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깃발' 걷어내기
문재인 정부가 '붉은 깃발' 걷어내기에 나섰다. 붉은 깃발법(적기조례)은 1861~1896년 영국이 자동차 속도를 제한하기 위해 차 앞에 붉은 깃발을 든 사람이 걸어가도록 의무화한 것을 말한다. 마차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자동차 속도를 내지 못하게 한 반시장적 규제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사회 곳곳의 '붉은 깃발'을 걷어내는데 혁신성장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게 문재인 대통령의 시각이다. 한국판 붉은 깃발의 실체를 짚어본다.
문재인 정부가 '붉은 깃발' 걷어내기에 나섰다. 붉은 깃발법(적기조례)은 1861~1896년 영국이 자동차 속도를 제한하기 위해 차 앞에 붉은 깃발을 든 사람이 걸어가도록 의무화한 것을 말한다. 마차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자동차 속도를 내지 못하게 한 반시장적 규제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사회 곳곳의 '붉은 깃발'을 걷어내는데 혁신성장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게 문재인 대통령의 시각이다. 한국판 붉은 깃발의 실체를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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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활용을 제한하고 원격의료를 금지한 현행 법령이 의료기기 진입규제(1호), 인터넷은행 은산분리(2호)에 이어 문 대통령의 세번째, 네번째 '붉은 깃발'로 꼽히고 있다. 12일 청와대와 정부, 국회를 종합하면 당국은 이 과제들을 포함, 국내 각 분야별 혁신성장을 가로막는 핵심 규제를 한국판 붉은 깃발로 보고 그 해결에 국정역량을 집중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9일 기자들과 만나 "개인정보에 관한 규제와 원격의료를 포함한 의료관련 규제를 중요한 과제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식별조치는 조각난 개인정보를 재조합해도 개인신상을 알 수 없게 처리하는 것이다. 빅데이터와 핀테크 활성화에 필수요소다. 지난 정부부터 격렬한 논쟁을 일으킨 원격의료도 고령화 및 첨단의료 시대에 규제 빗장이 풀릴지 주목된다. ◇의료기기·은산분리·개인정보..속도 내는 혁신= 정부는 그동안 투트랙으로 규제혁신을 해왔다. 현장의 작은 과제(스몰딜 small deal)는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최근 미국 뉴욕시가 30일 이내 숙박을 제공하는 임대자의 이름, 주소 등 개인정보를 제출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영구임대 중인 건물에 단기임대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인데, 이로써 내년 1월부터 뉴욕시에 숙박 공유업에 대한 규제가 시작된다. 숙박 공유 서비스를 통한 단기임대의 수익성이 높다 보니 원래 장기임대로 살던 서민이 쫓겨나는 ‘투어리스티피케이션’(관광+젠트리피케이션)의 부작용을 막기 위한 조치다. 미국만큼 관광대국인 일본도 규제를 확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6월 민박법을 시행하면서 허가받지 않은 민박들을 모두 에어비앤비에서 퇴출했다. 이 때문에 일본 내 속소 6만 2000개 중 80%에 해당하는 4만 개가 사라져 올여름 일본 여행을 계획하던 외국인들 사이에서 숙박 대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주거구역에 관광객이 들어오면서 단기 임대 문제와 더불어, ‘오버투어리즘’에 대한 항의가 이어지고 있고 성폭행과 몰카 등 범죄도 일부 잇따르면서 숙박 공유업에 대한 규제도
#70대로 보이는 한 남자가 넓은 호수에서 노를 저어 수상 저택에 도착한다. 왼손으로 허리를 받쳐가며 대문을 여는 게 허리 통증을 겪는 모양이다. 책상에 앉은 노인은 태블릿PC를 켜고는 몇 가지 정보를 입력한다. 그리고 잠시 뒤, 모니터에 흰색 가운을 입은 의사로 보이는 여성이 등장하고 노인과 대화를 시작한다. 화면에는 Doctor(의사), Nurse(간호사), Physiotherapist(물리치료사) 등이 Patient(환자) 주변을 보호하는 듯한 텍스트 그래픽이 연출된다. 핀란드 정부의 자랑거리인 'e-헬스 서비스' TV 광고물의 한 장면이다. '버추얼 클리닉(Virtual Clinic)'이라고도 불리는 이 서비스는 핀란드판 원격의료다. 한국에서는 의사들 집단반발로 좀처럼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우리나라 원격의료는 외딴 섬 같은 격오지, 군부대 등 의료 취약지에서만 시범사업으로 일부 진행되는 게 전부다. 병도 고혈압, 당뇨 등으로 제한된다. 단순히 정부 규제 때문만
