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의 종결자 'K-순환경제': 1회. 비닐봉지의 재발견
대한민국에선 매일 50만톤의 쓰레기가 쏟아진다. 국민 한 명이 1년 간 버리는 페트병만 100개에 달한다. 이런 걸 새로 만들 때마다 굴뚝은 탄소를 뿜어낸다. 폐기물 재활용 없이 '탄소중립'은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오염 없는 세상, 저탄소의 미래를 향한 'K-순환경제'의 길을 찾아본다.
대한민국에선 매일 50만톤의 쓰레기가 쏟아진다. 국민 한 명이 1년 간 버리는 페트병만 100개에 달한다. 이런 걸 새로 만들 때마다 굴뚝은 탄소를 뿜어낸다. 폐기물 재활용 없이 '탄소중립'은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오염 없는 세상, 저탄소의 미래를 향한 'K-순환경제'의 길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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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방문한 대전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 행정동의 뒷 편에 자리한 S10 건물. 주변엔 안전모를 착용한 인부들이 분주히 오갔다. 이 건물에선 내부 리모델링을 마친 후 가림막을 가린 채 장치와 배관 설치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르면 다음달 중 가동을 시작할 '열분해유 후처리' 파일럿(시험) 공장 준공 현장이다. 열분해유는 매립·소각될 수밖에 없는 비닐봉지 등 폐플라스틱을 300~800도(℃) 고온으로 녹여 만든 재활용 원유다. 여기에 후처리 과정을 통하면 불순물이 저감되고 끓는점에 따라 다시 다양한 정제유로 활용될 수 있다. 묻거나 소각할 수밖에 없는 운명의 폐플라스틱을 다시 정제유로 되돌리는 '현대판 연금술'이 현실이 되는 과정이다. 후처리까지 포함한 재생 과정은 국내에서 처음 이뤄지는 시도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지오센트릭은 지난해 9월, 폐플라스틱을 고열로 분해해 만든 '열분해유'를 SK이노베이션 울산컴플렉스(CLX·단지) 정유·화학 공정에 원료로 국내
#. 품절 대란을 겪고 있는 포켓몬빵에는 빵과 띠부띠부씰(떼었다 붙였다 하는 씰)만 있는 게 아니다. 빵과 스티커를 꺼내고 나면 이를 포장하고 있던 비닐 봉지가 남는다. 우리나라 가정에서 이런 식으로 배출되는 비닐쓰레기는 1년에 약 44만6161톤(2020년 기준)에 달한다. 이 비닐쓰레기를 태울 때 탄소가 뿜어져 나오고, 새 비닐을 만들 때 또 탄소가 발생한다. '탄소중립'을 가로막는 또 하나의 복병인 셈이다. 비닐은 PE(폴리에틸렌), PET(페트) 등으로 이뤄진 석유화학 물질이다. 지금까지 비닐쓰레기는 태우고 땅에 묻는 것 말곤 별다른 처리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이젠 달라졌다. 포켓몬빵 봉지와 같은 비닐쓰레기에서 석유를 뽑아내는 기술이 나왔다. 이른바 '플라스틱 유전'을 가능케 한 열분해유 기술이다.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공정으로 석유화학제품을 만들면 폐플라스틱을 태우는 방식에 비해 2배 이상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비닐→열분해유 "목표는 80%"━
"2025년까지 후처리된 열분해유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SK가 수 십 년 간 쌓아온 정제 및 석유화학 R&D(연구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이 시장을 선도하겠다." 김태진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 환경기술연구센터장은 지난 18일 기자와 만나 SK가 집중 연구중인 열분해유 후처리 기술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열분해유는 비닐봉지 등 폐플라스틱을 300~800도 고온에서 가열을 통해 가스, 오일 등으로 분해해 만들어낸 원유 성상의 기름을 뜻한다. 열분해유 내 포함된 염소, 황 등 다양한 불순물을 제거하는 과정을 열분해유 후처리하고 한다. 후처리까지 거친 열분해유는 납사, 경유, 중유 등 고품질 연료유 및 석유화학 제품 공정에 투입이 가능해진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지오센트릭은 현재 단일재질로 이뤄진 페트(PET) 등을 대상으로 하는 물리적 재활용은 물론 복합재질로 이뤄진 플라스틱을 대상으로 화학적 재활용도 추진한다. 화학적 재활용을 위해 필요한 용매추출, 해중합, 열분해
#노르웨이에 사는 A씨는 한 달에 한 번씩 그동안 모은 플라스틱 병을 들고 근처 슈퍼마켓을 찾는다. 모아둔 플라스틱 병들을 돈으로 바꾸기 위해서다. 노르웨이에서는 빈 플라스틱 병을 가져가면 돈을 주는 환수제도를 운영한다. 플라스틱 병 1개를 갖다주고 받는 돈은 원화 기준 300~500원, 100개면 최대 5만원에 달한다. 이런 보증금제를 바탕으로 플라스틱 병 무인회수제를 운용하는 노르웨이에선 플라스틱 병 재활용률이 무려 97%에 달한다. 22일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2020년 12월 발행한 '1회용 포장재 재활용 활성화를 위한 보증금제도 도입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PET(페트) 병 재활용률은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우리나라의 PET병 분리수거율은 85%에 달하는데, 그럼에도 실제 재활용되는 비율이 턱없이 낮은 건 왜일까? 이는 플라스틱 쓰레기 수거단계에서 PET가 다른 플라스틱 폐기물과 섞이거나 오염되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다른 플라스틱
"이렇게 열심히 분리수거하는데 도대체 재활용이 제대로 되긴 하는 거야?" 집 앞에서 페트(PET)병을 분리 배출하면서 한번쯤 가져봤을 의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오'다. 우리나라에선 페트병의 80% 이상이 분리수거되지만 정작 고품질 원료로 재활용되는 비율은 10%에 불과하다. 페트병 등 플라스틱 쓰레기 중에서도 고품질 재활용이 가능한 투명 페트병만 따로 내놔야 하는데, 그게 잘 지켜지지 않아서다. 내용물이 남아있거나 라벨을 떼지 않는 등 불순물이 섞인 채 배출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재활용률이 낮은 이유다. ━"투명 페트병은 따로 버려주세요"━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1년 동안 생산되는 페트병은 30만t(톤)이 넘는다. 이 가운데 고품질 원료로 재활용되는 건 10% 수준이다. 페트병 중에서도 투명 페트병은 활용 가치가 높다. 투명 페트병은 의류나 가방, 신발 등을 만들 수 있는 장섬유의 원료가 되는 고부가가치 자원이다. 그러나 다른 플라스틱과 섞여 배출되면 불순물이 유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