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캉아 가지 마!" 상어 나타나고 롯데 43득점 폭발→승승승승승! '거인'이 KBO 막판 판도 흔든다

"부캉아 가지 마!" 상어 나타나고 롯데 43득점 폭발→승승승승승! '거인'이 KBO 막판 판도 흔든다

김동윤 기자
2026.09.2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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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는 23일 한화 이글스를 9-5로 꺾으며 파죽의 5연승을 달성했다. 부산 북항에 상어 '부캉이'가 나타난 18일부터 시작된 이번 연승 기간 동안 롯데 타선은 5경기 43득점을 기록하며 폭발했다. 롯데의 기세는 시즌 막판 KBO 리그 순위 경쟁과 상위권 판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사진=AI 생성 이미지.

부산 북항에 상어가 나타난 뒤, '거인'이 지는 법을 잊었다. 이제 단순한 연승을 넘어 시즌 막판 KBO 리그 순위 경쟁을 뒤흔들 기세다.

롯데 자이언츠는 23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한화 이글스를 9-5로 꺾었다.

파죽의 5연승이다. 58승 2무 71패가 된 8위 롯데는 같은 날 패한 7위 SSG 랜더스(58승 5무 70패)를 0.5경기 차로 추격했다. 반면 9연패에 빠진 9위 한화와 격차는 3.5경기로 벌렸다.

이날도 롯데 방망이는 무섭게 돌아갔다. 장·단 13안타를 몰아친 가운데 빅터 레이예스(32)가 5타수 4안타(1홈런) 4타점 1득점으로 중심에 섰다. 고승민(26)은 5타수 3안타 2득점, 황성빈(29)은 3타수 2안타 2볼넷 3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선발 박세웅(31)이 5⅓이닝 9피안타(2피홈런) 2볼넷 4탈삼진 4실점으로 고전했지만, 뜨거운 타선이 승리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롯데의 5연승이 시작된 날짜가 절묘하다. 지난 18일 오전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에 몸길이 약 3.5m의 상어가 나타나서부터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이 상어를 무태상어로 추정했고, 부산광역시는 공격성이 높지 않아 강제로 몰아내기보다는 스스로 외해로 빠져나가도록 두는 쪽을 택했다.

처음에는 모두가 혼비백산했다. 해경까지 출동했고, 시민들에겐 경보 문자까지 발송됐다. 하지만 상어가 며칠간 계속 수로에 머물고, 시민들에게 수시로 모습을 드러내는 '스타성'을 발휘하면서 '부캉이'라는 애칭까지 붙은 부산의 새로운 명물로 떠올랐다. 이에 부산광역시와 동구청도 태도를 바꿔 새로운 마스코트로 내세우고 있다.

부산광역시의 부캉이 소개. /사진=부산광역시 공식 SNS 갈무리
부산광역시의 부캉이 소개. /사진=부산광역시 공식 SNS 갈무리

공교롭게도 그 부캉이가 처음 나타난 바로 그날부터 롯데도 한 번도 지지 않았다. 롯데는 18일부터 23일까지 치른 5경기를 모두 쓸어 담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연승 과정이다. 이 기간 팀 평균자책점은 4.00으로 리그 공동 3위였지만, 타선은 그야말로 불을 뿜었다. 팀 타율 0.372, OPS(출루율+장타율) 1.05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타격 2위 KT 위즈조차 팀 타율 0.303, OPS 0.856이었다.

상대 선발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더욱 놀랍다. 시작부터 돌아온 NC 다이노스 에이스 이재학(36)을 만났다. 이후 삼성 라이온즈의 토종 원투펀치 최원태(29), 원태인(26)을 연달아 상대했고 대전에서는 한화의 '괴물' 류현진(39)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누구도 롯데의 방망이를 잠재우지 못했다. 롯데는 5연승 기간 매 경기 최소 5점을 뽑았다. 특히 원태인에게 3⅓이닝 동안 무려 11안타를 몰아쳐 9실점의 아픔을 안겼다. 류현진도 롯데 타선을 상대로 3이닝 5실점하며 시즌 마지막 등판을 패전으로 마무리했다. 5경기에서 무려 43득점, 경기당 8.6점이다.

당연히 북항의 상어와 롯데의 연승 사이에 어떤 인과관계가 있을 리 없다. 그러나 야구는 때때로 이런 우연이 하나의 재미있는 이야기가 되는 스포츠다. 더 이상 '부캉이 효과'를 재미로만 바라볼 수 없는 이유는 롯데의 연승이 시즌 막판 순위 경쟁까지 흔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롯데 레이예스가 23일 대전 한화전에서 득점 후 환영받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레이예스가 23일 대전 한화전에서 득점 후 환영받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일정도 흥미롭다. 롯데는 24일 잠실에서 3위 LG와 맞붙은 뒤 25일 같은 장소에서 5위 두산을 상대한다. 하루를 쉬고 27일 사직으로 돌아와 9위 한화, 29일에는 최하위 키움을 만난다. 10월에는 매직넘버 10을 남겨둔 선두 KT와 원정 3연전을 치른다. 그 뒤에는 치열한 4위 다툼 중인 두산과 KIA를 부산 홈으로 불러들인다. 롯데가 지금의 기세를 이어간다면 자신의 순위뿐 아니라 상위권 판도까지 흔들 수 있다.

이미 가을야구는 멀어졌다. 올 시즌 5강 팀들과 상대 전적도 LG에 5승 8패, 두산에 5승 9패, KT에 5승 8패, KIA에 4승 1무 9패로 모두 열세다.

그렇다고 남은 13경기의 의미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만족스럽지 못한 시즌을 무기력하게 끝내는 것과 반등의 가능성을 확인하며 마무리하는 것은 분명 다르다. 무엇보다 5연승 과정에서 보여준 내용이 좋다. 특정 선수 한두 명에게 의존하지 않고 타선 전체가 살아난 최근 흐름을 얼마나 오래 이어가느냐는 2027시즌을 준비하는 롯데에도 의미가 있다.

게다가 앞으로 만날 KT와 두산, KIA 모두 순위 싸움이 한창이다. 롯데로서는 시즌을 잘 마무리해야 할 이유가 있고, 상대 팀들에는 결코 달갑지 않은 '고춧가루 부대'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기대를 심어준 반전의 시작점이 부산 북항에 낯선 손님이었다. 롯데 팬들로서는 부캉이가 조금 더 부산에 머물러주길 바랄지도 모르겠다. 부캉이와 함께 시작된 거인의 질주가 이제는 KBO 리그 막판 순위표까지 흔들고 있다.

롯데 선수단이 23일 대전 한화전에서 승리 후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선수단이 23일 대전 한화전에서 승리 후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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