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기술, 퀀텀점프를 꿈꾸다
우리나라의 'IT(정보통신) 강국'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반도체와 AI(인공지능) 등 미래 전략기술의 핵심이 될 양자기술 수준이 선진국에 크게 뒤떨어져 있어서다. 그럼에도 양자기술 육성을 위한 법안은 여전히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하는 양자기술 수준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방법을 찾아본다.
우리나라의 'IT(정보통신) 강국'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반도체와 AI(인공지능) 등 미래 전략기술의 핵심이 될 양자기술 수준이 선진국에 크게 뒤떨어져 있어서다. 그럼에도 양자기술 육성을 위한 법안은 여전히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하는 양자기술 수준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방법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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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양자컴퓨팅, 양자센싱 기술은 미국 등 선진국들에 비해 5~10년 뒤처져 있다." (이용호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초전도양자컴퓨팅시스템 연구단장) 슈퍼컴퓨터도 100만년 걸려 풀 암호를 단 몇초 만에 풀어버리는 게 양자컴퓨터다. 글로벌 IT(정보·통신) 공룡 IBM과 구글가 2019년 양자컴퓨터를 상용화한 뒤 전 세계가 양자기술 경쟁에 뛰어들었다. 챗GPT(chatGPT) 등 인공지능(AI)을 비롯해 반도체, 통신, 센싱(감지) 등의 기술에 접목될 경우 경제 뿐 아니라 군사 분야에서도 전 세계의 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는 게 양자기술이다. 그러나 IT강국이라 불려온 한국의 양자기술 수준은 통신 분야를 제외하곤 미국과 중국, EU(유럽연합) 등에 비해 최대 10년 가량 뒤처져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회에선 양자기술 육성에 힘을 싣기 위해 발의된 법안이 1년 가까이 발이 묶여있다. 11일 국회에 따르면 양자기술 육성 지원을 골자로 하는 '양자기술 개발 및
"방직기계, 자동차, 컴퓨터, 스마트폰은 전세계의 산업 발전 방향을 바꾸고 산업혁명의 단계를 발전시킨 기술입니다. 양자기술도 전세계의 산업을 한단계 더 도약시킬 기술입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 1월 '양자기술 및 양자산업 집중육성에 관한 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5년마다 양자기술 및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양자발전전략을 세우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 법안은 현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소위에 계류돼 있다. 정부가 책임을 지고 중장기적으로 양자기술을 발전시키라는 게 법안의 취지다. 법안에는 이 밖에도 △기술개발 △상용화 촉진 △표준선점 △기업 지원 △인력양성 △연구거점 및 클러스터 구축 △국제협력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박 의원은 "양자기술 육성은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방에도 직결되는 핵심 기술인 만큼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야당과의 협의를 통
"고려의 왕건이 후삼국 통일 전 후백제의 견훤을 견제하기 위해 했던 일이 뭔지 아십니까?" 머니투데이 the300이 지난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났다. 지난해 대표 발의한 '양자기술 개발 및 산업화 촉진에 관한 법률안(제정안)'의 취지를 묻자 그는 대뜸 청나라 초대 황제인 누르하치와 왕건 등 역사 이야기로 입을 뗐다 그는 "청나라가 발원한 곳은 철기문화의 핵심인 철광석 지대다. 누르하치가 명나라를 칠 수 있었던 것도 철기를 다루는 기술 덕분"이라며 "왕건이 (호남) 영산강 밑까지 진출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영산강 일대는 당시 최첨단 기술인 도자기, 즉 세라믹 기술을 보유한 첨단단지"라고 설명했다. 한 시대를 좌우할 전략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선점하느냐가 국가 운명을 좌우한다는 취지다. 변 의원은 현 시대의 국가 전략기술로 양자기술을 꼽았다. 그는 "우리가 그간 신봉했던 고전 물리학은 양자 세계에선 통하지 않는다"며 "양자기술은 반도체, 통신 등 기존 전자산
