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저금리 삶을 뒤흔든다
저성장과 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며 우리의 일상과 경제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다양한 사례와 전문가 의견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통찰을 제공합니다.
저성장과 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며 우리의 일상과 경제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다양한 사례와 전문가 의견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통찰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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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희망퇴직한 전직 증권사 부장 임모씨(50)는 요즘 고민이 많다. 당시 희망퇴직금 2억5000만원에 퇴직금까지 4억원을 받아 은행에 넣었는데 월 이자가 100만원도 안되기 때문. 주식을 하자니 노후자금을 까먹을까 두렵고 은행에 놔두자니 이자가 너무 적어 이대로 가다간 원금을 꺼내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저금리가 장기화되며 자산 축적과 노후를 동시에 위협하고 있다. 저축만으로 자산을 모으지 못하고 저축한 자산만으로 적정한 현금흐름을 창출하지 못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가장 먼저 불똥이 튄 계층은 '이자로 먹고사는 은퇴생활자'들. 시중금리가 6%를 넘던 시절에는 5억원이면 연 3000만원 가까운 이자를 받았지만 이제는 겨우 1000만원만 손에 쥐게 된다. 김희주 KDB대우증권 상품개발부 이사는 "은퇴 후 이자 소득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이 가장 큰 위협에 직면했다"며 "이들은 금리가 더 높고 안정적인 금융상품으로 이동하고 싶지만 그런 상품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년이나 3년 만기 정기예금에 들어둘 걸 그랬어." 서울 사당동에 사는 A씨는 요즘 틈만 나면 푸념이다. 1년 전만 해도 3% 안팎이던 1년 만기 저축성 예금의 금리가 최근 2% 중반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5년 전 은퇴한 그는 은행 예금에서 나오는 이자와 국민연금, 작은 오피스텔에서 나오는 임대료로 먹고 산다. "0.1%포인트가 무슨 대수냐고 할 수도 있지만, 1억 원을 예금했으면 10만 원을 더 받는다고." 예금 외에 뾰족한 수가 없어 계속 1년씩 재예치했지만 이러다가는 생활비가 너무 줄게 생겼다. 요즘은 '혹시 투자할 만 한데가 있나' 싶어 만기가 돌아온 예금 하나를 머니마켓펀드(MMF)에 넣어 두고 인터넷 재테크 사이트 등을 기웃대는 중이다. 시중에 돈이 넘쳐 난다. 현금이나 '현금에 준하는' 자금이 갈 곳을 몰라 떠돈다. 돈은 세야 맛이라지만 불리는 것도 맛인데, 앉아서 돈만 세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좋은 시절이 왔기 때문은 아니다. 그만큼 눈치 보기를 하는
기업들이 돈을 안 쓴다. 경기 부진 장기화와 불투명한 전망이 빚어낸 한국경제의 현주소다. 현대차는 지난달 말 특정금전신탁(MMT) 10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올 들어 MMT 누적 매수액이 1조4000억원을 넘는다. 상반기가 채 지나기도 전에 이미 지난해 연간 MMT 투자액(1조6500만원)을 넘어섰다. 현대상선도 연초부터 꾸준히 MMT 매수 규모를 늘리고 있다. MMT는 필요할 때 즉시 빼내 현금화할 수 있는 수시입출금식 신탁 상품이다. 고객이 맡긴 돈을 단기자산인 콜(은행간 단기대출)이나 CP(기업어음), RP(환매조건부채권) 등에 투자해 굴린다. 대표적인 단기 금융상품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기업과 기타 금융기관 등 법인자금을 중심으로 단기 MMT 예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채권 투자도 늘고 있다. 올 들어 대기업을 포함한 일반법인은 장외채권시장에서 6조8500억어치의 채권을 순매수했다. 국채와 통안채 투자가 대부분이지만 은행채(1조6035억원)와
#2013년 2월 한화투자증권 실전 투자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주인공은 20대 젊은이가 아닌 박모씨(73)였다. 박씨는 투자기간 동안 114.3%의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그것도 스마트폰 리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박씨는 특히 단타 매매로 큰 수익을 냈다. #9급 공무원으로 입사해 35년 근속한 뒤 6년전 퇴직한 김모씨(66)는 요즘 들어 월 300만원씩 받는 연금이 자랑스럽다. 시중금리가 2%대로 주저앉자 이자로 월 300을 받으려면 최소 13억은 있어야해서다. 김씨는 "사람들이 저보고 13억 있는 남자라고 불러요"라며 웃었다. *(단 2009년 공무원연금법 개정으로 공무원 연금 지급액은 상당 부분 삭감됐다. 아울러 정부는 내년부터는 공무원연금 지급률을 현재보다 20%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저성장·저금리가 한국인의 삶을 바꾸고 있다. 준비 없이 은퇴한 베이비부머를 공격적 투자로 내모는 한편, 에코세대의 취업·재테크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08년 1월 5
