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외국인력 시대, 우리 옆 다른 우리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외국인 취업비자 소지자는 92만명을 넘어섰다. 한국은 현재 합계출산율 0.7명대의 인구절벽에 처해있고 2025년에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할 것으로 보여 외국 노동인력 확대는 '선택'이 아니라 받아들여야할 '현상'이 됐다. 100만 외국노동시대를 앞둔 우리 사회가 '우리 옆 다른 우리'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는지, 올바른 다문화 시대 조성을 위한 고민을 풀어본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외국인 취업비자 소지자는 92만명을 넘어섰다. 한국은 현재 합계출산율 0.7명대의 인구절벽에 처해있고 2025년에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할 것으로 보여 외국 노동인력 확대는 '선택'이 아니라 받아들여야할 '현상'이 됐다. 100만 외국노동시대를 앞둔 우리 사회가 '우리 옆 다른 우리'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는지, 올바른 다문화 시대 조성을 위한 고민을 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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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527만명 대 147만명 2042년 2573만명 대 236만명 국내 생산연령인구 중 내국인과 외국인의 추세를 보면 엇갈린다. 20년후 내국인 생산가능인구는 27% 감소한다. 반면 외국인 생산가능인구는 60% 이상 증가한다. 늘어나는 외국인 노동력을 얼마나 제대로 활용하는가에 한국 경제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얘기다. 11일 통계청의 '내·외국인 인구추계(2022~2042년)'에 따르면 2042년 대한민국 총인구는 4963만명으로 2022년 5167만명에 비해 3.9% 감소할 전망이다. 한국의 인구 감소는 저출산에 따른 내국인 인구 급감의 결과로 풀이된다. 2042년 내국인 인구수는 4678만명으로 20년 전 5002만명에 비해 6.5%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국내 거주 외국인은 165만명에서 285만명으로 늘어난다. 경제활동의 주축인 생산연령인구를 보면 내국인 감소세와 외국인 증가세는 더 뚜렷해진다. 2042년 기준 15세에서 64세까지 생산연령인구 중 내국인
# 세 아들의 아빠인 필리핀 노동자 줄리어스 메띵은 매일 새벽 5시, 아침 기도로 일과를 시작한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줄리어스는 필리핀에 있는 가족의 건강과 하루의 안전을 기원하고 조선소로 출근한다. 오른쪽 가슴에 필리핀 국기와 '줄리어스'라는 한글 명찰이 달린 작업복을 입고 도장(페인팅) 작업을 시작한다. 페인트가 곳곳에 묻은 작업화와 작업복 차림을 하고 만난 줄리어스는 "한국에 가족을 데리고 와 함께 사는 게 목표"라며 웃었다. 조선소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만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던 조선업 경기가 최근 되살아나면서 부족해진 일손을 외국인 노동자가 메운다. 도장같은 비교적 단순한 업무부터 사전 교육과 전문 지식이 필요한 용접, 전기 배선까지 다양한 공정에서 외국 일손이 활동 중이다. 사뭇 '다른' 동료를 맞이한 조선업 현장도 변하고 있다. 기본적인 언어와 직무 교육은 물론 식단과 조직문화까지 외국인 노동자를 동료로 받아들이기 위한 노력이 이어진다. 조선
국내 체류 외국인이 250만명을 넘어섰다. 전체 인구 대비 5%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국내 인구 감소와 외국인의 증가는 자연스레 산업현장에서 외국 인력의 공급 확대로 이어진다. 어느덧 외국인 근로자 100만명 시대에 돌입한 지금, 미래 성장 동력의 한 축으로, 사회를 지탱하는 기둥으로 외국인이 자리매기함 하기 위해선 체계적인 인력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법무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인구 5132만5000명 대비 체류외국인은 250만8000명이다. 91일 이상 국내 상주하는 외국인은 143만명으로 이중 외국인 취업자는 92만3000명이다. 90일 이내 계절근로자, 단기 근로자를 합하면 100만명을 넘어섰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근로자는 제조업, 건설업, 서비스업 등 사회를 유지하는 산업부터 가사·돌봄까지 지속적으로 근로 영역이 확대되는 추세다. 사람이 없어 공장이 멈추는 현실과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인구 절벽의 직접적 영향이다. 올해
