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국·공유지 '눈먼 땅?']

방치되고 있는 국·공유지를 관리하기 위한 방안이 정부와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16일 국회에 따르면 국·공유지의 활용도를 높이거나 국·공유지 점유와 관련한 주민 피해를 줄이기 위한 내용의 국유재산법 개정안들과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개정안들이 잇따라 제출되고 있다. 국유지는 국가, 공유지는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한 토지를 말한다.
정부는 지난달초 국유재산에 대해 3년마다 그 재산의 활용 방법의 타당성을 검토해 개선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유재산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부는 이 같은 법 개정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국유지 개발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매년 민간 공모를 활용하고 한국자산관리공사를 통해 국·공유지를 복합개발할 예정이다. 저활용 행정예산을 일반재산으로 용도 전환 후 적극 개발하는 방안도 병행한다.
기본 임대기간을 30년으로 늘리는 장기토지임대 방식을 허용하고 임차인을 사업계획 단계에서 먼저 선정해 이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맞춤형 개발 방식도 도입하기로 했다.
류성걸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달 초 민간이 국공유지 개발에 보다 폭넓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민간 참여에 따라 개발되는 경우 영구시설물의 축조를 금지하는 조항을 완화하고 국공유지 임차 기간을 30년으로 늘리는 한편 20년 범위 내에서 1회 임차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류성걸 의원은 "국유재산의 관리는 해방이후 정부수립 초기부터 최근까지 소극적인 유지보존 방식에 치우쳐 있었다"며 "개발방식을 다양화하고 국유지 개발활성화에 필요한 제도 정비를 통해 국유재산의 자산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 국가 재정수입 확충에도 기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우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해 발의한 관련법 개정안은 국·공유지와 사유지 간 상호 점유에 따른 토지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 이들 토지 교환을 용이하게 하도록 했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 사업을 시행하면서 농촌의 마을안길 확장과 주택개량 사업 추진과정에서 국유지와 사유지 간 상호 점유된 토지가 다수 발생하게 됐다. 한국자산관리공사가 국·공유지와 사유지 간 상호점유 토지 실태를 조사한 결과 올해 5월 기준으로 상호점유 토지는 27만여 필지에 이르고 국·공유지와 사유지가 서로 맞닿아 직접적인 분쟁을 낳고 있는 교차점유 토지는 53만3000 제곱미터(16만1200여 평)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도로 등 공공용도로 사유지를 제공하게 된 주민들이 자신의 토지를 사용하지 못하면서 재산세를 납부하는 불이익을 감수하고 있는 경우가 다수다. 또한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국공유지를 점유하게 된 경우에도 대부료를 부담해야 하는 불편을 겪게 돼 이와 관련한 다양한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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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신문고에 최근 3년간 접수된 교차점유 토지 분쟁 민원은 총 512건에 달한다. 교차점유 토지 매각과 관련한 분쟁이 172건으로 가장 많고 국·공유지를 무단으로 점유한 사용자에게 부과하는 변상금 부과와 소유권 분쟁 문제 등이 뒤를 잇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도 현행 국·공유지 교환제도가 지나치게 국가나 지자체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고 보고 최근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김우남 의원의 개정안은 국가와 개인이 국유재산과 사유재산을 상호 점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사유재산 소유자에게 해당 국유재산의 대부료를 감면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사유재산 소유자가 교환을 요청한 경우에는 상호 교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월 국공유지를 무단점유할 의도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 경우 변상금을 부과하지 않도록 한 법 개정안을 발의해 민간의 피해를 막고자 국유재산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법원의 판결에 따라 무단점유자가 아닌 경우로 판명된 경우에는 변상금을 부과하지 아니하도록 법률에 명확히 규정해 변상금 부과에 따른 지속되는 분쟁을 방지하고 이에 따른 행정력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평당 2억 '금싸라기' 구청 땅, 월 10만원 헐값 임대

평당 2억원이 넘는 금싸라기 공유지가 월 10만원도 되지 않는 헐값에 임대되는 등 국공유지 관리가 방치되고 있다.
서울 용산구청은 용산구가 소유하고 있는 이태원동 토지 일부에 대한 A씨와의 수의 임대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는 감사원의 지적을 받았다. 식당이 밀집된 지역에서 구 소유의 토지에 대한 불법 점유를 용인한 데다가 이를 다른 식당에 재임대해 사익을 취하고 있는 것을 시정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감사원까지 개입된 문제의 땅은 고작 3㎡, 1평이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1평의 땅을 두고 3년 넘게 분쟁이 끊이지 않고 특혜 시비까지 일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이 땅값만 무려 평당 2억원을 넘는 요충지로 오랫동안 인접 지역 토지 소유자들의 타깃이 돼 왔다.
