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리포트
머니투데이 법조팀이 주요 이슈를 심층 취재, 분석하여 보도하는 법조 리포트입니다.
총 246 건
한국형 디스커버리(증거개시) 제도 도입 움직임을 두고 산업계가 개정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기도, 당하기도 하는 만큼 제도 도입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영업비밀 보호 측면에서 명확한 보완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반도체 업계에서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 특허권 침해 소송이 빈번해지면서다. 2021년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 관련 법안이 발의됐을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주무부서가 소부총괄과였다가 반도체과로 바뀐 것도 이런 상황이 반영된 조치였다. 업계에서 염려하는 지점은 개정안에 포함된 전문가 사실조사제도다. 기업이 자료를 선별해 내놓는게 아니라 외부인에게 공장을 열어보여준다는 점에서 기술 유출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일단 기술이 유출되면 손해를 돌이키기 어렵다"며 "최근 기술 유출 사고가 계속 일어나는 와중에 공장을 다 들여다볼 수 있게 만들면 핵심기술까지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
"디스커버리(증거개시) 제도를 충분히 고민해볼 시점이 됐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4월 국회 본회의) 법무부와 사법당국에서도 특허소송과 관련한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 논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는 도입 논의가 특허소송에 한해 이뤄지고 있지만 논의가 확대될 경우 민사 소송 전반에서 상대방에게 증거를 요청하고 공유하는 시스템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영미법권 소송법상 제도인 디스커버리 제도는 본격적으로 소송에 돌입하기 전에 소송 당사자들이 사건과 관계있는 증거자료를 청구하고 교환하는 절차다. 양쪽이 필요한 증거를 숨기지 않고 모두 공개해야 하기 때문에 정보의 비대칭에 따른 피해를 막고 쟁점을 빠르게 정리할 수 있다. 증거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거나 훼손한 경우에는 패소 판결까지 받을 수 있다. 국내 민사소송에서 증거를 채택하고 제출하는 과정과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하다. 디스커버리 제도에서는 양 당사자가 필요한 증거인지를 결정해 서로 제출을 요구하지만 우리나라 소송체계에
국내 특허권 침해소송에서 법원은 소송 당사자의 신청을 검토한 뒤 상대방에게 '침해를 증명하거나 손해액 산정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 자료제출 명령을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응할 경우 법원은 자료제출을 신청한 측의 주장을 진실로 간주할 수 있다. 자료가 없다고 발뺌하기만 하면 증거 불충분으로 재판을 유리하게 이끌어갈 수 있는 꼼수를 방지하기 위해 2016년 도입됐다. 특허청에 따르면 이런 제재가 신설된 지 7년여 동안 실제로 적용된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다. 실무적으로 자료제출을 명령 받은 쪽에서 자료 존재를 부인하거나 조작·훼손한 자료를 제출한 경우에도 이를 입증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아 사실상 제재 적용이 어렵다. 결국 형식적으로 제출된 증거를 바탕으로 소송이 진행되면서 특허권이 침해된 피해자가 구제될 가능성이 여전히 그리 높지 않은 실정이다. 국회에서 재논의하는 디스커버리(증거개시) 제도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소송 당사자 양측이 재판에 앞서 미리
반도체 부품 제조업체 A사는 자사의 특허부품을 고객사에 납품하던 중 경쟁업체인 B사가 A사 기술과 똑 닮은 부품을 납품한다는 사실을 알고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A사는 증거 수집을 위해 고객사에 B사 제품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이처럼 증거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특허침해 제품을 확인하는 데만 4년이 소요됐다. 특허법 개정안, 일명 '한국형 디스커버리(증거개시)' 제도가 2년 만에 국회에서 재논의된다. 디스커버리 제도는 소송 당사자 양측이 재판에 앞서 미리 증거를 공개하거나 전문가의 현장조사를 통해 증거를 공유하도록 하는 절차다. 정부는 산업계 등의 의견을 수렴해 법안을 확정하고 오는 9월부터 본격적인 입법절차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 기업이나 개인이 상대기업의 특허침해를 입증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에 가깝다. 법원이 판매기간이나 수량, 매출 같은 입증자료 제출을 명령해도 상대가 자료를 조작·은폐할 경우 특별히 제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특허침
