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캐즘 로드맵
전기차 시장의 '캐즘'(Chasm, 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기) 진입이 현실화했다. 완성차 업계의 생산 감축 후폭풍이 배터리 기업의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대중화 문턱에서 전기차 시장이 주저앉으면, 미래 먹거리로 여겨 온 배터리의 밸류체인이 붕괴한다. '죽음의 골짜기'에 직면한 배터리 업계의 현실을 들여다 본다.
전기차 시장의 '캐즘'(Chasm, 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기) 진입이 현실화했다. 완성차 업계의 생산 감축 후폭풍이 배터리 기업의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대중화 문턱에서 전기차 시장이 주저앉으면, 미래 먹거리로 여겨 온 배터리의 밸류체인이 붕괴한다. '죽음의 골짜기'에 직면한 배터리 업계의 현실을 들여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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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LG엔솔)과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의 올해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932억원이다. 지난해 보다 86% 급감했다. 배터리 뿐만이 아니다. 배터리 용량과 출력 등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 양극재 생산기업인 에코프로비엠, LG화학(첨단소재부문), 포스코퓨처엠의 합산 영업이익 역시 1866억원으로 같은 기간 45.5% 줄었다. 배터리 전자의 이동 통로 역할을 하는 동박 제조를 담당한 SKC의 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3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적자폭이 커졌다. 양극과 음극을 나눠주는 분리막 제조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도 67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이같은 배터리 밸류체인의 실적 악화 요인은 전기차 캐즘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기차 구매 수요가 감소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재고조정과 생산 조절에 나섰다. 전방 시장 사업환경 변화은 배터리 업계의 어닝쇼크로 이어졌다. 위기의 양상은 완성차와 다르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지난 1월, 영하 30도의 북극한파가 덮친 미국 시카고.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캐즘(Chasm, 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기)'에 진입한 원인이 상징적으로 나타났다. 혹독한 추위에 배터리가 닳은 전기차가 충전을 기다리던 중 완전 방전됐다. 도시 곳곳의 충전소에서 차주들이 버리고 떠난 차가 목격됐다. 현지 언론은 충전소를 '전기차의 무덤'이라고 표현했다. 날씨에 따라 널뛰는 배터리 성능, 긴 충전시간, 부족한 충전시설, 짧은 주행거리 등 전기차의 한계를 감수하고 구매한 '얼리어답터'의 시간은 갔다. 전체 소비자의 16% 비중을 차지하는 얼리어답터의 구매가 끝나면 판매가 둔화된다는 게 캐즘 이론이다.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침투율은 16%였다. 살 만한 사람은 다 산 셈이다. 소비자들의 내연기관차 대비 전기차 선호도는 오히려 전년보다 떨어졌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의 '2024 글로벌 자동차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내연기관차 선호도는 67%로 전년보
"2025년 초에는 저가 전기차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최고경영자)가 지난달 컨콜에서 한 말이다. 시장에 팽배했던 약 3400만원 짜리 저가 전기차 '모델2' 생산 포기설을 일축했다. 오히려 2025년 하반기에 맞춰져 있던 '모델2' 생산 일정을 앞으로 당겼다. 업계는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본다. 캐즘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지난 1분기 2020년 이후 처음으로 매출 감소를 겪었고, 순이익은 11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났다. 캐즘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개념은 "전기차에 관심 있는 얼리어답터는 거의 구매를 완료했다"에 가깝다. 보조금을 받아도 최소 4000만~5000만원에 달하는 수준의 돈을 쓰며 전기차를 구입할 사람들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 고금리에 따른 불경기까지 겹쳤다. 상황이 이러니 캐즘 극복의 포커스는 '3000만원대 전기차'의 보급에 맞춰지고 있다. 이른바 'P(price, 가격)의 레이스'다. 보조
전기차 가격을 낮추고 충전 시간을 단축하는 노력이 수반되도 '캐즘'(Chasm, 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기)은 당분간 진행될 수 밖에 없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밸류체인 전반의 업황 부진은 '피할 수 없는 비'인 셈이다. 업계는 이에 따른 실적 둔화를 최소화할 '플랜 B' 구축에 나섰다. 완성차 업계는 하이브리드차를 캐즘의 징검다리로 삼는다. 배터리업계는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시장 공략에 나선다. 7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현대차의 국내외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9만7734대로 17% 늘었으며 기아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같은 기간 30.7% 증가한 9만3000대로 집계됐다. 미국 시장에선 현대차, 기아 뿐 아니라 주요 완성차 브랜드의 하이브리드차 전체 판매량이 급증했다. 1분기 미국에서 전년대비 하이브리드차 판매 증가폭은 45%였다.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는 2.7% 늘어나는데 그쳤다. 업계에선 전기차 캐즘을 하이브리드차 약진 배경 중 하나로 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