외국인 고용 확대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찮다. 불법 체류 문제가 대표적이다. 정부는 불법체류 문제 해결을 위해 단속을 강화하고 장기근속 특례로 장기체류를 가능하게 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11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불법체류 외국인 수는 41만904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불법체류 외국인은 매년 증가 추세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39만281명 △2020년 39만2196명 △2021년 38만8700명 △2022년 41만1270명 △2023년 42만3675명 등이다. 5년 전과 비교하면 3만여 명이 늘었다. 현재 국내 불법체류 외국인 비중은 전체 체류 외국인의 16% 수준이다. 반면 한국보다 인구가 2배 많은 일본의 외국인 불법체류자는 8만~10만 명으로 추산된다. 2020년 기준 불법체류 비중이 3%도 안 된다. 주로 취업이 안 되는 사증 면제나 단기 비자로 입국한 후 취업해서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는 경우다.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외국인들도 불법체류
"한국에 와보니 언어만 된다고 생각한 대로 생활할 수 있는 건 아니더라고요." 중국 헤이룽장성(흥룡강성)에서 나고 자란 김순옥씨(45세)는 '결혼이민자'다. 경기 시흥시에서 한국인 남편, 아들 둘과 함께 살고 있는 김씨의 '한국살이'는 어느덧 13년째를 맞이했다. 중국의 한 가구회사에서 근무하던 2009년, 남편과 만나게 됐다는 김씨는 2년 뒤 남편을 따라 한국에 들어와 결혼하고 그때부터 쭉 한국에 서 살고 있다. 조선족(동포)이라 한국어를 어느 정도 할 줄 알았던 김씨는 한국에 들어오기 전만 해도 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듣기, 말하기가 되니 한국에 와도 지금처럼 살면 되겠구나 했다"고 운을 뗀 뒤 "그런데 문화나 생활방식 등이 전부 달랐다"며 "예를 들어 마트에 가더라도 뭘 사야 좋은지, 저렴한지부터 모르니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특히 아이가 태어난 후부터는 자녀 교육에서 막막함을 느꼈다. 김씨는 "교육방식과 가르치는 방식이 중국과 완전히 달라 아이가
아프가니스탄에서 간호사로 일하던 아베드 압둘 하피즈(Abed Abdul Hafiz·50)씨는 2021년 8월 카불 공항에서 대한민국 공군기에 몸을 실었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함락하면서다. 대한민국 정부는 탈레반의 박해가 예상되자 주아프가니스탄한국 대사관과 KOICA(한국국제협력단) 등에서 우리나라를 돕던 현지인을 '특별기여자'로 인정, 이들의 피난을 돕기 위해 '미라클 작전'을 펼쳤다. 한국으로 오기 전 하피즈씨는 아프가니스탄 소재 한국 병원에서 8년 동안 간호사로 일했다. 탈레반의 수도 점령 이후 출퇴근 경로를 포함해 생활권이 '레드라인'(위험지역)으로 지정됐고 결국 아내와 2남2녀를 데리고 한국행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인천으로 입국한 하피즈씨의 한국 생활은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시작됐다. 두달 동안 한국에서 살기위한 기본적인 한국어와 문화 교육을 받고 전남 여수로 옮겨 한국 문화와 한국 도시, 사회에 적응하는 법을 배웠다. 같은
저출생·고령화 흐름에 따른 사회 취약점이 인력이다. 사회에 진입하는 젊은층의 직업관 변화도 산업 현장 일자리를 비게 만든다. 정부가 외국인 근로자 확대 정책을 펼치는 이유다. 중장기적으로는 해외 여러 나라에서 인력을 공급받으면서 단기적으로는 국내 체류 외국인의 가족까지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30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가사·돌봄 영역에 외국인력을 확대 공급한다. 연내 서울 지역에 100여명 규모의 '필리핀 가사도우미' 시범사업을 펼친다. 내년에는 전국, 1200여명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서울지역 시범사업을 거쳐 평가 과정까지 고려해 확대 방안을 검토하려 했으나 속도를 높여 시범사업 중에 발생하는 애로사항 등을 고려해 내년에 전국으로 확대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수요 조사에 따른 지역 할당제 등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 시장의 자율적 판단에 맡긴다는 원칙이다. 일각에서는 갑작스럽게 가사 돌봄 산업에
국내 가족 중 다문화가족이 차지하는 비율이 늘어나며 정부도 관련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는 올해 다문화 아동·청소년 지원 관련 예산으로 전년 대비 159% 늘어난 548억원을 편성했다. 우선 올해 다문화가족 학령기 자녀에 대한 지원을 확대했다. 대표적인 신규사업으로 중위소득 50% 초과~100% 이하 가구의 7~18세 자녀를 대상으로 한 교육활동비 지원 사업이 있다. 교육 활동에 필요한 교재 구입, 독서실 이용 등에 필요한 비용 등을 지원한다. 약 6만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특히 진학과 취업에 도움이 되는 이중 언어 학습지원도 늘렸다. 전국 130개 가족센터에서 자녀들에게 결혼이민자의 모국어를 직접 교육하고 이런 센터 이용이 어려우면 온라인 학습권을 지원한다. 또 거주기간이 10년이 넘어가는 결혼이민자가 늘어나며 맞춤형 직업훈련도 올해 최초로 시작한다. 이중언어강사와 법정 통·번역사, 베트남 무역실무사 등 경력 개발이 가능한 직종 중심이다. 실제
