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과거=돈' 디지털 장의사의 세계
온라인 세상에서 '잊힐 권리'는 디지털 장의사라는 직종을 만들어냈다. 디지털 장의사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이들이 남긴 온라인상 흔적을 지워주는 것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을 위해 일한다. 딥페이크 불법 합성물 삭제에서부터 범죄 등 부끄러운 과거를 지우려는 사람들이 핵심 고객이 됐다.
온라인 세상에서 '잊힐 권리'는 디지털 장의사라는 직종을 만들어냈다. 디지털 장의사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이들이 남긴 온라인상 흔적을 지워주는 것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을 위해 일한다. 딥페이크 불법 합성물 삭제에서부터 범죄 등 부끄러운 과거를 지우려는 사람들이 핵심 고객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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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많았죠. 대부분 자녀를 둔 부모였어요." "딥페이크 논란 초기에는 문의하는 사람 70%가 피해자였는데, 최근에는 가해자가 70%였습니다."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조작 기술) 불법 합성물(성 착취물)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온라인에 퍼진 글과 사진을 삭제해주는 '디지털 장의사' 수요가 늘었다. 디지털 장의사는 언론 기사나 유튜브,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찾아다니며 의뢰인 관련 흔적을 지우는 사람들이다. 딥페이크 관련 디지털 장의사를 찾는 이들은 피해자에 머무르지 않는다.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 행적을 지워달라는 가해자들도 이들을 찾는다. 30일 디지털 장의사 업체 관계자는 "최근 언론 보도가 늘면서 문의나 의뢰가 이전과 비교했을 때 20~30% 정도 많다"며 "초반에는 피해자 문의가 많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해자들이 더 찾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이전에는 일주일에 1~2건 정도 작업을 했지만 요즘 30건까지 몰린 날도 있다"며 "과거에도 가해자가 의뢰하는 경
미국 온라인 상조회사 '라이프인슈어드닷컴'(Lifeensured.com)은 디지털 장의사의 시초로 평가된다. 2005년 세워진 이 회사는 가입비 300달러(약 40만원)를 낸 회원들이 유언을 남기면 그에 따라 인터넷 계정을 탈퇴하고 게시물을 삭제했다. 또 고인의 사망 소식을 이메일 등으로 전하거나 자동 응답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상 지인들에게 알렸다. 라이프인슈어드닷컴을 필두로 미국과 일본 등에서 온라인 상조회사가 여럿 생겼다. 레거시로커(LegacyLocker)·데드스위치(DeadSwitch) 등은 온라인 기록물 사후 처리 서비스를 제공했고, 일본의 세푸쿠(Seppukoo)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메시지를 삭제해주는 역할을 했다. 다만 언급된 온라인 상조회사 홈페이지는 현재 대부분 닫혀있는 상태다. 국내에서 디지털 장의사 역할은 이들과 사뭇 다르다. 고인을 위한 서비스보다 살아있는 사람 기록을 삭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 디지털 장의업체 대표는 "고인보다는 살아있는 사
디지털 장의사를 논할 때 늘 따라붙는 개념이 있다. '잊힐 권리'다. 디지털 장의사는 디지털 피해자들을 위해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과거의 인터넷 기록물을 삭제해 '잊힐 권리'를 실현한다. ━유럽사법재판소 "개인의 잊힐 권리 인정" ━'잊힐 권리'는 정보 주체가 온라인에서 자신과 관련된 모든 정보 삭제와 확산 방지를 요구할 수 있다는 자기 결정권 및 통제권을 의미한다. 1995년 유럽연합(EU)이 개인정보 처리를 규정하는 '유럽 개인정보 보호 규정 및 지침'을 만들면서 처음 언급됐다. 이후 2012년 EU가 일반정보보호 규정을 제정하며 명문화됐다. 이후 '잊힐 권리' 범위를 두고 업계와 유럽 정부 간의 이견이 이어지다 2014년 EU 최고 법원 유럽 사법재판소가 개인의 '잊힐 권리'를 인정하는 판결을 처음 내리면서 개념이 확립됐다. 판결 이후 유럽에서는 개인이 인터넷상에서 자신의 정보를 삭제하도록 요청할 수 있게 됐다. EU가 채택한 권리 기준은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처리될 당시
늘어가는 디지털 장의사 수만큼이나 전문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는 양상이다. 국내에서는 국가 공인 자격증 부재로 진입 장벽이 낮아 신뢰하기 어려운 업자들을 막을 방법이 사실상 없다. 고객이 삭제 의뢰한 영상을 악용하는 등 사례가 발생하면서 전문가들은 엄격한 자격 심사 제도를 도입해 직업 신뢰도를 높일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유망 직업'…민간자격증도 필수 요건 아냐━ 디지털 장의사는 통신판매업자로 신고하면 누구나 등록할 수 있다. 비싼 장비를 마련하거나 공간을 임대할 필요가 없어 1인 창업을 하기에 알맞고 나이와 성별, 경력이 요구되지 않는다. 개인 정보 유출 피해가 심각해지면서 디지털 장의사는 2016년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5년 내 부상할 새로운 직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듬해에는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평생교육진흥협회가 주관하는 민간자격증까지 등장하며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꼭 민간자격증이 필요한 건 아니다. 자격기본법에 따르면 민간자격증은 국가직무 능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