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삼성 반도체
세계 1위 삼성 반도체가 기로에 섰다. 메모리 분야의 초격차를 유지하면서 파운드리 부문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풀어야 한다. 세계 파운드리 1위 TSMC는 삼성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고 중국에 맞선 미국의 반도체 굴기로 지정학적인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 총수 부재까지. '엎친 데 덮친' 삼성의 고민을 짚어본다.
세계 1위 삼성 반도체가 기로에 섰다. 메모리 분야의 초격차를 유지하면서 파운드리 부문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풀어야 한다. 세계 파운드리 1위 TSMC는 삼성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고 중국에 맞선 미국의 반도체 굴기로 지정학적인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 총수 부재까지. '엎친 데 덮친' 삼성의 고민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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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가까이 한국 경제의 기둥 역할을 해온 삼성전자의 반도체 경쟁력에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삼성 특유의 초격차를 독려하기 위해 내부에서 먼저 위기론을 꺼내들었던 과거 몇몇 사례와는 상황이 다르다. 사이렌이 외부에서 울리고 있다는 점에서다. 경쟁사에 역전을 허용한 영업이익률, 메모리 후발업체의 기술 추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선두업체와의 격차 확대 등 '기술의 삼성'을 흔드는 균열 조짐이 곳곳에서 포착된다. 일본 반도체의 몰락을 누구보다 생생하게 목격한 국내 반도체 전문가들 사이에서 "'29년 연속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 'D램 슈퍼호황' 같은 수사에 취할 때가 아니다"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무너지는 메모리 초격차━ 올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17.7%로 미국 인텔(18.8%)은 물론, 메모리반도체업계 3위의 마이크론(20%)에도 뒤졌다. 전문가들은 수익성 저하의 근본적인 원인을 경쟁력 저하에서 찾는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삼성전자의 메모리반
중국이 던진 반도체 굴기(일어섬) 부메랑이 미국의 굴기가 돼 돌아왔다. 국내 반도체 업계의 긴장 수위는 어느 때보다도 높다. 중국의 도전을 걱정할 때가 차라리 나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막대한 자본으로 추격을 시도했던 중국과 다르게, 미국은 이미 반도체 산업 종주국으로서 막대한 핵심원천기술을 보유한 나라기 때문이다. ━국가대항전으로 흐르는 산업 지형, 유리한 위치 점한 TSMC━미국의 반도체 패권 장악 시도로 일어나는 가장 큰 변화는 시장의 국가대항전 성격이 짙어진다는 점이다. 내셔널리즘 속에서 반도체는 곧 국력이 되고, 여기서 그간 쌓아온 기업 간의 신뢰의 중요성은 떨어지게 된다. 지형은 이미 미중 역학관계를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백악관은 지난 4월 반도체 긴급 대책 회의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방안으로 '동맹'을 못박았다. 회의에 참석했던 주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잇따라 화답했다. 인텔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재진출을 선언했고, TSMC는 당초 120억달러(약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내세운 지 2년 2개월이 지나가지만 세계 1위 파운드리업체 대만 TSMC의 벽을 넘기가 여전히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TSMC가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의 삼성전자처럼 초격차 전략에 속도를 내면서 시장점유율을 40%대에서 50%대로 끌어올린 반면, 삼성전자는 10% 후반대 점유율에서 제자리걸음을 하면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숙제로 투자, 노하우, 신뢰의 3박자를 꼽는다. 거꾸로 말하면 TSMC가 이 3가지에서 모두 삼성전자를 크게 앞선다는 얘기다.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에서 쌓은 초격차 기술력이 파운드리 부문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 있다. 투자 규모에서 TSMC는 매년 삼성전자를 3배가량 앞선다. 반도체 부문의 전체 투자 규모는 삼성전자가 더 많지만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부문에 투자할 수 있는 몫이 작기 때문이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초격차를 유지하면서 TSMC와의 격
"양발에 모래주머니를 찼다." 반도체 시장 격변기를 맞이한 삼성의 상황에 대해 한 재계 인사는 이같이 비유했다. 발빠른 판단과 과감한 투자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 총수가 부재하고 경쟁 업체와 비교해 제한적인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다. ━"구심점 없다" 총수 부재에 커지는 내부 우려━지난 7일 고(故)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28주년을 맞이한 삼성의 모습은 총수의 부재를 실감케했다. 신경영 선언일은 그간의 실적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도약을 약속하는 역할을 해온 행사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들은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 총수의 역할을 대신할 사람이 없었다. 미중 갈등으로 반도체 시장의 지각변동이 한창인 지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론이 재계의 최대 화두로 급부상한 이유다. 글로벌 기업인 삼성에는 내로라하는 전문경영인들이 모여있지만 총수의 역할은 따로 있다. 특히 '타이밍 산업'이라 불릴만큼 급변하는 반도체 산업에선 오너가 최종 의사결정을 직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