━주가조작범 절반만 기소, 그중 절반은 '집유'…주가조작은 '남는장사'━③미약한 처벌로 제2, 제3의 범죄 양산 "한 번이라도 주가조작 같은 불공정거래에 가담할 경우 일벌백계로 다스려 패가망신한다는 의식이 심어지도록 하겠다. 부당행위가 오히려 이익이라는 시장의 인식도 강력한 처벌로 반드시 개선하겠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지난달 22일 한국거래소를 직접 찾아 패가망신을 언급한 것은 '주가조작으로 처벌받아도 오히려 이득'이라는 인식이 만연한 현실을 역설적으로 드러낸 장면이었다. 주가조작 과징금을 부당이득의 최대 2배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한 법안 또한 SG사태 등 최근 잇단 불공정거래 사건과 맞물려 관련자 처벌이 솜방망이에 그친다는 비판여론이 치솟으면서 지난달 말 국회를 통과할 수 있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주가조작사범에 대한 미약한 처벌이 여실히 확인된다.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2016~2021년 불공정거래 위반으로 수사기관에
━100억 챙기면 200억 토한다?…작전세력 이득 산정 "신의 영역"━①'부당이득 2배 과징금' 실효성 논란 #. 2014년 4월 당시 서울중앙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쌍방울 주식 시세를 조종해 347억원의 부당이득을 거둔 혐의로 쌍방울그룹 실소유주 김성태 전 회장을 재판에 넘겼다. 3년 동안 진행된 1심 재판 결과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었다. 법원은 김 전 회장이 다수의 일반 투자 피해자를 상대로 오랜 기간에 걸쳐 시세 조종을 통해 막대한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정확한 부당이득을 산정할 자료가 부족하다며 추징금을 선고하지 않았다. 이 판결은 항소심을 거쳐 이듬해인 2018년 6월 대법원의 상고 기각으로 확정됐다. 상습적인 주가 조작으로 자본시장을 교란한 범죄자에게 실형을 선고하지도 않은 데다 '부당이득 액수를 알 수 없다'는 이유로 추징금조차 부과하지 않은 것이다. 주가조작 세력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의 대표적인 사례다. 주가조작 범죄에 대한 미약한 처벌이 문제가
지방의회 의장선거를 주관해야 할 의장직무대행(임시의장)이 소속 정당의 내분을 이유로 표결을 연달아 연기하면 의원들이 즉석에서 거수투표로 의장직무대행을 교체할 수 있을까. 정당한 행위라는 판결이 나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국민의힘 소속 소재권·허상욱·손주하·양은미 서울 중구의원이 구의회를 상대로 제기한 지방의회 의장선거 무효확인소송에 대해 올해 4월20일 원고 패소를 판결했다. 총 9석으로 구성된 서울 중구 의회는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5석, 더불어민주당이 4석을 채웠다. 구의원들은 같은 해 7월6일 첫 임시회 1차 본회의를 열고 의장·부의장을 선출하기로 했지만 누가 의장이 될지를 두고 의견이 갈렸다. 의장선거 절차를 주재할 의장직무대행은 최다선이자 최연장자인 국민의힘 소속 소재권 의원이 맡았다. 1차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허상욱·손주하·양은미 의원이 '의장 후보를 협의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정회를 요청했고 의장직무대행이
택시 기사가 매달 사납금만 회사에 내고 초과 수입은 보고하지 않은 채 챙겼다면 퇴직금을 산정할 때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에서 초과 수입은 제외해도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택시 기사 A씨(63)가 회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등 청구 소송을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가 다니던 회사는 2004년부터 정액 사납금제를 통해 초과운송수입금은 기사가 가져가도록 하고 회사는 기본급과 수당 등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했다. A씨는 2011년 퇴직금을 중간 정산해 받은 뒤 2015년 퇴직하면서 223만원의 퇴직금을 받았다. 사측은 노동조합과의 임금협정을 통해 초과운송수입금은 퇴직금을 산정할 때 산입하지 않는다고 정한 데 따라 기본급과 근속수당, 상여금 등만 기준으로 퇴직금을 정산했다. A씨는 회사가 운행 기록과 카드 결제 내역 등을 통해 초과운송수입금을 실질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다며 이를 평균임금에 포함해 총 퇴직금 8
