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여소야대 시대, 핵심 경제정책 해부①]건보료 부과체계 개편

[런치리포트]여소야대 시대, 핵심 경제정책 해부①]건보료 부과체계 개편

김세관 임상연 ,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기자
2016.04.2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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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

[단독]더민주, 20대국회서 누더기 건보료부터 손본다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안 1호 법안 발의 추진

-경제민주화 이슈 선점 대선정국 주도권 확보

4.13 총선으로 제1당에 오른 더불어민주당이 20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 발의를 추진한다. 직장과 지역가입자로 이원화된 건보료 부과기준을 소득중심으로 일원화해 피부양자의 무임승차 등 불형평성을 개선하고, 건강보험 보장률을 현재 62%에서 80%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여소야대’ 구성으로 핵심의제로 떠오른 경제민주화 정책이슈를 선점해 내년 대선정국까지 주도권을 쥐고 가기 위한 것이다.

더민주당 한 고위관계자는 21일 머니투데이 더300과의 통화에서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은 총선 공약 중에서도 전면에 내세운 것으로 상징성이 매우 크다"며 "당내에서 최우선적으로 처리키로 한 만큼 새로운 원내가 구성되면 첫 법안으로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건보료는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피부양자에 따라 부과기준이 다르다. 지역가입자의 경우 소득 재산 자동차 성 연령 기준 등에 따라 차등 결정돼 가입자들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특히 근로자가 퇴직 이후 소득이 끊겨도 직장가입자에서 지역가입자로 편입되면 오히려 건보료가 올라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등 불합리한 부과기준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높다. 송파 세 모녀 사건처럼 소득이 전혀 없던 가족에 지역가입자로 월 5만원 이상의 보험료가 부과된 것도 이 같은 복잡하고 불합리한 부과기준 때문이다.

더민주당은 건보료 부과체계를 소득중심으로 일원화하면 이 같은 역진성을 해결하는 것은 물론 건강보험 재정을 확대하고 보장율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저소득층의 건강보험료 부담 완화,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건보료 배제, 담배가격 인상분 건강보험 지원 확대 등의 방안도 동시에 추친 할 계획이다.

더민주당이 20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내세우는 것은 총선을 승리로 이끈 경제민주화 정책이슈를 대선정국까지 끌고 가기 위한 포석이다. 더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전날 국회서 열린 제20대 총선 당선자대회에서 "새로운 경제판을 짜서 우리경제의 정상화를 이끌어야 한다"며 "선거 때 유권자들에게 약속했던 것을 회상하면서 1년 이상 노력하면 정권창출이 가능하다”고 경제민주화를 통한 정권교체를 재차 강조했다.

비례대표 당선자인 최운열 국민경제상황실장도 '문제는 경제'라는 주제 강연을 통해 정권교체를 위한 경제방향 발상의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20대 국회 개원시 우선 추진해야 할 법안으로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 등을 꼽았다.

"버는만큼 부과" 무임승차 자산가 솎아낼까

지난 달 30일 오후 국회에서 처음으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더민주)의 경제관련현안 브리핑. 마이크 앞에 선 증권계의 '쓴소리' 주진형 국민경제상황실 부실장은 당의 총선 공약 핵심을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건보료 개편)이라고 설명했다.

소득중심으로 부과체계를 개선해 수백억원대 자산가가 월급쟁이 자녀의 피부양자로 등록돼 한 푼의 보험료도 내지 않는 관행을 없애버리겠다는 것.

당시 주 부실장은 "경제민주화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는 말들이 있는데, 소득양극화 만드는 구조를 촘촘하게 따져보는 데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각종 기초 경제정책의 틀을 하나씩 바꾸지 않으면 소득양극화 해결이 불가능하다. (현재의 건보 부과체계는) 정말 거꾸로 가는 설계"라고 말했다.

