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옆 검찰' 관행이 남긴 것
사법부인 법원 건물과 행정부 소속인 검찰 건물은 왜 항상 붙어 있을까. 꼭 그래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관행인가. 대대적인 개편이 예정돼 있는 검찰을 어디에 두는 것이 적절할 지, 다양한 의견을 들어봤다.
사법부인 법원 건물과 행정부 소속인 검찰 건물은 왜 항상 붙어 있을까. 꼭 그래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관행인가. 대대적인 개편이 예정돼 있는 검찰을 어디에 두는 것이 적절할 지, 다양한 의견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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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는 새로운 형사사법체계 가동이 임박하면서 검찰청을 대신해 신설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 청사를 어디에 둘지를 두고 법조계 안팎의 논의도 시작됐다. 검찰의 수사와 기소·공소유지 기능을 쪼개 두 기관을 새로 만들면서 전국 67곳 검찰청사를 어떻게 활용하고 재배치할지, 새로운 청사를 올릴 부지를 어디에 선정할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①공소청이 검찰청사, 중수청은 신축청사━우선 공소청이 기존 검찰청사를 그대로 이어 사용하고 중수청은 별도 부지에 신축하는 방식이다. 기소·공소유지 기능을 이어받은 공소청은 현재 검찰 기능의 연속선상에 있고 각 지검 단위 조직이 그대로 유지돼 인력 재배치가 용이하다. 비수도권지역의 한 판사는 "재판진행 과정에서 기록이 오가거나 업무진행을 할 때 공판검사가 지근거리에 있는 것이 아직까지 편리한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수청 조직규모, 기능, 지역청 설립 유무 등 논의가 이제 막 시작한데다 시행까지 1년도 남지 않
전국 67개의 법원과 검찰청은 예외없이 바투 붙어있다. 규모 역시 비슷하다. 하지만 해외 법률 선진국에서는 한국처럼 '무조건' 붙어있진 않았다. 대표적인 법원과 검찰청인 서울중앙지법과 서울중앙지검은 직선거리로 300m 안팎, 도보로 7분 거리에 나란히 위치해 있다. 서울남부지법과 서울남부지검, 서울서부지법과 서울서부지검 등은 엎어지면 코 닿을 정도로 가깝다. 그 외 지방법원과 지방검찰청도 대부분 도보 5~10분 내외로 바로 옆에 위치했다. 반면 주요 해외 법률 선진국의 법원·검찰청의 건물은 한국처럼 '무조건' 붙어있는 형태는 아니었다. 영국의 왕립 검찰청(CPS)은 왕립 법원(Crown Court)과는 인접해 있지만 중앙형사법원(Old Bailey)과는 3㎞ 이상 떨어져 있어 도보로 약 45분을 이동해야 한다. 영국의 법원과 검찰이 떨어져 있는 것은 각 기관이 독립된 곳임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일본은 법원과 검찰 건물이 붙어있던 역사적 배경을 제공했지만 우리처럼 법원과 검찰이 나란
수사·기소를 담당하는 검찰청과 재판을 하는 법원이 왜 붙어있는지를 설명하는 가장 흔한 '핑계'는 '행정 편의'다. 판사와 검사, 변호사 모두 이른바 '법조타운' 구조가 기록물 전달이나 구속 피의자 이동에 최적화돼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수사하는 조직이 사법부 옆에 오랜 기간 자리를 잡고 있었던 탓에 재판 결과에 대한 사회적 불신을 초래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9일 "보통 우리나라에서 검찰과 법원이 붙어있었던 이유는 검사들의 편의를 위한 것이었다"며 "검찰과 법원이 바로 옆이면 구속 피의자를 이동시키는 게 용이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각종 영장 등 서류가 매일 검찰과 법원 사이를 오가기 때문에 가까울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한 변호사는 "변호사 입장에서 검찰청과 법원이 붙어 있는 것은 매우 편리한 구조일 수밖에 없다"며 "최근 수사 기록물이 대부분 디지털화 됐다고 해도 여전히 원본은 종이인 경우가 많
형사법정 안에서는 재판장이 법대 위에 앉아있고 그 아래 검사와 변호인이 나란히 마주본다. 하지만 법정 밖으로 나오면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경기 의정부에서 제주에 이르기까지 전국 67개 법원과 검찰청은 예외없이 쌍둥이처럼 붙어 있다. 1948년 검찰청이 출범한 이후 한번도 바뀌지 않았던 모습이다. 원활한 사법 서비스, 동선 효율 등이 이유로 꼽히지만 사법 선진국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구조의 이유는 '관행'이었다. 검찰청 폐지를 계기로 법정 밖에서도 판사와 검사, 변호인의 경계를 새로 그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법원 옆 검찰' 구조는 일제시대의 잔재로 전해진다. 1907년 정미7조약으로 대한제국의 사법권이 박탈된 뒤 같은해 12월 공포된 재판소구성법에는 각 재판소에 검사국을 대치해 설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1910년 조선총독부재판소령은 '검사국을 각급 법원에 부설한다'고 규정하며 법원과 검찰을 한 건물에 두는 체계를 제도화했다. 1928년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