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속쏙알기(6) 금융
"북한 속쏙알기(6) 금융"은 북한의 경제·금융 구조, 화폐 제도, 금융기관 동향 등 신뢰할 수 있는 최신 데이터와 전문가 해설을 기반으로 북한 내부의 금융 시스템과 현실을 깊이 있게 분석하는 시리즈입니다. 국내외 북한 연구자, 경제 전문가의 검증된 자료를 토대로 객관적 시각을 제공합니다.
"북한 속쏙알기(6) 금융"은 북한의 경제·금융 구조, 화폐 제도, 금융기관 동향 등 신뢰할 수 있는 최신 데이터와 전문가 해설을 기반으로 북한 내부의 금융 시스템과 현실을 깊이 있게 분석하는 시리즈입니다. 국내외 북한 연구자, 경제 전문가의 검증된 자료를 토대로 객관적 시각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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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는 ‘은행’이란 이름이 붙은 기관은 여러 곳이지만 여·수신 기능을 담당하는 곳은 조선중앙은행 하나뿐이다. 북한은 ‘인민이 벌어들인 돈은 인민을 위해 국가가 통일적으로 장악하고 관리한다’는 원칙에 따라 해방 직후 58개였던 금융기관을 조선중앙은행으로 통폐합하고 국가정책금융은 물론 기업과 개인 대상의 금융까지 모두 담당하도록 했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은 조선중앙은행을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 돈을 맡기는 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인출은 자유롭지 못해서다. 특히 1994년 극심한 경제난인 ‘고난의 행군’과 여러 차례에 걸친 화폐개혁으로 조선중앙은행에 대한 불신이 극대화했다. 구권을 신권으로 교환하려면 자산 전액을 조선중앙은행에 맡겨야 한다고 선전한 뒤 돈을 맡기면 인출은 극히 일부만 허용하거나 예금 만기를 무기한으로 늘려 사실상 주민들의 돈을 강탈했기 때문이다. 조선중앙은행에서 개인 대상의 대출은 아예 금지돼 있다. 기업은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자금 공급능력에 한계가 있어 사실상 어려
북한의 사금융 시장은 '돈주'라는 신흥부유층이 장악하고 있다. 국내에서 전주(錢主)라 불리는 사채업자와 비슷하지만 제도권 금융시장이 없는 북한에서는 사실상 민간 금융회사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돈주는 북한 시장화를 이끌고 있는 집단으로 막강한 현금 동원능력을 가지고 있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5만~10만달러 이상을 보유한 돈주는 24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돈주는 초창기에는 재일교포, 화교 중심이었다. 시장화 초기에 여유자금을 가질 수 있는 계층은 해외에서 달러를 가져올 수 있는 집단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차 무역 및 외화벌이 일꾼, 밀수꾼, 탈북자 가족, 장마당 장사꾼, 노동당 간부 부인 등 돈주의 출신성분과 직업이 다양화되고 있다. 장마당 등이 활성화되면서 북한 내에서 돈을 축적할 수 있는 계층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돈주는 개인 대부업을 주된 사업으로 한다. 민간 은행이 없는 북한에서는 일반 사람이 돈을 빌리기 위해서는 돈 많은 돈주한테 찾아갈 수밖에 없다.