건보료 개편을 총선 제1공약으로 내세운 더민주는 4·13 국회의원선거(총선)에서 압승했다. 더민주가 총선 공약의 전면에 내세웠던 건보료 개편 작업도 20대 국회 시작과 함께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민주 개편안…소득 중심, 무임승차 근절

더민주의 건보료 개편 공약은 개인 직업 및 재산 여건에 따라 천차만별인 부과 기준을 소득중심으로 일원화 하는 것이 골자다.

구체적으로 △부과기준 8개 소득중심 통일 △저소득층 보험료 부담 완화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간 차별 폐지 △소득 없는 퇴직자 보험료 폭탄 문제 해결 △1가구 1주택 소유 재산 보험료 배제 등이다.

특히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간 차별 폐지 방침은 월급쟁이 자녀의 피부양자로 들어가 소위 '무임승차'를 하는 자산가들을 솎아 내겠다는 속내가 짙 복안이다.

이 같은 내용은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내놓은 20대 총선 공약에서도 엿볼 수 있다. 새누리당은 지역가입자에 대한 보험료 부과를 신고소득으로 바꾸고 자동차나 재산에 대한 보험료 부담은 단계적 감소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으며, 국민의당도 소득 중심으로 체계를 개선하고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 기준을 지금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건보료 개선의지 강한 더민주…개편 가능성은?

더민주는 건보료 개편을 이번 총선 전면에 내세울 만큼 개선의지가 강하다. 주진형 부실장은 "(정부든 국회든) 건보료 개편에 대한 전체적인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다"며 "중요한 것은 시행하고 추진할 의지의 문제"라고 말했다.

현재로선 건보료 부과체계가 20대 국회를 통해 개편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도 1년 간 미뤄왔던 본인들이 준비한 개편안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해 4월 건보료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같은해 1월28일 발표 계획이 전면 취소됐다. 이후 새누리당과 당정협의체를 구성하고 △최저보험료 도입 △직장가입자 피부양자 보험료 부과 △지역가입자 보험료율 정률제 부과 등의 공감대를 도출하기도 했다.

방문규 복지부 차관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른 시일 내에 공청회를 열어 건보료 개편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가입자들의 소득자료를 바탕으로 한 시뮬레이션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과의 논의를 토대로 한 정부 개편안이 발표되면 이를 기반으로 국회 내에서 개정여부를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국회 복지위의 한 관계자는 "우선 정부안이 나와야 그걸 기본으로 개선 및 수정할 내용이 나올 것 아니겠느냐"며 "정부도 소득중심의 부과체계 개편을 반대하지 않는 상황이라 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개편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입자가 집주인 건보료 내주는 임대공화국"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가격 2년새 9943만원 껑충

-미친 전셋값에 재산등급 기준 건보료도 23% 급등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 사는 자영업자 김모씨(41)는 건강보험료 고지서만 보면 분통이 터진다. 월 11만9000원 정도였던 건보료가 무려 11% 이상 올라 13만4000원 가량이 부과돼서다. 건강보험공단에 문의하니 전셋값이 문제였다. 건보료 부과기준인 전세가격이 2억5000만원에서 4억원으로 크게 오르면서 건보료도 덩달아 뛴 것이다. 김씨는 전셋값을 마련하느라 대출을 받는 것은 물론 노후대비를 위한 저축과 연금펀드까지 깼는데 여기에 건보료 폭탄까지 맞은 셈이다.

전셋값 급등이 건보료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무주택 서민들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저금리 기조와 이에 따른 전세의 월세전환 가속화로 전세가격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어 건보료 부과체계를 개선하지 않는 한 무주택 서민들의 건보료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란 지적이다.

21일 KB국민은행 부동산시세에 따르면 지난 3월 현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4억244만원으로 최근 2년 새 무려 32.8%(9943만원) 급등했다. 직장인 평균연봉(2015년 국세통계연보 기준, 3170만원)의 3배가 넘는 금액으로 미친 전셋값이 괜한 말이 아닌 셈이다.

이처럼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중 무주택 서민들의 건보료 부담도 크게 늘었다. 현재 직장가입자의 건보료는 주로 근로소득만으로 산정하지만 지역가입자는 소득과 재산, 자동차 등을 종합적으로 계산해 부과한다.

