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유니콘 하나 없는 나라
윤석열 정부가 사이버보안 강화를 공약했음에도 국내 보안업계는 여전히 영세성을 벗지 못하고 있다. 경직된 보안규제가 완화되며 일부 활로가 열렸지만 여전히 투자는 얼어 붙어있다. 각종 해킹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사이버보안 산업과 유니콘 육성을 저해하는 요인을 짚고 타개책을 모색한다.
윤석열 정부가 사이버보안 강화를 공약했음에도 국내 보안업계는 여전히 영세성을 벗지 못하고 있다. 경직된 보안규제가 완화되며 일부 활로가 열렸지만 여전히 투자는 얼어 붙어있다. 각종 해킹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사이버보안 산업과 유니콘 육성을 저해하는 요인을 짚고 타개책을 모색한다.
총 5 건
"최근 한국에서 상장폐지 시키고 미국 나스닥으로 이전 상장을 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같은 매출 수준이라도 한국과 달리 사이버 보안업에 대한 밸류에이션이 후한 미국으로 가면 몇 배 이상 더 높은 가치를 받을 수 있어서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한 사이버 보안업체 대표는 최근 보안업 홀대현상에 대해 이같이 토로했다. 생성형 AI(인공지능)의 등장으로 디지털전환이 가속화되고 사이버 보안 위협도 덩달아 커졌지만 국내에서는 보안기업이 제대로 가치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자괴감을 내비친 것이다. 지난 4월말 기준 미국 나스닥 상장 사이버 보안 기업 팔로알토는 시가총액이 560억달러(약 75조원)에 이른다. 팔로알토 외에도 크라우드스트라이크(약 38조원). 체크포인트(약 22조원), 지스케일러(약 18조원), 옥타(약 15조원) 등 원화 환산 시총이 조(兆) 단위를 넘어서는 종목들이 수두룩하다. 반면 한국에서는 조 단위 시총인 사이버 보안 종목이 아예 없다. 시총 1위가 안랩(약 6200억원)인데,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디지털플랫폼정부' 구현을 선언하며 디지털 전환이 화두가 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핵심 인프라인 사이버 보안에 투자하는 전용 정책펀드는 전무한 실정이다. 정책자원 지원이 부족하니 민간자금의 유입도 미미하고 국내 사이버보안 기업들의 자금조달도 어려워 혁신기술 개발과 신시장 개척이 난항을 겪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소벤처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부처들이 운용하는 정책펀드는 23개에 이르고 이들을 통한 운용 자금의 규모는 1조6200억원에 이른다. 이들 자금은 '모태펀드'라는 이름 하에 각 소관부처별 육성대상 산업의 지원에 활용된다. 그러나 여기에 '사이버 보안' 또는 '정보보호'이라는 이름을 단 펀드는 단 1건도 없다. 그러다보니 사이버 보안 산업을 대상으로 한 민간 투자금의 유입도 미미하다. 지난해 5월 과기정통부, 벤처기업협회가 발표한 '2022년 ICT(정보통신기술) 분야 벤처캐피탈 투자 동향' 자료에 따르면
매년 300억원 규모의 정책펀드가 투자될 경우 현재 4조원대 중반 수준인 국내 사이버 보안 시장을 2030년쯤 10조원 이상으로 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눈길을 끈다. 이 정도의 정책펀드 투자만 있으면 현재 글로벌 4위권인 일본마저도 제칠 수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12월 KISA(한국인터넷진흥원)의 의뢰로 ENF어드바이저가 작성한 ' 국내 사이버 보안 산업 활성화를 위한 펀드 조성방안' 보고서는 "현재의 국내 사이버 보안 산업이 양적 성장에 비해 질적 성장은 저조한 상태"라며 "사이버 보안 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한 기업 대형화에 정부 재원 투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글로벌 시장 규모를 비교했을 때 모태펀드(사이버보안 전용펀드)를 통해 추월이 가능한 국가는 시장규모 8조원 수준의 일본"이라며 "(한국이) 가장 빠르게 기술적 패권을 추월할 수 있는 시기는 2030년으로 300억원 규모의 펀드 수립시 달성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글로벌
국내 정보보호산업이 크게 활성화되지 못했던 것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부족한 동시에 낡은 제도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 역시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지난해 신속확인제도와 정보보호 의무공시 제도 등을 새로 도입하면서 정보보호 산업계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2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에프원시큐리티가 개발한 'F1-WEBCastle V2022.07'이 지난 16일 국내 첫 신속확인제품 승인을 받아 출시됐다. 호스트 기반의 웹 방화벽인 이 제품은 지난해 11월 신속확인제도가 도입된 이후 첫번째로 상정된 심의 안건이다. 신속확인제도 통과 제품은 확인서 발급일로부터 2년 동안 효력을 인정받는다. 신속확인제도는 마땅한 평가 기준이 없어 인증을 얻기 어려운 신기술 및 융·복합제품을 국가나 공공기관에 도입할 수 있도록 제품 보안성과 기능 적합성 등을 점검하는 제도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혁신적 보안 신 기술을 개발해 제품에 적용시켜 출시해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없다는 이유로 판로가 막히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대유행)으로 높아진 비대면 수요와 AI(인공지능)의 발달로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으로 사이버보안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사이버보안 스타트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경직된 정부 규제로 생존이 쉽지 않은 국내 사이버보안 시장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성장하고 있다. ━"MS 앞선 혁신기술로 '동형암호' 국제 표준 만든다"━지난해 7월 21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크립토랩은 '동형암호' 원천기술을 보유한 암호기술 스타트업이다. 2017년 '암호학의 대가'인 서울대 수리과학부 천정희 교수가 설립했다. 크립토랩의 핵심기술인 동형암호는 암호화된 데이터를 별도로 해석하지 않아도 연산·분석할 수 있는 암호기술이다. 동형암호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전성과 효용성이다. 기존 암호기술로 저장된 데이터를 연산하기 위해서는 먼저 해석을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주로 유출 사고가 일어난다. 그러나 동형암호는 별도의 해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