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심 쌓이는 제주, 삼우도(3憂島)
제주 경제가 심상치 않다. 잇따른 '바가지 논란'에 내국인 관광객이 급감하고 기후변화로 농수산물 생산 또한 크게 줄었다. 코로나19 때 과잉 투자한 후유증으로 부동산 경기 또한 침체를 겪고 있다. 제주의 현 상황을 진단한다.
제주 경제가 심상치 않다. 잇따른 '바가지 논란'에 내국인 관광객이 급감하고 기후변화로 농수산물 생산 또한 크게 줄었다. 코로나19 때 과잉 투자한 후유증으로 부동산 경기 또한 침체를 겪고 있다. 제주의 현 상황을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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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봐요, 11월인데 반소매 옷 입고 다니잖아. 원래 이맘때는 저런 옷 못 입어요." 지난 7일 제주 서귀포시의 한 부두 앞에서 만난 도민은 눈앞을 지나던 관광객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여성은 흰색 반소매 니트에 청바지를 입은 채 일행과 산책하고 있었다. 이날 서귀포시의 낮 최고온도는 섭씨 21.5도. 겨울이 시작된다는 '입동'이었지만 지난해 여름 평균 기온인 24.7도와 불과 3도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제주시는 올해 10월까지 낮 최고 기온이 31.3도에 달했다. 이같은 고온 현상은 제주 경제에 악몽이다. 농작물 생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제주 바다 역시 언제든 해산물을 넉넉하게 내어주던 풍요로움을 잃었다. ━열과로 열매 다 떨어진 귤나무…남은 귤은 초록빛 가득 ━ 제주 서귀포 성산읍의 한 시설농장에서 만난 강모씨(78)는 껍질이 터진 채 썩어 가지에 붙어있는 레드향을 손으로 따내며 "제주에서 태어나 50여년째 귤 농장을 운영하는데 올
지난 7일 정오 제주 서귀포시 성산일출봉 인근 식당가는 점심 식사가 한창일 시간인데 적막이 감돌았다. 30분간 골목을 지나간 국내 관광객은 어린 자녀 2명을 데리고 와플을 구매하러 온 젊은 부부뿐이었다. 상가 곳곳은 '임대 문의' 문구를 내건 채 텅 비어있었다. 불과 2년 전 내국인 관광객 최다 방문 기록을 경신하며 '역대급 호황'을 누린 제주의 경제가 급변했다. 올해 들어 내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기다시피 해서다. 국민들은 제주 여행을 떠나지 않는 이유로 △고물가 △낮은 가심비 △바가지 등 서비스 불만족 등을 언급했다. 13일 사단법인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제주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은 1000만4548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3%(67만4784명) 적은 기록이다. 월별로 △1월- 6.2% △2월 -13.2% △3월 -19.5% △4월 -5.3% △5월 -4.5%, △6월 -8.1% △7월 -2.0% △8
지난 8일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의 한 아파트. 준공된 지 3년 정도 된 이 아파트에는 120세대 중 37%가 미분양 상태다. 현재 해당 아파트는 공매로 나왔다. 해당 아파트는 제주 국제학교와 위치가 가깝고 주변에 산방산이 있어 투자 가치가 높다고 입소문이 나 과거 3억 중후반대에서 4억 후반대까지 올랐다. 하지만 현재 2억5000만원대에서 3억대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2년 전 서울에서 이곳 일대로 이사 온 김모씨는 "처음에 들어왔을 때 연세가 2000만원대였는데 올해 1000만원대로 깎았다"며 "제가 사는 아파트 1층도 다 비어있다. 일대 부동산 가격이 거의 다 떨어졌다"고 했다. 한 때 제주살이 열풍이 불 정도로 인기를 모았던 제주 부동산 시장이 움츠러들고 있다. 올해 발표한 '제주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1202호였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6월 1414호 △7월 1369호 △8월 1409호로 증가세를 보였다. 애월읍이 598호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영어교육도시가 있
'국내산 제주 방어회.' 제주자치경찰단 수사과는 지난 2월 제주시에 있는 한 수산업체에 기습 방문했다. 식당 메뉴판을 살펴보니 겨울철 대표 횟감인 방어는 원산지가 국내산이라고 적혀 있었다. 당시 단속에 나선 박태언 제주자치경찰단 기획민생수사팀장은 방어가 정말 국내산이 맞는지 되물었다.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수품원)으로부터 제공 받은 수입수산물 이력제 시스템에는 일본산이라고 적혀 있었기 때문. 업주는 눈치를 보더니 이내 고개를 숙였다. 제주가 관광객의 신뢰를 잃은 데는 '비계 삼겹살', '5만원 해산물' 등 바가지 물가 논란이 한 몫을 했다. 소비자 알 권리는 물론 제주 상권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 것. ━흑돼지, 서귀포 귤, 중국산 고춧가루에 일본산 방어까지 ━ 제주자치경찰단은 올해 일본산 방어를 국내산으로 거짓 표시하거나 원산지를 미표시한 업체 7곳을 적발했다. 이들이 판매한 일본산 방어 물량은 4.6톤(t)으로 추산됐다. 적발된 업체 7곳 중 5곳은 농수산물의 원산지표시등에
"중국인 관광객만 의존하는 형태는 실패하는 정책이다. 제주 관광이 해외와 비교해 어떤 매력이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 정수연 제주대 경제학과 교수 "제주는 물류비, 렌트비 때문에 체감 물가가 높다. 여기에 불친절, 바가지 논란까지 물리면서 경쟁력이 없어졌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제주가 기후 변화에 따른 농수산물 수확 감소, 내국인 관광객 감소, 부동산 등 자산 가격 급락 등으로 '삼우도'(3憂島)가 된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내국인 수요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인 등 외국인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제주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고 지속적인 내국인 수요로 기초 체력을 끌어올려야 장기적인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① 점점 빨라지는 기후 변화… "생산 작물 다변화 필요"━ 전문가들은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주 지역의 생산 작물과 농법의 다변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제주 농산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내국인을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