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 과학, 나쁜 과학
혈액순환 개선,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다는 ‘음이온 상품’ 광고를 곧이곧대로 믿었던 결과는 참혹했다. 알고보니 1급 발암물질 라돈을 내뿜는 ‘방사능 침대’였다는 실상은 우리 사회가 ‘유사과학’ 문제의 심각성에 얼마나 둔감한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과학이란 탈을 쓰고 우리 생활 곳곳에 파고든 유사과학에 대해 알아본다.
혈액순환 개선,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다는 ‘음이온 상품’ 광고를 곧이곧대로 믿었던 결과는 참혹했다. 알고보니 1급 발암물질 라돈을 내뿜는 ‘방사능 침대’였다는 실상은 우리 사회가 ‘유사과학’ 문제의 심각성에 얼마나 둔감한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과학이란 탈을 쓰고 우리 생활 곳곳에 파고든 유사과학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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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OX 문제를 풀어보자. (1)칭찬을 받으며 자란 양파는 잘 자란다. (2)선풍기를 틀고 자면 죽는다. (3)산성체질을 중화시키려면 알칼리수를 마셔야 한다. 정답은 모두 X다. 만일 세 문제 모두 O라고 답했다면 ‘유사과학’을 아무 의심없이 받아들였다는 얘기다. 언뜻 들으면 과학적인 것 같지만 사실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 없는 주장이나 이론을 유사과학이라고 말한다. 최근 일어난 ‘라돈 침대’ 파문은 유사과학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보여준 사건이다. “침대에서 나오는 음이온이 불꽃같은 활력을 되찾아 준다”고 광고한 대진침대 매트리스에서 1급 발암물질인 방사성 원소 라돈이 검출되면서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이어 또한번 충격을 안겨줬다. 1990년 일본에서 음이온이 몸에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음이온 방출 기능이 각종 제품에 적용됐다. 음이온 열풍은 2000년 국내로 넘어와 정수기, 공기청정기, 속옷, 화장품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됐다. 게르마늄 주얼리는 ‘음이온
“O형은 리더십이 있어 정치가가 어울린다. A형은 소심해서 소개팅에서 피해야 할 타입이다. AB형은 천재 아니면 바보다. B형 남자는 변덕이 죽 끓듯 한다.” 혈액형으로 사람의 성격을 판단하는 ‘혈액형 성격론’은 유사과학의 대표 사례다. 혈액형을 결정하는 것은 적혈구 표면에만 작용하는 유전자 효소다. 이 효소가 사람의 감정·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는 아직 없다. 사람은 처한 상황에 맞춰 때론 소극적이거나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때가 있다. 그만큼 사람의 성격은 입체적이어서 4가지 보편적인 타입으로 나누기 힘들다. 하지만 혈액형에 따른 성격 구분이 맞게 느껴진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많다. 왜일까. 심리학자들은 ‘선택적 지각’과 ‘확증편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선택적 지각은 자기에게 의미 있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확증편향은 원래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는 것을 확인하려는 경향을 뜻한다. 이를테면 A형인 사람이 어느 한순간 소심하게 굴면 “그럼, 그렇지”
‘평균 1.31v/m 전자파 감소.’ 국내 한 기업이 스마트폰용 전자파 차단 필름의 효과를 광고한 문구다. 하지만 지난 15일 한국과학기술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자파안전포럼’에서 김기회 국립전파연구원 연구관은 “휴대전화나 가전제품용 전자파 차단제품은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없고 폰이나 가전제품 전자파에 크게 신경쓸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또 “전자파를 차단한다는 과대·과장광고 상품은 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적발해 시정조치하고 있지만 끝도 없이 나오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전자제품을 쓰면 전자파가 나와 우리 몸에 해롭다는 근거 없는 이야기가 떠돈다. 이 때문에 전자파를 막아준다는 제품이 십수년 전부터 꾸준히 판매됐다. 전자파 차단 필름을 휴대폰 뒷면에 붙이고 선인장 같은 다육식물이 전자파 흡수에 좋다며 모니터 옆에 두길 권한다. 과연 효과가 있을까. 필름이 전자파를 모두 잡아준다면 외부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휴대폰은 먹통이 돼야 한다. 모니터가 방출하는 전자파를 어른 손만 한 선인장
“내가 쓰거나 먹어봤는데 정말 몸이 좋아지더라 등의 개인의 주관적 경험은 틀릴 때가 더 많아요. 유사과학을 전파하는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이나 가까운 지인이 경험한 사실을 근거로 내세운다는 겁니다.” 유사과학의 피해를 다룬 ‘과학이라는 헛소리’의 저자 박재용 과학커뮤니케이터(사진)는 유사과학에 속지 않기 위해 3가지를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과학은 ‘재연 가능성’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다. “동일한 약품이나 제품을 사용했는데 극소수에게만 효과가 나타났다면 재연 가능성이 희박한 경우죠. 신뢰하기 힘든 제품이나 약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 번째로 “기존 학설을 뒤집은 획기적인 성과”라고 광고하면 일단 유사과학을 의심해야 한다. 기존 과학은 약 200년에 걸쳐 수많은 과학자의 검증과정을 거친다. 새 주장에는 ‘가설’이라는 딱지가 붙고 이 가설들은 대중에게 공표되기 전 논문 형태로 학술지에 발표된다. 학술지에 투고된 논문은 해당 분야 전문가로부터 타당성을 검토받고 이 과정을 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