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발목잡는 '죄와 벌'
대한민국 기업인들은 매일같이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범죄자가 된다. 평범한 투자 결정도 실패하면 배임죄로 몰린다. 중대재해처벌법과 공정거래법도 끊임없이 기업인들의 목을 옥죈다. 이에 새 정부가 경제형벌 개선을 약속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의 꿈은 과연 이뤄질까.
대한민국 기업인들은 매일같이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범죄자가 된다. 평범한 투자 결정도 실패하면 배임죄로 몰린다. 중대재해처벌법과 공정거래법도 끊임없이 기업인들의 목을 옥죈다. 이에 새 정부가 경제형벌 개선을 약속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의 꿈은 과연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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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기업 경영활동을 위축시키는 경제 형벌을 완화하기 위한 검토 작업에 들어간다. 경제계는 기업의 투자 활동을 저해하는 대표적인 덫으로 지목돼온 형법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배임죄가 정비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등도 수술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6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향후 5년 동안의 경제정책 청사진인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경제법령상 형벌이 기업활동을 과도하게 제약하지 않도록 행정제재 전환, 형량 합리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무부·공정거래위원회·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 TF(태스크포스)를 통해 주요 과제를 발굴·개선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기재부를 중심으로 7월쯤 TF를 꾸리고 과제 발굴 작업에 본격화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외부 용역을 통해 '기업경영 효율
"형벌은 고의성을 갖고 누가 봐도 '나쁜 짓'을 했을 때 부과하는 것이다. 그런데 공정거래법상 규정의 다수는 사업자가 위법성을 명확히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어기게 된다. 문제가 있으면 과징금 부과 등 행정제재를 하면 된다." 공정위 출신의 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전문가의 말이다. 공정거래법에 있는 수많은 형벌 규정을 행정제재로 대체하는 등 대폭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정거래법의 목적이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 촉진을 통한 창의적인 기업활동 조성'인데도 과도한 형벌 규정이 오히려 기업활동을 제약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쟁법상 형벌규정이 아예 없는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벨기에 등 주요 유럽 선진국들과 달리 우리나라 공정거래법에는 다수의 형벌이 담겨 있다. 일례로 △시장지배력 남용 △담합 △사업자단체 금지행위 △보복조치 △조사방해 등은 상대적으로 중대한 법 위반 행위로 보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
정부가 시행된 지 5개월밖에 되지 않은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대재해법)을 손보기로 했다. CEO(경영책임자)가 중대재해를 막기 위해 어떤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시행했는지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하고, 징역형으로 하한 규정을 둔 형량 부담이 과하다는 지적이 이어져서다.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정부는 지난 16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오는 7월부터 경영책임자 의무 명확화를 위한 중대재해법 시행령 개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업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키는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시킨다는 취지에서다. 중대재해법 개정과 관련해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실효성을 높이고 제도 취지를 살리는 방안에서 지침을 고치고, 부족하다면 시행령을 개정해 의무를 명확히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지난 1월27일 시행된 중대재해법은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한 경우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확
미국과 독일, 프랑스, 일본 등 해외 선진국들은 배임 문제를 경영자에 대한 형사 처벌보다 민사적 손해배상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적 이해관계 또는 재량의 남용 없이 이뤄진 결정의 경우 사후적으로 손해를 끼쳤더라도 경영자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취지다. 미국에는 아예 배임죄라는 범죄 자체가 없다. 대신 형법상 사기죄 등으로 한국의 배임죄에 해당하는 죄를 처벌하고 있다. 영미법 체계를 갖고 있는 미국은 법조항 자체보다도 판례가 중요한데, 일반적으로 '경영 판단의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경영 판단의 원칙이란 1829년 루이지애나 대법원의 판결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경영상 판단'으로 '이해관계 없이 독립적'이며 '상당한 주의의무'를 가지고 '충분한 정보'에 근거해 '선의로', '재량의 남용'없이 판단한 경우 결과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해도 이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원칙을 말한다. 프랑스도 명목상 배임죄는 없으나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경영자를 처벌하는 조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