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가치가 돈이다
돈 잘 벌어 세금내고 일자리 유지하면 착한 기업으로 대접받던 시대는 끝났다. 적극적인 사회 문제 해결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고 이를 유·무형의 기업 수익으로 연결해 경제적 부가 가치까지 실현해내는 게 기업의 시대적 소명이 됐다. 머니투데이가 미래 성장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는 사회가치 창출 사례를 살펴봤다.
돈 잘 벌어 세금내고 일자리 유지하면 착한 기업으로 대접받던 시대는 끝났다. 적극적인 사회 문제 해결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고 이를 유·무형의 기업 수익으로 연결해 경제적 부가 가치까지 실현해내는 게 기업의 시대적 소명이 됐다. 머니투데이가 미래 성장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는 사회가치 창출 사례를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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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은 2004년부터 '희망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주 고객층이 여성이란 점에 초점을 맞춰 자녀를 양육하는 여성 가장(한부모 여성)에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최대 4000만원을 연 1% 금리로 빌려준다. 상환기간은 8년, 이자는 또 다른 여성 가장의 창업지원금으로 적립된다. 지난해까지 문을 연 희망가게는 366곳. 이들의 월평균 소득은 244만원이고, 대출금 상환율은 83%에 달했다. 소상공인 평균소득(194만원·2017년 기준)보다 높아 여성 가장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아모레퍼시픽은 희망가게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는 물론 잠재고객(여성) 구매력을 높여 경제적 가치까지 챙기는 효과를 누렸다. 최근 이처럼 사회 문제 해결과 재무성과를 동시에 달성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을 새로운 성장 전략으로 모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21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에 따르면 매출액 상위 20대 기업은 2017년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998조2000억원의 경제적 가치를
최태원 회장이 주도하는 SK의 사회적 가치 경영이 눈길을 끄는 건 솔직함 때문이다.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겠다'거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겠다'는 식의 뻔한 레토릭(수사)은 없다. 최 회장 본인부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 경제적 가치(돈)를 창출할 수 있다"고 정곡을 찌른다. 경험에서 나오는 자신감이다. SK그룹은 행복나눔재단 등을 통해 지난 10년간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노력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SK는 본격적인 사회적 가치의 기업 경영 실험을 시작하고 있다. 기업의 미래 성패를 건 의미 있는 도전이다. 최 회장은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서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와 사회의 변화를 기다리기 전에 먼저 움직이고 있다. 올해 그룹의 핵심성과지표(KPI)에서 사회적 가치 평가 비중을 50%까지 늘리기로 했다. 매출 100조원 규모 대기업이 기업과 CEO(최고경영자) 성과평가의 절반을 사회적 가치에 둔다는 거다. 그야말로 이전엔 아
"임직원을 동원해 연탄 날라주고 김장 담궈주면 생색낼 수 있었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기업의 사회공헌 양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남는 돈으로 하는 보여주기식, 퍼주기식 지원으론 사회의 기대를 만족시킬 수 없다. 경쟁력 없는 사업으로 그저 '착한 기업'이라는 점만 내세워선 살아남을 수 없는 현실도 사회공헌 외형 변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핵심은 단순봉사가 아닌 가치 재창출이다. 이를테면 청소년 일자리교육이나 벤처 스타트업 발굴 같은 활동이 사회공헌 사업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기업마다 전공을 살려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 그 성과로 기업도 성장할 수 있는 양분으로 돌아오는 식이다. 기업과 업계, 사회가 윈윈하는 사회공헌의 진화다. 삼성은 교육, 좀더 구체화하면 노하우 전수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2년까지 5000억원을 들여 청년 소프트웨어 인재 1만 명을 키우는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를 지난해 시작했다. 2500개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전환을 지원하는 '스
"전 세계 폐기물 문제에 대한 해답은 기업의 책임감 있는 플라스틱 사용뿐이다." 글로벌 종합화학회사인 바스프 이사회 의장이자 최고기술경영자(CTO)인 마틴 브루더뮐러는 올해 초 폐플라스틱 재사용 운동인 '켐사이클링'(ChemCycling)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이렇게 강조하고 첫 시제품 생산에 성공했다. 혼합·오염된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에 보통 소각되거나 매립지로 향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런 점에 주목한 바스프는 폐플라스틱에서 원료를 추출해 다른 화학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열화학적 공정인 켐사이클링을 고안해냈다. 폐플라스틱이 모짜렐라 치즈 포장재와 같은 높은 위생기준이 필요한 제품으로 재탄생할 정도로 쓰임새가 다양하다는 것을 바스프가 발굴한 셈이다. 바스프는 10개사와 함께 켐사이클링을 적용한 냉장고 부품과 단열재 등 신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사회적 가치 실현을 통한 지속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소비자 용품 브랜드 P&G와 펩시코, 유니레버 등 25
금융투자 업계도 사회적 가치창출을 중시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 기업들이 높은 투명성과 공정성을 바탕으로 지속가능성을 높여 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한다는 점에서 투자 가치가 높다는 판단이다. 자산운용사들은 상품 운용 전략을 바꾸거나 새로운 상품을 출시해 관련 수요 잡기에 나섰다. 21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사회책임투자(SRI)펀드 29개의 연초 이후 이달 초까지 평균 수익률은 9.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8.4%)을 웃도는 성과다. '삼성글로벌클린에너지펀드'가 연초 이후 18.2% 수익률로 가장 높은 성과를 보였고 '키움퓨처에너지1펀드'가 15.9%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삼성글로벌Water'펀드, '멀티에셋글로벌클린에너지펀드', 'ABL글로벌에코테크펀드', '미래에셋글로벌혁신기업ESG펀드'가 각각 12~14%대 수익률를 기록했다. 사회책임투자펀드는 기업의 재무적 측면뿐 아니라 비재무적 측면인 '환경'
"사회적 가치 측정과 창출된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이라는 두 가지에 집중해야 한다." 사회적 가치와 관련해 국내에서 가장 앞선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받는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지난달 말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개막식에서 한 말이다. '사회적 가치'를 그룹 경영 전반에 내세우고 다양한 실험을 벌여온 최 회장이 '측정'의 중요성을 유독 강조하고 나서는 것은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해관계자들의 선의에만 의존해서는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사회적 가치 창출이 어렵다는 인식이 기업 내에 확산되고 있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는 "측정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제적 성과를 키워나가기 위해 회계시스템을 도입하듯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서도 실증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이 결과에 따라 합당한 인센티브 제공이 이뤄져야 한다. 이와 관련, 사회 곳곳에서 '무형의 가치'라 여겨져온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