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은 약탈적인가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약탈적 대출’을 비판하고 2금융권의 고금리 개선방안을 지시했다. ‘약탈적 대출 규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국내 금융권이 정부 인식 대로 약탈적인지 살펴봤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약탈적 대출’을 비판하고 2금융권의 고금리 개선방안을 지시했다. ‘약탈적 대출 규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국내 금융권이 정부 인식 대로 약탈적인지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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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적 대출'이란 표현이 등장하기 시작한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집을 잃은 사람들이 월가 점령 시위를 벌이면서 '약탈적 대출'이 금융사의 과도한 탐욕을 비판하는 일반적 용어로 자리잡았다. 이후 국내에서도 금융권의 과도한 채권추심 등을 비판하며 '약탈적 대출'이란 용어가 사용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금융사의 과도하거나 불공정한 '약탈적 대출' 규제를 약속했다. ◇'약탈적'보다는 '과잉' 대출= '약탈적 대출'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없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2011년 9월 발표한 보고서에는 "무엇이 약탈적 대출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일관된 정의 또는 어떠한 대출이 약탈적인 성격에 속하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확립되어 있지 않다"고 기재돼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약탈적 대출에 대한 규제를 정립한 미국의 경우 '기만적·사기적 대출'로 규정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공격적 판매전략을 통해 소비자를 속이거나 계약조
지난 2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취임사에서 언급한 '약탈적 대출'의 장본인은 일주일만에 드러났다. 김 원장은 지난 9일 금감원 부원장 회의에서 "저축은행 고금리 대출 관행을 해소하도록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금감원은 올 2분기 중으로 저축은행의 대출금리 산정체계에 대한 본격 점검에 나선다. 점검 결과를 검토해 올 하반기에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김 원장이 단순히 대출금리 수준이 타 업권에 비해 높다는 이유만으로 저축은행을 지목한 것은 아니다. 금감원은 상환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법정 최고수준의 금리를 매기는 이른바 '대부업식 대출'을 '약탈적'이라고 봤다. 상환능력이 부족해 부실 우려가 높은 8~10등급 저신용자에게 고금리를 책정할 수는 있지만 이보다 상환능력이 좋은 4~5등급 신용자들에게도 저신용자와 비슷한 연 24% 또는 이에 근접한 금리를 부과하는 행위는 잘못이라는 입장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차주 중 81.1%가 연 2
"예금금리는 천천히 찔끔 오르고 대출금리를 빨리 많이 오른다." 은행의 얌체같은 이자장사 행태를 비판할 때 늘상 나오는 얘기다. 실제 그럴까.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금리는 연 3.65%로 가장 낮았던 2016년 8월보다 0.70%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신규 저축성수신 금리(예금금리)는 연 1.31%에서 1.80%로 0.49%포인트 상승했다. 실제로 대출금리 상승세가 예금금리보다 더 빨랐다. 반대로 금리 하락기에는 예금금리 하락세가 더 빨랐다. 2016년 8월 가계대출 금리는 연 2.95%로 1년전 3.13%보다 0.18%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예금금리는 연 1.55%에서 1.31%로 0.24%포인트 떨어졌다. 세간의 속설이 맞는 셈이다. 다만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빠르게 상승하는 이유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다. 대출금리는 시장금리에 연동하기 때문에 시장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대출금리가 올라간다. 반면 예금금리는 은행들이 특정 시점부터 판
#신용등급이 동일한 차주에 대한 A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가산금리는 2017년 4월 1.3%에서 한 달 뒤 1.5%로 0.2%포인트(p) 올랐다. B은행은 2016년 5월 1.06%에서 한 달 뒤 1.41%로 0.35%p 올랐다. 반면 C은행은 지난해 10월 1.52%이던 가산금리가 11월 1.12%로 0.4%p 내렸다. 최근 금융당국이 공개한 주담대 가산금리는 대출 종류나 시기에 큰 차이가 없음에도 은행마다 차이가 컸다. 은행은 대출금리를 통보할 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산정되는지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 차주는 은행이 제시하는대로 이자를 낼 수밖에 없다. 은행들이 이를 악용해 '이자놀이'를 한다는 비판을 받은 이유다. 그렇다면 대출금리는 어떻게 결정될까. 은행의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된다. 기준금리는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 쉽게 말하면 '원가' 개념으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금융채 금리 등이 활용된다. 코
금융당국이 금융권의 대출 연체금리와 예·적금 중도해지이율을 연이어 손보고 있다. 차주의 성실상환, 금융소비자의 계약이행 등을 유도하기 위한 '패널티' 제도가 실상은 이익을 챙기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한 가산금리로 이자놀이?..연체금리 '약정금리+최대 3%포인트' 인하= 오는 30일부터 전 금융권 연체이자율 상한은 '약정금리+3%포인트 이내'로 인하된다. 은행은 약정금리에 기존 6~9%포인트를 더해 최고 15%까지 연체이자를 적용했던 것 대신 앞으로 최대 3%포인트만을 더해 연체금리를 운영해야 한다. 은행연합회는 연체가산금리 인하조치가 시행되면 연간 2000억원의 연체이자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뒤집어 보면 이러한 조치에는 그동안 금융권이 연체이자를 더 받아 챙겼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연체이자 부과가 차주의 성실상환을 유도하고 자본충당 비용, 연체채무 관리 비용 등을 메우기 위한 것이라며 실제론 비용 이상을 소비자에게 부과하며 이익을 취했다는
초저금리 시대에도 한국의 기준금리는 연 1.5%로 주요 금융 선진국에 비해선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은행의 핵심 수익원인 예대마진은 오히려 한국이 크게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간 과당 경쟁과 '이자장사'에 대한 여론의 불편한 시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12일 IMF(국제통화기금)이 발간하는 IFS(International Financial Statistics)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국내 예금금리는 연 1.56%, 대출금리는 연 3.37%로 예대마진은 연 1.81% 수준이었다. IFS 보고서가 조사한 2012~2016년 5년간 한국의 예대마진은 1.7~1.8% 수준 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75%에서 1.25%로 급락했다. 기준금리 변화에도 예대마진이 비슷했던 것은 국내 은행들이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를 비슷하게 조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주요 금융 선진국들의 예대마진은 한국에 비해 월등했다. 2016년 기준 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