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연탄은 지금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안도현-너에게 묻는다 중에서). 2019년의 세상 사람들에게 연탄은 말한다. 다 식어가는 나의 온기라도 절실하고 그리운 사람들이 있다고.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달동네, 쪽방촌 그 냉골을 버티게 하는 2019년 연탄의 얘기를 들어봤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안도현-너에게 묻는다 중에서). 2019년의 세상 사람들에게 연탄은 말한다. 다 식어가는 나의 온기라도 절실하고 그리운 사람들이 있다고.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달동네, 쪽방촌 그 냉골을 버티게 하는 2019년 연탄의 얘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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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며칠 굶어도 연탄 없이는 하루도 견디기 힘들죠" 서울의 마지막 산동네라 불리는 노원구 중계본동 104번지 백사마을. 이곳에 연탄봉사가 있던 지난달 20일 주민 강길자씨(75·여)가 오랜만에 창고에 차곡차곡 쌓이는 연탄 120장을 보며 말했다.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 백사마을은 전체 1031가구 가운데 418가구가 연탄 난방을 한다. 강씨는 연탄난로를 집안 한 가운데 '신줏단지'처럼 모셔뒀다. 20평짜리 집에서 여섯 식구가 생활하는 강씨네는 하루 6~9장씩 연탄을 때고 있다. 11월부터 4월까지 연탄 1000장은 필요하다. "아침저녁으로 연탄을 갈 때마다 목구멍에 연탄가스가 들어가 여간 매캐한 게 아니다"며 "자다가 연탄가스가 새면 어쩌나 싶지만 이 연탄마저 못 때는 게 더 무섭다"고 말했다. 연탄값이 오르면서 올해 겨울 강씨의 시름은 커졌다. 매년 장애를 가진 아들 앞으로 나오는 연탄쿠폰(바우처) 300장과 사회복지재단인 연탄은행이 제공하는 연탄으로 겨울을 났는데, 연탄
"기부가 연탄으로만 몰리는데 별 수 있어? 연탄 보일러로 바꿔야 살지" 이달 4일 찾은 서울 영등포구 쪽방촌 윤모씨(78·여) 집은 4년 전 멀쩡한 기름보일러를 뜯어내고 연탄보일러를 설치했다. 윤씨는 "교체 비용이 80만원 정도였는데 시에서 지원해준다고 해서 집주인에게 말해 바꿨다"고 했다. 윤씨는 본인 포함 다섯 집이 세 들어 사는 쪽방의 관리인이다. 하루 6~9개 연탄으로 1.5평씩인 쪽방 주민 5명이 난방을 한다. 이 동네에서만 10가구가 최근 5년 사이 윤씨처럼 기름에서 연탄 난방으로 바꿨다. 윤씨는 "고관절이 아파 연탄 갈기도 힘들고, 화재 위험을 생각해도 기름이 낫지만 돈이 없는데 어떡하느냐"며 "기부도 연탄으로 몰리지 않느냐"고 말했다. 쪽방촌 주민들이 연탄보일러로 회귀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쪽방촌 현실에 맞지 않는 기부문화와 연탄쿠폰 등 정부의 보조정책 때문이다. 영등포 쪽방촌에는 506가구가 산다.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이곳은 연탄보일러가 65%, 나머지는 기
"이제 서울에 연탄공장은 딱 2개 남았는데 2~3년 뒤에 살아남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서울에서 2개 남은 연탄공장 가운데 하나인 고명산업에서 21년째 일하고 있는 신희철 전무(65)는 한숨을 내쉬었다. 1970~1980년대만해도 1월이면 연탄을 싣기 위해 공장 앞에 연탄 도매상의 트럭이 줄을 섰지만 이제는 한겨울 한파에도 공장은 한산하다. 연탄을 찍어내는 기계인 '쌍탄기' 10대 가운데 절반은 가동을 멈췄다. 공장 매출이 줄면서 100명이 넘었던 직원들은 이제 30여명으로 줄었다. 30~40대 직원들은 모두 나가고 50~70대 직원들만 남았다. 젊은 사람들이 간혹 일자리를 구하려고 연탄공장을 찾았지만 일이 힘들어 한 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뒀다. 신 전무는 "최근 5년간 판매량 추이를 보면 매년 전년대비 15~20%씩 줄고 있다"며 "지난해 1800만장을 팔았는데 올해는 1500만장도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광해관리공단에 따르면 1980년대 전국에 279개였던 연탄공
한때 '검은 보석'으로 불렸던 연탄이지만 현실은 애물단지로 전락한 지 오래다. 급격한 소비량 감소와 환경 문제가 맞물리면서 정부는 연탄 가격을 대폭 인상해 사용량을 더 줄이려고 한다. 하지만 빚더미에 앉은 대한석탄공사와 연탄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에너지 빈곤층 문제 해결이 골칫덩이다. 연탄 소비량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가정·상업용 무연탄 소비량은 1987년 2358만7000톤에서 10년 뒤인 1997년 138만9000톤으로 94% 줄었다. 소비량은 이후에도 점차 감소해 2017년 107만9000톤으로 나타났다. 20년 전보다 95.4% 감소했다. 연탄 수요가 줄면서 대한석탄공사도 힘들어졌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석탄공사의 2015~2017년 당기순손실 합계는 2248억원이다. 부채는 지난해 6월 기준 1조7692억원에 이른다. 에너지·자원사업 특별회계법에 따라 2010~2017년 석탄공사에 지급된 세금은 3815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정부는 석탄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