저출산·고령화 시대, 작은 돌파구로 기대되는 필리핀 가사관리사의 한국 입국 준비는 끝났다. 오는 6일 한국에 첫발을 내딛는 그들을 지난달 19일 현지에서 만나봤다. 필리핀 마닐라 이주노동부에서 특별 교육을 받은 100명의 교육생 중 대다수는 4년제 대학 이상의 학력을 지녔다. 한국어는 서툴렀지만 평상시 대화도 영어로 하는 필리핀인만큼 영어는 유창했다. 780시간 이상의 교육과 부대 비용을 지불하면서 한국행을 택한 그들은 각자의 목표와 꿈이 있었다. 가족 부양이 한국행의 중요한 이유였지만 미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지원한 이도 있었다. 케어기버(Caregiver)-NC2 자격을 갖춘 이들은 △기본역량 18시간 △일반역량 18시간 △핵심역량 700시간 등 736시간의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핵심역량 교육에는 영유아·아동을 포함해 노인에 대한 돌봄과 지원 교육이 포함된다. 응급상황 대처와 건강하고 안전한 환경을 유지하는 교육도 이수해야 한다. 교육이 끝나면 병원과 기관에서 수습 과정을 밟
필리핀 정부는 한국에 보내는 가사관리사의 역할을 '아이 돌봄'에 한정했다. 아이를 돌보며 집안을 청소하고 가족의 옷을 빨고 때로는 음식까지 준비하는 등 국내서 기대하는 모습과 차이가 있다. 특히 필리핀 정부는 '원 스트라이크' 정책을 통해 가사관리사가 차별 또는 잘못된 대우를 받을 경우, 일을 거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고용허가제(EPS)로 송출하는 직종에 가사관리사라는 '서비스업'이 추가돼 환영한다는 입장이나 6개월의 시범사업 기간 이후에 가사관리사의 처우와 생활환경 등에 대한 검토를 거쳐 송출 여부를 다시 결정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지난달 19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만난 에티 로즈마리 이주노동부 송출국장과의 문답. -고용허가제(EPS)를 통해 100명의 가사관리사 송출하게 됐는데. ▶2003년부터 한국과 필리핀간 EPS가 체결돼 있다. 제조업에 이어 이제 서비스업까지 확대됐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 -한국 정부와의 협상 과정은. ▶지난해 마지막 분기에 협
오는 9월 한국에서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이 시작된다. 100명의 제한된 인력이 서울 지역에 한해 공급된다. 벌써 한국인 신청자가 1500명을 넘어섰다. 산술적으로 15대 1의 경쟁률이다. 영어 교육과 돌봄에 대한 기대감의 반영이지만 일각에서는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일하는 필리핀 가사도우미와 비교하면서 국내서도 최저시급 이하의 계약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저출산·고령화 대책인 만큼 '싼 값'에 공급해야 이용자들이 늘고 실제 결혼과 육아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실제 홍콩에서 일하는 필리핀 가사도우미들의 생각은 달랐다. '자격 조건'이 다른 만큼 한국의 필리핀 가사관리사가 더 좋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지난달 21일 홍콩 센트럴역 인근에서 만난 38세 엘리는 한국에 가는 가사관리사와 홍콩에서 일하는 가사도우미의 차이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갱신을 통해 6년동안 홍콩 가정에서 일하고 있는 그는 "한국에 가는 가사관리사는 케어기버(Caregi
오는 9월부터 서울 가정에서 필리핀 '가사관리사'가 활동한다. 이달 6일 입국해 3주간의 교육 후 사전 신청한 가족에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본적으로 영어 의사소통이 가능한 필리핀가사관리사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그 '역할'을 두고 오해가 많다. 4일 고용노동부와 필리핀 정부 등에 따르면 한국에 입국하는 100명의 필리핀 가사관리사의 주 역할은 '아이 돌봄'이다. 가사는 아이와 관련된 영역으로 제한한다. 명칭 때문에 가사를 관리하는 것처럼 이해되지만 역할만 보면 '돌봄 관리사'가 적합한 표현이다. 실제 이들이 보유한 자격증도 '케어기버(Caregiver) NC2'다. 양국 정부는 필리핀 가사관리사의 역할로 △옷 입히기△목욕시키기 △먹여주기 등 아동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가사 업무로 규정했다. '아이 돌봄'의 영역 안에서 관련된 가사 업무만 수행하는 것이다. 추가적으로 동거가족 구성원을 위한 부수적이고 가벼운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양질의 돌봄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