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대, 숙명의 파트너 '한일'
을사늑약 120주년, 광복 80주년, 한일국교 정상화 60주년. 숙명의 라이벌이자 파트너인 한일 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 시대에 한일만큼 서로 처지가 비슷하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존재도 없다. 한국과 일본이 함께 트럼프의 파고를 넘고 저성장과 저출산·고령화를 극복할 방법을 모색한다.
을사늑약 120주년, 광복 80주년, 한일국교 정상화 60주년. 숙명의 라이벌이자 파트너인 한일 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 시대에 한일만큼 서로 처지가 비슷하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존재도 없다. 한국과 일본이 함께 트럼프의 파고를 넘고 저성장과 저출산·고령화를 극복할 방법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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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이 힘을 합치면 급부상하는 중국의 AI(인공지능)를 견제할 수 있습니다." (기미야 다다시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 "한일 관계가 나쁘면 미국이 그걸 협상 수단으로 활용할 것입니다." (미치시타 나루시게 일본 정책연구대학원대 교수) 15일 광복 80주년을 앞두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만난 일본 내 동아시아·한반도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속에서 한국과 일본이 살아남기 위해선 양국 간 협력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안보 청구서' 앞에 한국과 일본은 동변상련 신세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예산 5% 증액과 미군 주둔에 관한 방위비 인상을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한일 양국이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대비해 한미·미일 연합 작전계획을 통합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또 대만해협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중국에 맞서 한일 선박이 '항행의 자유'를 보장받도록 한일 해군이 공동훈련을 추진하는 방안이 제
한국과 일본이 '외교·국방(2+2) 장관급 회의' 신설을 통해 지역 내 안보 과제를 수시로 소통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경제와 안보 분야에서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 한일 양국이 협력해 역내 리스크를 줄이고 공통의 안보 과제에 대응하자는 주장이다. 니시노 준야(西野純也) 일본 게이오대 교수(한반도연구센터장)는 지난 8일 도쿄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인터뷰를 통해 "양국이 직면한 지역의 안보 과제를 정례적으로 협의하는 2+2 장관급 회의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니시노 교수는 "한일 양국 모두 중국의 군사적·경제적 위압에 직면한 가운데 동맹국인 미국과 연계해 대(對)중국 정책을 공조할 필요가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한미일 프레임 워크를 대중국 견제의 틀로 활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한일 양국에 중국은 중요한 이웃"이라며 "중국과의 건설적인 관계 구축도 절실하다"고
일본의 대표적 안보 전문가인 미치시타 나루시게(道下?成) 일본 정책연구대학원대(GRIPS) 교수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최대 안보위협으로 '대만해협'을 꼽았다. 대만 통일을 추진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치적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군사적 위기를 연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한미·미일 연합 작전계획(작계)을 통합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미치시타 교수는 지난 8일 도쿄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과 일본이 각자 마련한 한반도 유사시 작계를 통합하는 방향은 어렵지만 검토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인·태 지역의 안보 환경 변화를 반영해 한미·미일이 작계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미와 미일은 한반도 위기 상황을 대비해 각각 작계 5015·5022와 작계 5055를 운영하고 있다. 작계는 전쟁을 대비한 전시 작전계획과 평시 국지도발계획 등 두 가지로 나뉜다. 한미 연합훈련 등도 작계를 기반으로 실시된다. 미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가 대만 유사시 주한·주일미군 활용 여부는 미국의 결정에 달려 있다며 한일 양국이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급격한 주한미군 역할 확대나 감축이 벌어지지 않도록 대중국 견제 차원에서 트럼프 2기 미 행정부를 설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미야 명예교수는 지난 8일 일본 도쿄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이재명 정부는 주한미군이 한국에 중요할 뿐 아니라 대중국 견제 차원에서 미국에도 중요하다는 점을 계속 설득해야 한다"이라며 "대만 유사시 주한·주일미군 활용을 한일이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며 "주한미군의 존재와 비용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만큼 대중국 견제 전략에서 주한미군의 필요성을 설득해야 유지와 비용 부담 완화가 가능하다"고 했다. 