━'빚폭탄' 안고 법원 가는 2030…'영끌·빚투' 후폭풍, 최악 안 왔다━ 빚을 갚지 못해 개인회생을 신청한 채무자가 지난달 1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개인회생을 신청한 채무자 중에선 2030 세대가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수치 모두 서울회생법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고치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이른바 '3고(高) 시대'와 맞물려 가상화폐·주식 빚투(빚내서 투자)와 부동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에 뛰어든 2030 직장인이 늘면서 청년 도산 문제가 현실화한 것이다. 개인회생과 파산이 노년층을 넘어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청년세대로 확산하면서 우리 사회의 경제 잠재력이 위협당하고 있다. 20일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올 3월 전국 법원에 접수된 개인회생 신청이 1만1228건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7455건)보다 50%가 늘었다. 올 들어 누적 건수도 3만182건으로 법원통계가 발표된 2013년 이후 최대다. 일반적으로 연말에 몰리
━전직 의원·법제처 퇴직자…로펌 향하는 전문가들━③로펌들의 고문 확보 경쟁 입법 컨설팅 수요와 의뢰가 증가하는 추세에 발맞춰 국내 주요 로펌들은 인재 영입을 둘러싼 경쟁도 확대하고 있다. 전직 국회의원뿐 아니라 입법·조사와 각 업종 전문인력 또한 속속 로펌행을 택한다. 입법 자문에선 국회·정부 출신 고문들이 로펌의 전면에 배치된다. 이해당사자와 결정권자가 많은 법안과 정책은 협상이 필수적인데 이들은 과거 경험을 활용해 각종 교섭을 위한 '가교'가 된다. 각종 법령에 관한 사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법제처 출신 공직자들은 과거부터 주요 로펌들의 최우선 목표였다. 제정부 전 법제처장이 김앤장 고문으로 활동 중이고 임병수 전 차장은 태평양에 취업했다. 실제 '법을 만드는' 국회 출신 역시 법조계에서 우대받는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2023년 현재 법무법인 대륙아주 소속 고문변호사로 등록돼 있다. 법무법인 광장은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를 지낸 우윤근 변호사, 김정훈 전 국회 정무위
━회장님의 그 립밤도 '컨설팅'이었다…국회 가는 기업들 "로펌 먼저"━①법원 울타리를 넘어 국회로…로펌의 영역 확장 "기업 회장들이 국회에 불려갈 때 제일 먼저 찾는 곳이 로펌입니다. 의원실 성향 파악이나 질의서 입수, 현안 자문은 물론 답변 태도와 복장 조언까지 로펌에서 맞춤형 종합컨설팅을 제공하거든요." (10대 그룹 임원 A씨) 국회의 기업인 호출이 예삿일이 되면서 기업이 로펌을 찾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새로운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로펌의 입법 컨설팅도 봇물을 이룬다. 로펌의 영역 확장이 한창이다. 로펌의 입법컨설팅은 국정감사나 청문회 같은 특정 시기에만 수요가 있는 단순 대관의 수준을 넘어선 지 오래다. 예전에는 기업 규제가 만들어지고 문제가 발생해 법정에서 해결해야 하거나 국회에 경영진이 불려갈 때 로펌이 나섰지만 근래에는 입법 단계에서부터 로펌이 국회와 정부, 지방자치단체, 기업 사이에서 상시적인
"소송을 하다보면 법이 부당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잖아요." 법무법인 바른의 입법컨설팅팀장을 맡고 있는 이영희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29기)는 최근 법률시장에서 경쟁적으로 확대되는 입법컨설팅 시장에 대해 묻자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법도 사람이 만든 것이라 시대와 상황에 따라 완전무결할 순 없다는 것. 이 대표변호사는 "이런 법은 고쳐야 하는데 이런 문제를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많이 경험하는 사람이 바로 변호사"라며 "이 지점에서 변호사들의 또다른 역할이 생긴다고 본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 쌓은 경험과 법률 지식을 활용해 시대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낡은 법, 실효성 없는 규제를 효과적으로 손보는 것이 변호사의 새로운 역할이 될 수 있다는 게 이 대표변호사의 생각이다. 로펌업계에서 최근 입법컨설팅 분야가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는 것도 이 대표변호사의 이런 구상과 맞닿아있다. 로펌 입법컨설팅팀은 기업의 경영활동을 규제하는 법령의 해석, 제정, 개정을 위한 전담서비스를 포함해 국회 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