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위헌 vs 합헌
'낙태죄의 위헌' 여부가 이르면 이달 늦어도 내달 헌법재판소에서 결정난다. 천주교계를 비롯한 낙태죄 폐지 반대론자들은 태아의 생명권을 훼손하는 어떤 행위도 용인되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반면 국가인권위원회 등은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건강권, 재생산권 등을 위해 낙태죄는 폐지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양측의 목소리를 담았다.
'낙태죄의 위헌' 여부가 이르면 이달 늦어도 내달 헌법재판소에서 결정난다. 천주교계를 비롯한 낙태죄 폐지 반대론자들은 태아의 생명권을 훼손하는 어떤 행위도 용인되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반면 국가인권위원회 등은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건강권, 재생산권 등을 위해 낙태죄는 폐지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양측의 목소리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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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현재 심리 중인 ‘낙태죄 위헌’ 사건에 대해 이르면 이달, 늦어도 내달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헌재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예전보다 커졌다고 전망한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형법에 규정된 낙태죄 조항인 269조와 270조가 위헌인지를 확인해 달라는 헌법소원 사건을 심리 중이다. 낙태죄를 규정한 형법 269조 1항은 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형법 270조 1항은 의사나 한의사 등이 동의를 얻어 낙태 시술을 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동의가 없었을 땐 징역 3년 이하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12년 낙태죄에 대한 위헌 여부를 판단했을 때는 8명의 재판관 가운데 절반인 4명이 위헌 의견을 냈지만 결국 헌재는 합헌 결정을 내려야 했다. 위헌 결정을 위해 필요한 6명의 재판관 숫자에 미치지 못해서다. 당시 헌재는 낙태죄와 관련 태아의 생명권 보호에 더
낙태죄 위헌 여부를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의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합헌 결정이 났던 7년 전과 달리 최근 사회적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미투운동에서 촉발된 여권 권익 신장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우선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받고 있다. 헌재 결론에 영향을 미칠 여러 가지 요소 중 최근 정부가 실시한 실태조사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청와대는 23만명이 지지한 '낙태죄 폐지' 청원에 8년만에 실태조사를 재개했다. 입법권은 없지만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관련 논의를 한 단계 진전시킨 셈이다. 보건복지부 의뢰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2월 14일 발표한 여성 1만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 75.4%가 낙태죄 처벌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개정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3.8%에 불과했다. 개정 이유를 보면 '여성만 처벌하기 때문에'란 응답이 66.2%(복수 응답)로 가장 높았고, 이어 '여성 건강권을 침해해서'라는 응답이 65.5%, '자
'낙태'를 형사처벌하는 것이 현실과 괴리됐단 지적이 잇따른다. 형법 낙태죄 조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가까워 온 가운데 사회적 논의를 할 '민의의 전당' 국회는 잠잠하다. 전문가들은 낙태죄 폐지 여부나 헌재 결정과 관계없이 임신 12주 이내 여성에 대한 자기결정권은 인정하는 법 개정이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문민정부가 들어선 14대 국회(1992~1996)부터 가장 최근인 20대 국회까지 낙태 범위를 구체화하거나 낙태죄 처벌 논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 법안은 10건에 불과했다. 이 법안들은 주로 17대와 18대 국회에서 발의됐는데 회기 중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채 모두 임기만료 폐기됐다. 17대 국회 이전이나 최근인 19~20대 국회에서 낙태 범위에 대한 논의는 전무했다. 17~18대 국회에서 나온 법안들은 모두 기본적으로 낙태에 대한 처벌 자체는 인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형법 낙태죄 조항은 그대로 두고 그 예외를 규정한 모자보건법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위헌심판을 앞두고 지난 2012년 결정 당시 재판관 의견과 신임 헌재 재판관들의 청문회 발언들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헌재는 2012년 8월 낙태죄에 대한 헌법소원에서 4 대 4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당시 김종대·민형기·박한철·이정미 재판관은 낙태죄가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해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성장 상태와 관계없이 태아는 생명권의 주체고 자기결정권의 제한이 생명권 보호보다 중하다고 볼 수 없다"며 합헌 결정을 내렸다. 반면 이강국·이동흡·목영준·송두환 재판관은 "일정 시점까지는 임산부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 줄 필요가 있다"고 반대의견을 냈다. 또 이강국 전 헌재소장을 비롯한 재판관들은 "임신 초기 12주까지의 태아는 고통을 느끼지 못하고 독자적 생존능력도 없다"며 "임신기간에 따라 임산부의 자기결정권을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으나 위헌 정족수 6명을 채우지 못해 합헌이 유지됐다. 그러나 낙태죄 폐지에 대한 여성 당사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위헌 여부 결정을 앞두고 의료계는 '낙태죄를 폐지하고, 낙태수술 허용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태아의 생명권은 존중하지만 임산부를 치료하는 의사로서 여성 건강권 역시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형법을 통해 낙태수술을 금지·처벌하고 있다. 모자보건법에서는 일부 허용사유를 규정하고 있지만 △강간이나 준강간 △혼인할 수 없는 혈족이나 친족 간의 임신 △임산부 생명이 위태로운 경우 등으로 제한했다. 이를 두고 의료계는 "실제 의료현장을 반영하지 못한 규정"이라고 지적한다. 모자보건법상 허용되는 사유로 진행되는 낙태수술은 실제 의료현장에서 극히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충훈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은 "출생 후 생존이 힘든 심각한 질병이나 선천성 기형아라 하더라도 법적으로는 임신중절이 허용되지 않는다"며 "임산부는 정신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수술을 해 줄 병원을 찾아 헤매느라 이중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천주교 등은 낙태죄 폐지를 일관되게 반대하고 있다. ‘태아도 생명’이라는 논리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염수정 추기경의 국회 강론과 종교단체가 대거 참석하는 집회 등을 통해 일관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낙태 후 고통받는 여성들에게도 도움의 손길을 거두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에 대해서는 낙태의 합법화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며 경계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신춘미사에서 "인간의 생명성이 가진 존엄성은 다수의 의견으로, 사회경제적 상황에 따라 다른 잣대로 평가해서는 안 되는 고귀한 가치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낙태죄 폐지 반대에 대한 교회의 입장은 변함없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또 “태아의 생명은 어머니의 생명과는 독립된 개별 인격이며, 태아도 우리와 동일한 생명권을 누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천주교계는 낙태죄 폐지 반대와 더불어 사형제 폐지도 함께 주장하며 신자 의원들에게 생명존중과 국민의 행복을 위한 의정활동에 나서 줄 것을 당부
북반구 선진국과 남반구 개발도상국 사이의 경제적·정치적 격차를 의미하는 '남북 격차'가 낙태권 보장 여부에도 적용되고 있다. 주로 북반구 국가들이 낙태를 전면 허용하는 가운데 남반구 국가들은 낙태를 전면 금지하거나 제한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총 66개국이 가장 엄격한 낙태법을 적용하고 있다. 브라질, 탄자니아 등 주로 남미·아프리카·동남아 일대의 개발도상국 국가들이다. 이들은 낙태를 전면 금지하거나 산모의 생명이 위태한 경우에만 허용한다. 그러나 비영리단체 생식권리센터(CRR)은 "이론적으로 낙태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낙태죄 형사재판 시) 승소한 사례가 적어 사실상 권리행사가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칠레, 몰타,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등은 그 어떠한 예외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산모의 생명이 위태하거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을 때에만 낙태를 허용하는 국가들도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산모의 건강'을 신체적 건강으로 규정하고 있어 낙태가 대부분의 경우 허용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