기미야 교수는 "일본에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라며 "이재명 정부의 인·태 전략이 윤석열 정부 기조를 이어갈지 문재인 정부의 전략적 모호성을 택할지 방향을 모색하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일 양국이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시대를 맞아 외교·안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들이 일본 쪽에서 나왔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상수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전통적 동맹관을 거부하는 트럼프 2기의 등장과 중국의 군사력 증강,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 등 새로운 변수가 한일 양국에 공통적 대응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일본 내 동아시아·한반도 전문가들은 한일 양국이 역사 문제에 일부 이견이 있지만 전략적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운명의 동반자'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미치시타 나루시게(道下?成) 일본 정책연구대학원대(GRIPS) 교수와 니시노 준야(西野純也) 일본 게이오대 교수,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는 지난 8일 일본 도쿄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래지향적 한일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한일 양국에 국방예산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5%까지 증액하고, 미군 주둔 관련 방위비를 인상할 것을
지난 7일 일본 도쿄에서 약 600㎞ 떨어진 오카야마현 나기초(奈義町). 한국의 시골 마을과 다르지 않던 풍경이었지만, 나기초 육아 지원 시설인 '차일드홈'에 들어서자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5살짜리 남자 아이 여러 명이 소리를 지르며 뛰어놀았고 부모들은 한 켠에서 서로 대화하거나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다. 이날 딸 2명과 차일드홈에 방문한 다케모토 나오미씨는 "첫째 아이는 생후 3개월 때부터 이곳에서 신세를 졌다"며 "아이를 낳고 육아 걱정이 많았지만 같은 나이대의 엄마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엄마로서 공감을 얻는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굉장히 큰 힘을 얻었다"며 "아이들이 나기초로부터 사랑을 받고 자랐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이 지역을 만들어가는 존재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일본 혼슈 서남쪽에 위치한 오카야마현 나기초는 한국의 읍면 단위로 지난 6월 기준 인구는 약 5400명이다. 그러나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오쿠 마사치카(?正親) 일본 오카야마현 나기초장이 "저출산·고령화는 한일 양국이 공통적으로 마주한 국가적 난제"라며 "양국이 성공 모델을 만들어 협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쿠 초장은 지난 7일 오카야마현 나기초 사무소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나기초의 출산율은 최근 5년간 2.5명과 3명 사이를 오간다. 일본 내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다. 그러나 2002년까지만 해도 이 곳은 인구 감소로 인근 마을과의 합병 논의까지 이뤄졌다. 당시 주민 약 70%가 합병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투표 이후 자발적으로 예산을 줄여 저출산 극복에 나섰다고 한다. 이에 주목한 우리나라 경북도는 지난달 나기초의 출산율 증대 모델을 정책에 반영하기로 했다. 경북도는 출산부터 육아, 중·고등학생, 대학생까지 생애 모든 단계를 경제적으로 지원해 자녀가 있는 가정의 부담을 줄여주는 나기초 모델을 지역 특색에 맞게 도입해 곧바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오쿠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일본 내 한국인 취업자 수는 약 7만5000명이다. 지난 20년 간 꾸준히 늘었다. 우리보다 앞선 저출산·고령화로 젊은이가 부족해진 일본인은 심각한 '구인난'을 겪고 있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한국 청년들에겐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문제는 한국과 일본에서 총 10년을 나눠 일해도 양국 어디에서도 국민연금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일 양국이 사회보장협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12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총 41개국과 사회보장협정을 맺었다. 사회보장협정은 협정 체결국 간 서로 다른 연금 제도를 조정해 양국민에게 혜택을 부여하는 조약이다. 이 조약은 크게 '보험료 납부 면제'와 '연금 가입기간 합산' 2가지가 있다. 한일은 2004년 2월 '보험료 납부 면제' 협정을 체결해 이듬해 4월 발효했다. 우리 국민이 일본에서 일할 때 일본 연금에 별도 가입해 이중으로 보험료를 납부하는 문제를 방지하는
"한국과 일본은 서로 다르면서도 강한 과학기술의 근육을 갖고 있습니다. 양국의 장점을 합쳐 '단기적 성과'와 '장기적 혁신'을 모두 이룰만한 연구 생태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3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 최고 기초과학연구기관 RIKEN(이화학연구소). 이 곳에서 한국인 최초로 '종신직 수석과학자'로 임명된 화학자 김유수 GIST(광주과학기술원) 교수(IBS 양자변환연구단장)는 13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말했다. 지난해 9월 국내 기관의 초청으로 28년 만에 한국에 복귀한 그는 한일 공동연구의 '기초 체력'을 쌓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RIKEN에서 축적해 온 연구 기반을 한국에 구축하는 한편, 양국 박사생·박사후연구원·신진교수가 연구 경력 전 단계 동안 RIKEN과 IBS를 자유롭게 오가며 꾸준히 연구할 수 있도록 교류 제도를 만들었다. 김 교수는 "오랜만에 경험한 한국의 연구 환경은 속도와 효율성 면에서 매우 강점이 있었다. 의사결정이 빠르고, 목표 지향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