"대통령께서 양자기술에 완전 꽂혀 있다." 대통령실 다수의 참모들이 최근 각종 자리에서 입을 모아 전하는 말이다. 양자기술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관심은 담당인 경제수석실 산하 과학기술비서관뿐 아니라 과학과 전혀 관련 없는 수석실 참모들까지 혀를 내두를 정도다. 윤 대통령에게 양자기술은 단순히 한 가지 과학기술이 아닌 '미래의 게임체인저'로 각인돼 있다. 10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양자기술에 '꽂힌' 것은 올 1월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에서 열렸던 양자 분야의 석학들과 만남을 준비할 때 즈음이다. 취리히 연방공대는 알버트 아인슈타인을 배출한 곳으로, 유럽 3대 물리학 연구기관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며 스위스 순방 마지막 일정으로 양자기술 전문가들과 만남을 택한 것은 전적으로 윤 대통령의 의지였다는 게 참모들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스위스 순방을 떠나기 전 참모들에게 양자기술 공부를 지시했다. 담당 참모들이라고 양자에 전문적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양자' 사랑은 진짜다. 작년 11월에는 장관 직속 '양자기술개발지원과'를 신설해 그동안 컴퓨팅·통신·센서 등 부처 내 분산돼 있던 양자 기술 진흥 업무를 한데 모았다.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이끌 수 있는 분야로 양자기술을 지목하며 "미래 산업·안보의 게임체인저"라고도 강조했다. 최근에는 양자 선도국 수준의 기술 및 산업화 역량 확보를 목표로 1조원 규모의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를 신청했다. 10일 과학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달 초 '양자과학기술 플래그쉽 프로젝트'를 기획해 예타를 신청했다. 내년부터 오는 2031년까지 8년간 총 9960억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양자컴퓨터·통신·센서 분야 핵심 기술을 확보하는 계획이다. 핵심은 모든 시스템이 갖춰진 '한국형 양자컴퓨팅 시스템 검증·활용'을 통해 2030년대 초 1000큐비트급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내용이다. 앞서 정부는 오는 2026년까지 예산 490억원을 투입해 50큐비트
과학계는 양자기술 확보를 위해 선도국을 맹목적으로 추격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 우위에 있는 것처럼 선도국 대비 강점을 지닌 양자기술 분야를 선별해 국가의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특히 양자기술 확보에 기존 반도체 등 제조업의 강점을 접목할 경우 기술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상욱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양자정보연구단장은 10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유럽 등에서 100년간 양자 원천기술을 개발해 왔는데 한국이 하루아침에 기술격차를 좁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자컴퓨터는 아직 세계와 격차가 크지만, 양자암호통신과 양자센서 기술은 세계적 수준에 근접해 있다"며 "그 분야에 우리나라가 강점을 지닌 반도체 등 제조업 기술을 접목하면 차별화 전략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KIST 양자정보연구단은 양자암호통신 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양자 간섭계'를 반도체 칩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
많은 이들이 '양자'(Quantum)라는 단어를 들으면 마블의 영화부터 떠올린다. 2018년 개봉작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악당 타노스가 손가락 스냅 한 번에 우주 생명체 절반을 날려버린 뒤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어벤져스 멤버들이 세상을 되돌려놓는 극적인 전개는 양자역학이란 설정 덕분에 가능했다. 확률과 예측 불가능성이 지배하는 양자 세계 속 시간은 우리가 발을 디고 살아가는 거시 세계와 다르게 흐른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어벤져스 중에서도 앤트맨의 시리즈는 아예 양자역학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양자역학은 낯선 이름만큼이나 원리도 알쏭달쏭하다. 하나의 존재가 기존 물리학 원리로는 설명 불가능한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양자물리에서 물질은 입자(물체)이면서 동시에 파동(현상)이다. 양자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에서 쪼개진 두 입자의 상태 사이에 짝을 이루는 상관관계가 있어 둘을 멀리 떼어놔도 이 상관관계가 유지되는 현상인 '얽힘'과, 물체가 하나의 고정된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