이 토지는 최근 각종 레스토랑과 바가 밀집한 이태원에서도 가장 '핫'하다는 해밀턴호텔 뒷골목에 위치해 있다. 올해 5월말 기준 공지시가만 1㎡ 당 642만원, 평당 2억592만원에 달한다.
용산구가 소유하고 있는 이 지역 토지 규모는 총 46㎡로 이 중 10㎡는 도로이며 33㎡는 빈 땅으로 사실상 공원으로 사용됐다. 문제는 나머지 3㎡의 땅이 인접 토지 소유자의 구조물 설치로 무단 점거되면서 불거졌다.
용산구청은 이 토지에 대한 불법점유 사실을 인지하고도 구조물을 철거하는 대신 뒤늦게 임대계약을 체결해 구청 토지에 대한 무단 사용을 용인해 줬다. 뒤늦게 무단 사용에 대한 임대료를 산정해 납부를 통보하긴 했지만 넉 달 동안 임대료로 책정한 금액은 25만1760원에 불과하다. A씨는 한달에 약 6만3000원만 내고 평당 2억원의 땅을 사용한 셈이다.
더구나 이 사용자는 이 토지의 구조물을 다른 가게에 고가로 재임대를 해 이익을 취하고 있다. 당초 용산구청의 승인 없이 토지의 재임차나 시설물을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도록 한 계약 내용에 따르면 용산구청은 이 사용자와 계약을 해지해야 함에도 이를 묵인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근 주민들이 용산구청에 대해 특정인에게 지나치게 특혜를 봐주고 있다고 비판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더구나 용산구청은 빈 땅으로 남아있는 33㎡의 토지에 대해서는 지난 2012년 6월 경 또다른 인접 토지 소유자 B씨에게 임대하면서 사익을 취할 수 있는 어떤 이익 활동도 금지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임대료도 A씨에 적용한 것보다 2배 이상 수준을 요구했다.
그마저도 지난해 8월 '이태원 특화거리 조성사업' 추진을 위해 주민편의를 위한 쉼터와 녹지를 조성한다는 명목으로 B씨와의 임대차 계약을 해지했다. 그러나 당초 주장과 달리 이 땅에 새마을금고의 현금지급기 설치를 용인하는 등 쉼터와 녹지 조성 계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법무법인 이수의 최건 변호사는 "활용할 가치가 없는 구청 소유 토지는 원칙적으로 일반 경쟁의 방법으로 매각하거나 임대해야 하는데 이에 의하지 않고 공공의 이익과 무관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자와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법률 위반의 소지가 다분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최 변호사는 또 "용산구청이 공원부지로 사용하겠다는 계획과 달리 토리를 사용해 이익을 취했다면 탈법이 의심되고 주민에 대한 신뢰보호위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세수부족? 40년된 집에 '국공유지 점유 변상금' 부과

#"우리 구에서 관리하고 있는 국·공유재산에 대한 현황 측량 및 현장 확인 결과, 귀하께서 사용허가 없이 점유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국유재산법 제72조, 도로법 제72조,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제81조…(중략) 등의 규정에 따라 변상금을 부과하기 위해 알려드립니다."
성동구 주민 김모씨(63)는 이달 초 구청으로부터 황당한 우편 공문을 받았다. 자신이 국공유재산을 무단 점용해 변상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것. 변상금 산출 내역서에는 김씨가 주택에 인접한 도로를 8㎡ 점용함에 따라 5년치 소급 점용료 328만4200원을 납부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었다. 첨부사진엔 김씨의 자택 담벼락이 점용 사례로 찍혀있었다.