#회사원 백모씨(39·서울 영등포구 당산동)는 늦깎이 장가를 가면서 연 4%짜리 전세자금대출 2억원을 받아 래미안 24평 3억 전세집에 들어갔다. 주변에서 과도한 대출을 만류했지만 부부합산 연봉이 1억원이니 2억 정도는 금방 갚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매달 나가는 이자는 부담이지만 집 열쇠고리에 반짝이는 '래미안' 세 글자를 볼 때면 뿌듯함을 느낀다. 돈의 값이 싸졌다. 새내기 직장인의 '로망'이던 1억원의 현금도 월 30만원의 이자(금리 3.7% 기준)만 내면 쉽게 빌리게 됐다. 시중금리가 2.50%로 주저앉으며 대출이 그 어느 때보다도 '만만한' 세상이 도래했다. 저금리 시대, 신입 직장인의 필수 금융상품으로 꼽히던 '3개의 통장(청약저축·장기주택마련저축·정기적금)'은 이제 '3가지 대출(주택담보대출·자동차할부금·마이너스통장)'에 자리를 내줬다. 싼 대출, 안 받으면 손해인 '빚 권하는 시대'다. ◇"싼 이자? 30년 더해보니 '원금'"=저금리의 도도한 물결 속에 가계대출은 매달
#"2년 전에 비해 30% 정도 생활비가 더 드는 것 같아요. 마트를 가도 그렇고, 가족들이랑 외식을 한번 하려고 해도…." 연금생활자인 조영민씨(가명, 63세)는 요즘 가계부만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3~4년 전만 해도 이렇게 물가가 비싸지는 않았다. 요즘은 카드에 몇 개 집어넣지도 않은 것 같은데 십만 원을 넘는 것은 금방이다. 정부의 '공식 물가지표'인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년 반째 2%대 아래의 낮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비자물가상승률(전년 동기대비)은 1.7%를 기록했다. 4월 1.5%보다 높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2%대 아래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물가가 1% 후반 정도에서 올랐다는 얘기다. 하지만 실제 개인들이 느끼는 물가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 당장 소비자들의 물가 전망이라 할 수 있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후반이다. 5월 현재 2.8%를 기록해 사상최저치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실제 소비자물가보다는 1%포인트 가량 높다. 체
결혼 8년차 오동수씨(40·서울 마포구)와 신영미씨(39) 부부의 한달 가계 소득은 700만원(세후 기준)이다. 매달 주택담보대출 원리금(170만원)과 주거관리비(전기·가스비 등 포함 25만원), 두 자녀의 교육비(150만원)는 월급을 받자마자 별도로 빼둔다. 여기에 교통·주유비(35만원)와 식비(110만원), 의료비(10만원), 기타지출(80만원) 등을 빼고 나면 많아야 120만원이 남는다. 오씨는 "의료실비보험 등을 제외하고 은퇴 이후 노후를 위해 매달 연금저축과 적금에 100만원씩 넣고 있지만 충분치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최씨도 "우리 세대야 부모를 모셔야 한다는 생각이 있지만 우리 자식들은 요즘 젊은이들 사고도 바뀌었고 그럴만한 여유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3040세대의 노후가 위험하다. 성장이 둔화되면서 윗세대보다 더 적게 버는데 생활비는 더 많이 드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수명이 늘면서 3040세대가 60대 이상이 되는 노후에는 생
노·장년층의 가장 큰 걱정거리를 꼽으라면 단연 '노후준비'다. 벌어놓은 돈은 없고, 수명은 늘어나니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다. 부족한 노후준비를 보여주는 수치는 차고도 넘친다. 올해 초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은퇴 준비 점수는 100점 만점에 고작 57점(한국인의 노후 준비 정도를 조사해 산출한 '종합은퇴준비지수')에 불과했다. 특히 재무 분야에 대한 은퇴준비는 51.4점에 불과해 위험(0~50점) 단계 일보직전이었다. ◇은퇴 준비 낙제점..일자리 절실한 한국 노인들= 국내 노년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68만7000원으로 일본(605만원)이나 프랑스(363만원) 등의 절반도 안 된다. 특히 월소득 가운데서 연금과 정부의 의료비 보조 등 이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36%에 불과하다. 나머지 모자라는 돈을 노동을 통해 메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국내에서 지난 1년간 연금을 받은 경험이 있는 고령층은 46.9%에 불과한데, 월평균 받은 연금도 39만 원으로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