"곳곳이 '붉은 깃발'인데 우버나 에어비앤비 같은 성공사례가 나올 수 있나요. 규제 당국 한마디면 하루 아침에 폐업 위기에 몰리는 상황인데…." 한국 경제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이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 장벽에 존폐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규제 혁신에 적극 나서겠다던 정부도 주요 사안마다 이해관계자들의 반대에 부딪혀 이렇다 할 성과를 못내고 있다. ◇70% 구조조정에, 영업중지 위기…규제에 발목 잡힌 스타트업='한국판 우버'로 불리던 승차공유 스타트업 '풀러스'의 구조조정 사태는 규제에 성장이 막힌 대표 사례로 꼽힌다. 자가용 출퇴근자(드라이버)와 목적지가 같은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로 주목받은 풀러스는 지난해 네이버, SK 등 굵직한 투자자들로부터 220억원의 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원하는 시간을 선택해 카풀을 제공하는 '출퇴근 시간 선택제'에 대해 서울시가 경찰 조사를 의뢰하고, 택시업계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지난 6월 결국 사
2015년 스타트업 더파머스는 전국 유명 빵집이나 떡집, 반찬가게 등 맛집 음식을 소비자가 편하게 맛보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식품유통 플랫폼인 마켓컬리를 오픈했다. 마켓컬리가 전국 유명가게 제품을 온라인플랫폼에 올리고 소비자 주문을 받아 배송까지 해주는 방식이다. 저녁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까지 집 앞에 배송해준다. 소비자로서는 신선한 제품을 아침에 즉시 받아볼 수 있고 가게들은 판로를 개척해 매출을 확대할 수 있는 윈윈모델이었다. 이른바 '푸드 큐레이션' 서비스다. 실제 마켓컬리는 서울 이태원의 유명빵집인 '오월의 종'의 빵과 떡, 쿠키 등을 입점시켜 인기리에 판매했다. 그런데 지난해말 이 사업을 접어야 했다. 식품위생법에 저촉됐기 때문이다. 현행 식품위생법은 '식품 등을 제조 가공하는 영업자는 시설기준에 맞는 시설을 갖춰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오월의 종 같은 소규모 제빵점은 '즉석판매제조업체'로 분류된다. 이들이 온라인 판매를 하려면 식품제조업 허가를 받아야 한다
잇따라 현장방문을 통해 규제혁신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3번째 현장은 ‘개인정보보호 규제’다. ‘개인정보보호’는 지나치게 과도한 규제로 혁신경제의 싹을 잘라버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2일 정부부처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르면 이달 말 개인정보보호 규제 개혁을 위한 현장행보에 나선다. 규제로 막혀 있는 혁신경제 방안들은 대부분 이익집단의 반발, 시민단체의 진영 논리에 갇혀 있는 것들이다. ‘개인정보보호’ 규제는 문 대통령의 앞선 현장행보였던 ‘원격의료’, ‘인터넷전문은행’과 함께 시민단체가 반대하는 대표적인 분야다. ◇“데이터는 4차산업의 원유..규제로 활용 못해”= 흔히 데이터는 4차산업혁명 시대의 원유(原油)에 비유된다. 하지만 한국은 원유 활용이 극히 제한적이다. 데이터 생산의 기본이 되는 개인정보 활용이 각종 규제에 막혀 있기 때문이다. 2014년 신용카드 정보 유출 사태를 비롯해 수차례의 개인정보 유출, 해킹 사고로 인해 소비자들의 불신이 누적되면서
“자신만의 비법과 기술로 무장한 미슐랭 5스타 요리사라고 한들 재료 구하는데 어려움이 크다면 다른 요리사보다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전세계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산업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IT(정보기술) 강국인 우리나라가 개인정보보호법 규제에 가로막혀 4차산업혁명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세계 최대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가 창업 10년 만에 기업가치 35조원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는 빅데이터가 큰 역할을 했다. 2억명의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하며 남긴 빅데이터를 분석, 개인 맞춤형 숙박정보를 제공하면서 급성장했다. 출시 수년 만에 카드를 꺾고 결제액 1위에 오른 중국의 간편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의 성장동력 역시 빅데이터다. 알리페이에는 5억명의 스마트폰 결제정보가 매초 2000건씩 쌓인다. 알리페이나 에어비앤비의 사례처럼 데이터는 간편결제, 숙박공유 등 모바일을 플랫폼으로 한 신규 서비스를 비롯해 AI(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 새로운 황
19세기 후반, 영국 거리에는 기이한 풍경이 펼쳐졌다. 자동차는 '붉은 깃발'을 든 사람의 뒤를 느릿느릿하게 따르면서, 마차나 말이 지나갈 때마다 멈췄다. 마차는 물론 자전거나 행인보다도 느렸다. 심지어 몇몇 사람들은 눈살을 찌푸리며 자동차에 돌을 던지기도 했다. 세계 최초로 증기기관을 발명하고 자동차를 상용화한 영국은 왜 자동차 산업을 장악하지 못했을까? 이 질문에 영국인들은 종종 붉은 깃발을 이유로 든다. 1861년 영국 의회는 '도로 위 기관차량 조례'를 시행하고, 4년 뒤 이를 개정해 '기관차량 조례'(Locomotive Acts)를 만들었다. 새 조례에 따르면 증기자동차에는 반드시 세 명이 탑승해야 했다. 운전수, 증기엔진용 물을 끓이는 기관원, 그리고 기수이다. 기수는 자동차 55m 앞에서 걸어가며 붉은 깃발을 흔들어 자동차가 접근한다는 것을 알려야 했다. 이 조례가 붉은깃발법으로도 불리는 이유이다. 자동차 주행속도는 시골에서 시속 6㎞, 도시에서 3㎞로 제한됐다. 성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