북한의 은행들은 정책 금융 및 기업 금융을 통해 주로 북한지도부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일반 주민들이 예금을 하거나 대출을 받는 등 개인금융을 위한 상업은행은 아직까지 설립되지 않았다. 북한에는 1959년 유일한 외화관리 기관으로 조선무역은행이 설립됐다. 하지만 1970년대 후반부터 북한의 경제가 내각이 관장하는 국가계획경제·인민경제와 노동당이 직접 관리하는 '김정일 궁정경제'로 분리되면서 외화관리시스템도 이원화돼 노동당 산하 특수단위의 자체 외환은행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현재 조선무역은행 산하에는 조선광선은행과 조선금강은행이 있다. 조선광선은행은 행정적으로는 무역은행 소속이지만 맡은 역할과 자금관리는 무역은행 통제를 전혀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화거래를 하는 모든 무역은행 거래자들로부터 의무적으로 3%의 납부금을 징수하는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의 직접적인 관리를 받아왔다. 즉, 김씨 일가의 비자금 및 특수자금을 별도로 관리하는
북한에는 개인이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경우가 거의 없고 은행의 개인대출은 금지돼 있다. 은행은 북한 주민들의 삶과 동떨어진 존재인 셈. 미리 돈을 당겨 쓰는 신용공여의 기능이 있는 신용카드도 없다. 하지만 충전식 현금카드는 활발하게 이용된다. 특히 최근 북한에선 온라인 쇼핑몰이 배달 서비스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려 현금카드를 발급받는 사람들이 많다. 북한의 현금카드는 달러 등 외화 상품 구매에 쓰는 외화카드와 북한 원화 결제에 쓰는 내화카드로 나뉜다. 외화카드는 북한의 유일한 외화 관리기관인 조선무역은행이 2010년부터 발급하기 시작한 나래카드, 북한의 호텔, 백화점, 식당 등 외화벌이 기관을 고객으로 영업하는 고려은행이 2011년 선보인 고려카드 등이 대표적이다. 내화카드는 한국은행 격인 조선중앙은행이 2015년부터 발급한 전성카드가 있다. 충전식 현금카드는 체크카드나 직불카드처럼 은행 계좌와 연동되지 않는다. 카드에 현금을 미리 충전해 쓰는 선불카드다. 카드
북한에는 민간 보험사가 없이 국가가 직접 보험을 운영한다. 북한에서 보험은 사유재산 보호 목적이 아니라 국가소유 시설물 등의 사고 피해를 복구할 재원 조달을 위한 국영공제기관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다만 나진, 선봉 등과 같은 특수경제지대에서는 외국투자가와 해외 조선동포, 기업대표부 등도 보험업을 할 수 있지만 활성화되진 않았다. 결국 북한에는 보험사가 조선민족보험총회사 한 곳 뿐이다. 조선민족보험총회사는 북한 기관이나 기업, 주민을 대상으로 각종 보험상품을 제공하고 매년 보험 순수익을 중앙은행 국고국에 납부한다.북한에서는 개인들이 보험에 가입하더라도 실제로 보험계약서를 발급하지 않고 발급하더라도 가입자가 아닌 정부기관이 보관한다. 따라서 북한주민들은 자신이 가입한 보험약관이나 규정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 북한의 보험상품은 가입대상에 따라 인체보험과 재산보험으로 구분돼 다른 나라와 유사하지만 실제 운영되는 상품은 상당히 제한적이다. 우선 인체보험은 가입 대상이 16세 이상
2000년대초부터 최근까지 이어진 대북 제재로 북한과 직접적인 금융거래는 쉽지 않다. 하지만 북한의 금융시장에 진출하려는 시도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주로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이뤄진 지원이지만 북한의 가능성을 보고 진출을 꾀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가장 먼저 나선 건 국제단체들이다. 국제농업개발기금(IFAD)는 북한 농촌 빈곤퇴치를 위해 저소득 농민과 여성을 대상으로 소액대출을 진행했다. IFAD는 세계 식량문제를 해결하고 개발도상국의 농업개발을 위한 자금지원을 위해 1978년에 설립된 UN 특별기구다. IFAD는 1996년부터 2008년 6월까지 양잠개발, 곡식 및 가축재건, 고산지역 식량 안전성 등 3개 프로젝트에 약 9810만달러를 조선중앙은행을 통해 투자했다. 조선중앙은행은 5% 고정 금리로 협동농장을 통해 농가에 대출했다. 농가 소득이 크게 늘어나는 등 사업은 성공적이었으나 대북 금융제재로 자금지원이 중단됐다. 특히 IFAD는 2013년까지 투자금액 중 4070만달러를
남북한은 남북경협과 관련해 해상적하보험, 남북한주민왕래보험, 건설공사보험 및 선박보험, 경수로건설보험 등을 운영해 왔다. 보험상품이 인가된 후 현재까지 각종 보험사고가 수 차례 발생했으나 남북한의 특수성 상 사고 배경이나 피해규모, 처리방식 등은 국내에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 ◇북한에서 사고나면 손해사정 어려워=보험사고가 발생하면 보험회사는 발생한 손해가 가입한 보험이 담보하는 것인지, 손해액과 보험금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결정하는 손해사정을 해야 한다. 하지만 남북한 간에 보험사고가 나면 손해사정을 하기 어렵다. 손해사정을 하려면 손해사정인이 사고현장을 직접 방문해 조사해야 하는데 보험 분야에서 남북한 간 공식적인 교류가 없었기 때문에 북한지역의 사고현장을 방문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북한지역에서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남측 보험사가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손해사정을 하거나 예외적으로 남북한 협의 하에 언론에 공개하지 않고 비밀스럽게 손해사정을 진행하기도 하는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