전·월세 보증금은 재산항목에 포함된다. 산정방법은 전월세 보증금의 30% 등 재산규모에 따라 총 50개 등급으로 나눠 등급별로 매겨진 점수에 부과점수당 금액(2016년 기준 179.6원)을 곱해 산정한다. 부과점수당 금액은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매년 인구 고령화 및 의료수요 등 건강보험 운영 현황을 고려해 결정한다.

최근 2년새 급등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을 반영할 경우 건보료는 얼마나 오를까. 2014년 3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3억300만원*30%)의 재산등급점수는 412점(17등급)으로 당시 부과점수당 금액(2014년 기준, 172.7원)으로 계산하면 건보료는 월 7만1152원 정도다. 하지만 지난 3월 기준 평균 전셋값으로 계산하면 건보료는 월 8만8004원(20등급 490점*179.6원)으로 23.6%(1만6851원) 이상 부담이 커진다. 그사이 전셋값이 크게 오른데다 부과점수당 금액도 약 4% 상승한 탓이다.

여기에는 기본공제와 부채(대출)공제, 전세가격 상승분의 10%만 적용하는 전셋값 상한제 등 각종 경감항목을 적용하지 않은 것이지만 이를 감안해도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특히 전셋값 10% 상한제와 부채(대출)공제는 기존 전·월세 계약을 연장할 때만 적용되는 경감항목으로 이사를 할 경우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무주택 서민들은 전·월세 가격상승으로 건보료 부담이 크게 늘고 있는 반면 상당 수 집주인들은 직장가입자인 자녀의 피부양자로 등록해 건보료를 한 푼도 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남인순·양승조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기준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는 244만8000여명에 달했다. 이중 2주택 이상 보유자 137만1352명, 3주택 이상 보유자 67만9501명이나 됐다.

사실상 세입자가 집주인의 건보료를 내주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건보료 부과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건강보험공단 한 관계자는 “일정 소득이 있으면 피부양자 자격이 상실되지만 임대소득은 대부분 신고하지 않아 파악이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건보료 개편, 19대 국회서도 산발적 발의…"전면 개편 해야"

19대 국회가 불합리하다고 알려진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건보료 개편)을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4년 간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내용의 관련 법(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들이 발의됐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더민주) 의원은 2013년 5월 주택에 대한 보험료를 계산할 때 담보대출채무를 제외한 실제 재산 가치만 반영해 보험료를 산정하도록 하는 법안을 내놨다.

아울러 같은 당 강동원 의원은 5주택 이상 소유자 가운데 임대소득이 일정 기준 이상이면 피부양자가 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김광진 의원은 비정규직 근로자도 직장가입자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개정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정의당 정진후 원내대표는 더민주의 건보료 개편 관련 총선 공약의 주요 주제인 소득 기준 보험료 징수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피부양자라도 일정 금액 이상의 소득이 발생하면 건보료를 부과하도록 하는 한편, 상속 및 증여에도 보험료를 징수하는 방안 등이 포함돼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 같은 산발적 건보료 개편안들은 소관 상임위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이미 정부를 중심으로 한 개편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 보건복지부는 2013년 7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 기획단을 발족, 1년 6개월 이상 개선 방안을 검토했다.

지난해 2월 갑작스럽게 기획단 활동이 중단된 후에도 정부와 새누리당은 당정협의체를 구성하고 수용 가능한 개선방안에 대한 논의를 9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야당 내에서도 19대 국회 기간 동안 건보료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방대한 소득 자료 등을 통한 시뮬레이션 작업이 수행돼야 해 엄두를 내지 못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한 관계자는 "개별 의원들이 산발적으로 건보료 부과와 관련된 개정안을 낼 수는 있지만 전면적인 개선은 정당이 할 수 있는 '사이즈'가 아니다"라며 "결국 정부가 정치적 결단을 못해 여기까지 끌려온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회 관계자는 "구체적인 방안을 이미 건보공단에서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며 "19대 의원들의 산발적 법안을 상쇄할 만한 정부의 전면개편안이 20대 국회에서 나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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