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21년의 명암
2005년 참여정부가 도입한 종합부동산세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상징하는 세금이다. 도입 첫 해 8월31일 '부동산제도 개혁방안'을 통해 강화의 길에 들어섰고, 이후 정권에 따라 강화와 완화를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부자 증세와 징벌적 과세 논란이 뒤따랐다. 이번 세제개편안에서도 종부세를 둘러싼 논쟁이 한창이다. 종부세 21년 역사의 명암을 짚어본다.
2005년 참여정부가 도입한 종합부동산세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상징하는 세금이다. 도입 첫 해 8월31일 '부동산제도 개혁방안'을 통해 강화의 길에 들어섰고, 이후 정권에 따라 강화와 완화를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부자 증세와 징벌적 과세 논란이 뒤따랐다. 이번 세제개편안에서도 종부세를 둘러싼 논쟁이 한창이다. 종부세 21년 역사의 명암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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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부동산세법 제1조는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의 목적을 '조세 부담 형평성 제고'와 '부동산 가격 안정'으로 규정한다. 종부세가 도입된 지 21년이 지난 지금도 이 두가지 목적 달성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다. "정권이 바뀌어도 바꿀 수 없도록 대못을 박겠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언급이 무색하게 종부세는 지난 21년간 조였다 풀렸다의 역사를 반복했을 뿐이다. 정부가 종부세 도입을 공식화 한 건 23년 전이다. 참여정부는 2003년 10월29일 '부동산 보유세 개편방안'을 통해 부동산 과다 보유자에 대한 과세 강화와 부동산 투기 억제 등을 목표로 종부세 법안을 마련했다. 이후 2005년 1월5일 종부세법 제정과 함께 종부세가 도입됐다. 주택분 재산세 과세표준 합산액이 4억5000만원을 초과하면 종부세 대상이 됐다. 당시 재산세 과표적용률이 50%였던 점을 고려하면 공시가격 '9억원'이 기준점이 됐던 셈이다. 과표구간별 1~3%의 세율이 적용됐다. 전년도 부과세액의 150%라는 세부담 상한도 뒀다.
참여정부는 2005년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하며 조세부담 형평성 제고, 부동산 가격 안정 등을 강조했다. 종부세를 부과함으로써 고가주택을 보유한 자산가에게 세금 부담을 더 지우고 주택가격이 과도하게 오르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였다. 이후 정부들은 정권의 입맛에 맞게 종부세 강화와 완화를 반복했다. 집값은 종부세 방향과 달리 제 갈 길을 갔다. ━종부세 도입 이후에도 서울 아파트값은 장기 우상향━머니투데이가 종부세 도입 1년 전인 2004년 1월부터 2026년 7월까지 월별 서울 아파트 매매가 지수(2026년 6월 100. 0 기준) 추이를 분석한 결과, 장기 우상향 흐름이 관찰됐다. 중간에 가격이 일부 하락하는 등 안정화 시기도 있었지만 종부세의 도입·강화·완화와는 큰 연관성이 포착되지 않았다. 2005년 1월 노무현 정부가 종부세를 도입했을 당시 언론들은 '세금폭탄', '징벌적 과세' 등 격한 표현을 쏟아냈다. 종부세가 부동산 경기 침체를 야기할 것이란 경고도 있었다. 그러나 집값은 이런 우려를 비웃듯 예상과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정부가 종합부동산세를 다시 손질하면서 보유세 체계 개편 논의가 재점화됐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권마다 과세 대상과 세율이 크게 바뀌어온 만큼 종부세와 재산세의 역할부터 명확히 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올해 세제개편안에서 거주용 1주택의 기본공제를 확대하는 대신 비거주·다주택자의 공제는 줄이고 공정시장가액비율과 고가주택 세율을 높였다. 세율 적용 기준도 주택 수에서 주택가액으로 바꿔 실거주 1주택의 부담은 낮추고 비거주·초고가 주택의 부담은 높였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종부세의 경우 과세 대상을 비교적 넓게 유지하면서 세 부담을 낮추고 실효세율이 낮은 재산세를 높여 두 세목 간 세 부담 격차를 단계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보유세는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하는 공공서비스로 부동산 가치가 높아지는 데 대한 비용을 부담하는 편익과세 성격이 있다"며 "종부세의 누진성을 완화하고 재산세를 정상화해 최종적으로 통합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정부안처럼 종부세를 초고가 주택에 집중하는 부유세 방식으로 운영하려면 주택만을 과세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종합부동산세의 운명을 가를 '국회의 시간'이 다가온다. 정부안이 수정되든, 국회로 공이 넘어가든 지난 정부와 비교하면 어떤 형태로든 종부세 '강화'에 무게가 실린다. 21년째 이어지는 종부세 논쟁이 다시 반복될 전망이다 3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9월1일 국무회의에서 세제개편안 정부안을 확정한다. 정부안의 수정 여부가 관심사다. 더불어민주당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기본공제 완화, 종부세 세 부담 상한 재검토 등을 요구했다. 정부가 구상하는 종부세 개편안이 다소 과도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부안이 확정되기도 전에 여당이 공개적으로 수정을 요구한 것은 이례적이다. 재경부는 현재 12억원인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거주용 주택은 14억원으로 높이고, 비거주 주택은 9억원으로 낮추는 개편안을 발표했다. 기본공제가 높아지면 종부세 부담은 줄고, 낮아지면 늘어난다. 역대 정부는 1주택자를 상대적으로 배려해왔지만, 이번 개편안은 1주택자라도 비거주자라면 그동안의 세제 혜택을 일부 거둬들이는 방향으로 설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