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그리 올드
노인들의 분노가 심상치 않다. 노인 강력범죄가 급증하고 길가에서 공공장소에서 갖가지 이유로 격분하는 어르신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젊은층은 이런 노인을 이해 못해 세대간 갈등은 더 깊어진다. 이들은 왜 분노하는 것일까. '앵그리 올드'의 현상과 원인을 짚어보고 해법을 모색해봤다.
노인들의 분노가 심상치 않다. 노인 강력범죄가 급증하고 길가에서 공공장소에서 갖가지 이유로 격분하는 어르신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젊은층은 이런 노인을 이해 못해 세대간 갈등은 더 깊어진다. 이들은 왜 분노하는 것일까. '앵그리 올드'의 현상과 원인을 짚어보고 해법을 모색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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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 모르겠다, 더러운 세상. 이러면서 갑자기 눈이 확 돌아가 사고 치는 거야" 23일 서울 탑골공원에서 만난 김호근씨(70)는 젊은 시절 30여년 간 제약회사에서 일하던 직장인이었다. 현재는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며 쉬는 날이면 공원을 찾아 술을 마신다. 김씨에게 이틀 전 경북 봉화에서 발생한 엽총 난사 사건을 물었다. 왜 이렇게 노인의 분노 범죄가 일어나느냐는 질문이다. 김씨는 "우리처럼 나이든 사람들은 젊어서 고생도 많이 했고 억울한 일이 있어도 늘 한발 뒤로 물러섰다"며 "하지만 요즘 세상은 이상하게 돌아간다. 그러니 누군가 참고 참다가 사고를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기 울음소리'가 멎은 대한민국의 빈자리를 노인들의 분노가 채우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갈수록 인구비중이 높아지는 노인들이 돌변하고 있다. 범죄 피해자, 사회적 약자로만 취급됐지만 이제는 직접 무기를 들고 범행을 저지른다. 올해 7월 경기도 분당에서는 한 60대 남성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의 예의 없
고령자 범죄가 최근 5년 새 45% 급증했다. 살인·방화 등 '강력범죄'와 폭행·상해 등 '폭력범죄'가 모두 늘었다. 23일 경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65세 이상 고령자 범죄는 2013년에 비해 45% 급증했다. 2013년 고령범죄자 수는 7만7260명이었는데 매년 증가해 지난해는 11만2360명으로 늘었다. 고령자 범죄 증가 추세는 전체 범죄 발생 건수가 2013년 185만여건에서 지난해 166만여건으로 다소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고령자의 범죄 유형별로 살펴보면 강력범죄와 폭력범죄 모두 대폭 늘어났다. 강력범죄의 경우 2013년 1062명인데 비해 지난해에는 1808명으로 70.2% 늘었다. 강력범죄는 살인·강도·방화 등을 포함한다. 폭력범죄 역시 2013년 1만4216명에서 지난해 2만350명으로 43.1% 증가했다. 범행 동기로는 '기타'와 '미상' 등을 제외하고는 부주의와 우발적인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고령자 범죄의 범행 동기로는 부주의가 13.5%, 우발적인
대학생 박모씨(25)는 최근 한 범죄피해자지원기관에서 상담을 받았다. 몇 달 전 지하철에서 새치기하는 노인에게 항의했다가 험한 욕설과 함께 지팡이로 두들겨 맞은 게 트라우마로 남아서다. 경찰 조사에서 "순간 욱해서 그랬다"고 사과한 노인을 선처한 후에도 박씨는 대중교통에서 큰소리를 내는 노인들을 볼 때마다 신경이 곤두서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공공장소에서 고성을 지르거나 분노를 쏟아내는 노인들을 보는 젊은 세대의 시선은 싸늘하다. 소셜미디어에는 버스에서 자리 양보를 강요하며 윽박지르는 노인들을 찍은 영상이 공유되고 ‘노인충’(노인+벌레), ‘틀딱(틀니를 딱딱거리는 노인)’이란 비하 표현들이 쓰인다. 이른바 '혐로'(노인혐오, 嫌老)다. 5세 아들을 키우는 이모씨(34)는 아이를 키우면서 '노인포비아(phobia·공포증)'에 걸릴 지경이다. 임산부 시절 지하철에서 자리를 찾아 앉으면 노인들에게서 '애 가진 게 대수냐'는 소리를 기본으로 들었다. 작년에는 아이를 유모차에 태운 채로 신도
노인 범죄는 일본의 오랜 골칫거리다. 사회 변화에 부적응하고 고립된 노인들의 불안이 분노로 표출됐다는 분석이다. 범죄율을 줄이려는 일본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인 범죄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일본 법무성이 발표한 '2017 범죄백서'에 따르면 각종 범죄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65세 이상 고령자 수는 1997년 1만2818명에서 2016년 4만6977명으로 20년 새 3.7배 증가했다. 교도소에도 고령자가 몰린다. 2016년 입소자 2만467명 중 2498명(12.2%)이 65세 이상 고령자다. 1997년 596명(2.6%)보다 4.2배 증가한 수치다. 여성 수감자는 40명에서 363명으로 20년 사이 10배 가까이 늘었다. 일본에서는 노인 범죄 증가 이유로 '사회 변화 부적응'이 꼽힌다. 노인범죄 문제를 다룬 책 '폭주노인'(2008년)의 저자 후지와라 토모미는 "노인들이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원인은 사회의 정보화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젊은 세대조차 대응하기 벅찰 정
분노하는 노인들, 이른바 '앵그리 올드' 문제는 고령화 시대의 단면으로 해석된다. 노인 범죄를 상시적 현상으로 인정하고 체계적 관리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노인들이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사회·경제적 네트워킹을 활성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2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는 753만3784명으로 전체 인구(5180만6977명)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4.5%에 달한다. 지난해 14%를 돌파한데 이어 계속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UN(국제연합)에서는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14%를 넘으면 '고령사회'로 본다. 이 때문에 늘어나는 노인 범죄는 인구통계학적 관점에 따라 대응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노인 범죄가 늘어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점차 고령화되고 있기 때문에 당연한 현상으로 보고 대비를 해야 한다"며 "지금까지는 노인들의 정신과 건강을 뒷받침해줄 만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