1971년쯤 지어진 집을 2005년 매입해 10년째 살고 있는 김씨는 난데없는 '변상금 폭탄'에 기가 막혔다. 이 같은 사실을 들은 적이 없기 때문. 김씨는 "집주인인 내가 있을 때 측량을 하고 잘못된 점을 얘기해줬다면 그나마 인정하고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며 "집을 구매할 당시 이런 사유를 전혀 고지받지 못했는데 정부는 준공 이후 40년 넘게 방조하다가 갑자기 서민들에게 무책임하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일부 지자체에서 국공유재산 관리의 일환으로 최근 새롭게 지적현황 측량에 나서면서 이전엔 확인되지 않았던 일부 주택의 국유지 침범 사례가 발견돼 대규모 변상금 부과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김씨의 사례처럼 의도치 않게 담벼락 등 일부가 약소하게 국유지를 침범한 경우에도 어떤 사전경고 없이 고액의 변상금이 부과돼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국공유지 관리의 일환" vs "세수 늘리기 꼼수"
지적측량이란 각 필지의 경계 또는 좌표와 면적을 정하는 측량으로, 토지와 관련된 재산권 행사의 토대가 된다. 성동구청은 지난해 국가와 시 보조금을 할애해 대한지적공사에 측량을 의뢰, 지난해 12월20일 전체 17개 동의 국유지에 대한 지적현황측량 성과도를 받았다. 민원 발생시 혹은 일부 구역에 국한해 실시하던 측량을 처음으로 전체 동으로 확대해 대대적으로 실시한 것.
이에 따라 올 하반기에만 성동구 188가구에 변상금이 부과됐다. 대부분이 김씨처럼 담벼락 등 주택 일부가 의도치 않게 국유지를 침범하고 있는 사례로 수백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까지 변상금이 나왔다.
주민들은 '엉뚱한 세수 늘리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12일 성동구청 재무과는 밀려드는 항의전화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구 재정이 바닥나서가 아닙니다'라는 담당 팀장의 거듭된 해명에도 불만은 가라앉지 않았다. 변상금 사전통지서를 받은 주민들은 구청에 항의 방문을 했으며 조만간 함께 의견서를 통해 이의를 제기할 방침이다.
구청은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성동구청 관계자는 "집주인이 측량이 잘못됐다는 명백한 자료를 제공하거나 재측량을 의뢰하면 해드릴 수 있지만 침범한 면적에 대해서는 오래된 건물이라 해도 변상금을 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씨가 거주하는 송정동 일대는 오래 전 지은 건물들이 많은데 당시 건축업자들은 경계에 대한 개념이 희박했고 측량도 형식적으로 했던 측면이 있다"며 "이번에 새로 GPS를 도입해 정밀하게 측량해보니 건물 일부가 자기 땅 경계를 침범한 부분이 발견돼 법에 따라 집행했을 뿐이다. 단속 차원이 아니고 관리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누구를 위한 국유재산법인가?
국공유재산 현황 파악과 관리는 국가의 의무사항이지만 무단점용의 경위나 의도성, 사전 인지 등에 대한 고려 없는 기계적 변상금 집행은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동구 송정동 지적현황측량도에 따르면 김씨뿐 아니라 해당 도로에 인접한 모든 가구는 집 크기에 따라 2~13㎡씩 도로를 점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육안상으로 이들 가구가 인접한 도로 부지의 공간을 침범해 실질적인 불편이나 피해를 초래했다고 보기 어렵다. 민원도 발생하지 않았던 공간에 국가가 나서 주민을 상대로 재산권을 주장한 꼴이다.
더구나 집주인들이 공유지 점용 사실을 알게 됐더라도 현실적으로 담벼락 등을 철거하고 새로 짓기 어렵다. 대부분은 점용에 따른 변상금을 매년 무는 수밖에 없다. 원상회복이 아니라 변상금 부과가 목적이란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법무법인 중정 서경배 변호사는 "국가는 방대한 재산을 보유·관리하기 때문에 재산에 대한 침해를 일일이 파악하기가 어려워 이처럼 각 지자체에서 확인될 때마다 그때그때 변상금을 부과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사례는 옛날과 달리 GPS로 측량을 다시 하다 보니 경계부분이 면밀하게 확정되면서 일부 점용이 확인된 경우로, 이런 사례는 소수이며 기본적으로는 공공의 땅을 마음대로 쓰지 않게 하기 위한 측면이지 세수 목적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서 변호사는 "변상금은 남의 땅을 점유한 데 대한 부당이득의 개념이라 사전에 고지할 의무가 없고 몰랐어도 면제될 수 없다"며 "다만 점유의 경위가 의도적이지 않다면 변상금을 분납하게 편의를 봐줄 필요가 있다. 당사자는 해당 도로가 도로법상 도로가 아닌 이면도로라면 시효 취득을 주장해 변상금을 피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