를 찍고, 쇠락의 길로 들어섰다는 신랄한 진단이 나온다. 1990년대 말 '유럽의 병자'로 불렸던 독일경제를 회생시킨 '아젠다 2010' 수준의 강력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어두운 제조 업황… 中 대신할 '슈가 대디'가 없다━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높은 대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부른 극단의 에너지 위기 정점은 지났다. 하지만 주력산업에 필수적인 가스 및 전기 가격은 여전히 높다. 이로 인해 화학제품, 유리, 종이 등 에너지 집약적인 산업부문의 생산이 지난해 초부터 17% 감소했다. 고금리에 원자재값 상승으로 국내총생산(GDP)의 12%에 달하는 부동산부문도 개발업체들 파산이 이어지며 칼바람이 불고 있다. 미중 분쟁이 심화되며 무역여건도 불안정하다. IMF(국제통화기금)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올해 독일이 선진
독일은 지난 4월 완전한 탈원전 국가가 됐다. 마지막 원자력발전소 3기를 폐쇄하면서 60년 넘게 지속해온 원자력 시대의 종식을 알렸다. 반핵 운동가들은 환호했고, 독일의 역사적 결정이 다른 나라들에 선례를 제공해 탈원전 시대를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과감한 결정엔 후폭풍이 따랐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에너지 안보 위기감이 커지는 와중에 값싼 원전을 멈추고 비싼 재생에너지에 의존하면서 독일의 경제 체력은 떨어지게 됐다. 에너지 위기로 불확실성이 커진 탓에 독일 기업들 사이에선 오프쇼어링(생산시설 해외 이전) 움직임도 일고 있다. ━값싼 원전·러시아산 에너지가 사라졌다━독일은 해외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나라 중 하나다. 가스·원유·석탄의 90%를 해외에서 들여온다. 특히 러시아는 독일의 주요 에너지 수입처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이었던 2020년 독일의 전체 가스 수입량 중 55.2%가 러시아산이었다. 탈원전 정책을 강하게 추진해온 독일에 값싼 러시아산
한국과 독일의 경제는 닮은 점이 많다. 두 나라 모두 전쟁의 폐허를 딛고 빠른 경제 성장을 이뤘다. 산업구조가 제조업 중심이고 중국 교역 의존도가 높다는 특성도 비슷하다. 독일 경제가 흔들리는 것이 '남의 일'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독일 사례를 참고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한국 경제의 고도성장을 흔히 '라인강의 기적'에 빗대 '한강의 기적'이라고 부른다.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으로 폐허가 됐지만 1950년대 빠른 경제 성장을 이뤄냈다. 한국 역시 한국전쟁으로 주요 산업 시설이 멈췄지만 1960~1970년대 급속한 성장을 이루며 개발도상국의 롤모델이 됐다. 두 나라는 제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출을 확대해 경제 규모를 키웠다.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 20여년 동안 중국이 급격히 부상한 것이 큰 힘이 됐다. 비중이 줄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다. 독일에 있어서도 중국은 최대 교역국(수출·수입 포함)이다. 지난해 기준 독일의 대(對)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